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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Mar 06. 2024

장미꽃 향기!-8

상상에 빠진 동화 0468

8. 기다리지 마!





멀리!

장미꽃밭이 보였다.

사마귀는 장미넝쿨을 타고 올라가 낮잠 자려고 했다.


"이봐!

어딜 다녀온 거야?"

거미였다.

사마귀가 오는 걸 보고 장미꽃밭 끝자락에서 뛰어 왔다.


"저기!"

하고 사마귀가 귀찮은 듯 말하자


"저기!

그곳이 어딘데.

말을 똑바로 해야지."

하고 거미가 장미넝쿨을 당기며 말하자


"쉬고 싶어!

그만 가줄래."

하고 사마귀가 말하자


"무슨 소리!

눈 빠지게 기다렸어.

언제 오나!"

하고 거미는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나를!

왜 나를 기다렸어.

나는 토끼풀밭에서 잘 놀고 왔어.

다음부터는 나를 기다리지 마."

하고 사마귀는 자신을 기다린 거미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쳐다보며 말했다.


"장미꽃밭을 지켜야지!

사람들이 장미꽃을 많이 꺾어 갔단 말이야."

거미는 장미꽃밭을 지키지 않고 놀다 온 사마귀가 미웠다.


"장미꽃!

내년에 또 필 거야.

걱정하지 마!

거미줄 치고 사냥이나 잘해."

하고 말한 사마귀는 장미넝쿨을 기대고 누웠다.


"이봐!

장미꽃을 다 꺾어가면 잠잘 곳도 사라진단 말이야.

그러니까

사람들에게 장미꽃을 꺾지 못하게 해."

거미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상한 녀석이야!

장미꽃이 중요하면 스스로 지키면 될 것이지.

왜!

내게 짜증을 내는 거야."

사마귀는 걸어가는 거미에게 한 마디 하려다 참았다.

거미 말도 맞았다.

사람들이 장미꽃을 꺾어갈수록 장미꽃 향기가 나질 않았다.

장미꽃 향기를 좋아하는 사마귀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크렁! 크렁!'


사마귀는 코를 골며 낮잠을 잤다.

거미는 장미넝쿨 끝자락에 질기고 튼튼한 거미줄을 많이 쳤다.


"사람!

장미꽃밭에 오는 사람을 사냥해야겠어.

나도 먹고 살아야지!

장미꽃을 지켜야 곤충들이 찾아올 테니."

거미는 장미꽃밭 끝에서 끝까지 튼튼하고 질긴 거미줄을 쳤다.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며 거미줄을 단단히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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