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울타리 넘었다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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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울타리 넘었다 묘!






어머님!

목소리가 들렸다.


"나랑 말하는 녀석들이 한 놈도 없어!"


어머님이 치매를 앓고 있던 작년 이맘 때 한 말이 들렸다.

돌아가신 지가 곧 일 년이 돼 가고 있다.




집안에

형님이 사용하는 물건들만 가득하다.

일상이 편리하게 살아가기 위함이겠지 싶었다.

누가 와도

곧 돌아가기 때문에 치우려 하지 않았다.

작품은 있으나 의미가 없는 상황이었다.


텃밭에

고추, 토마토, 참외, 수박. 들깨도 심었다.

열매를 맺으면 푸짐한 밥상이 펼쳐질 것 같았다.

텃밭을 한 참 구경하고 있는데 냥이가 나타났다.

그것도 삼색고양이다.

도도하게 잘 생겼다.

욕심이 났다.


울타리 넘어온 고양이!

먹을 게 어디 있었을까!

분명

먹을 것이 있으니 울타리 넘어온 녀석이다.


시골 집 뒷마당에 나타난 삼색고양이!


멋지다!

야생고양이 치고 매력적이었다.

이 녀석은 집에서 키우고 싶은 욕심이 났다.

눈을 마주치며 관계를 맺으려고 했다.

그런데

눈이 매혹적이다.

샘색도 좋지만 나를 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곁에 두고 글을 쓴다면 행복할 것 같았다.


집에 머무는 동안!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내일은

고양이 사료를 사러 가야겠다.



삼색냥이!


"냥아!

내일 보자.

아니

내일도 모레도 울타리 너머와.

나랑 친구 하자.

내가 먹이도 주고 간식도 줄게!

아니!

글 쓰는 동안만이라도 창가에 앉아 있어 줘.

그것도 어렵다면

마당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 좋겠다.

냥아!

아직 이름은 없지?

냥아!

널 다시 보고 싶다.

멀리 가지 말고 이 집 주변에 살면 좋겠다.

널!

가족으로 만들고 싶다.

너와 나의 관계!

집사와 냥이의 관계가 되고 싶다.

너의 자유!

간섭하지 않고 지켜만 볼게.

제발!

나랑 가족 하자.

매일 창문을 열어 둘게.

언제든 내가 머무는 책상으로 달려오면 맛있는 간식도 줄게.

소고기가 먹고 싶다면 사다 줄게.

냥아!

너와 나의 관계!

생각해 봐."

욕심부리는 나를 발견했다.

그런데

욕심을 멈출 수 없다.

매일 냥이를 볼 수만 있어도 좋겠다.



숲으로 들어가는 오솔길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매일 산을 넘어 학교에 갔었다.

이 길을 통해 숲길을 걸어야 집으로 갈 수 있다.

집에서 학교까지 4킬로미터(십리) 걸어야 했다.

어른이 된 지금은 가까운 거리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어린이가 매일 걷기에는 먼 거리였다.


그 시절

많이 걷고 꽁보리밥에 된장국 먹어서 건강하게 살고 있을까!

야생화를 보고 산딸기를 따먹고 자란 경험이 동화를 쓰게 만들었을까!


숲길을 걸었다.

어릴 적 나를 지켜봤던 나무들은 무럭무럭 자라 하늘에 닿을 만큼 키가 컸다.

좁은 오솔길이 자동차가 다닐 만큼 넓은 길이 되었고 전봇대가 뜸뜸이 세워져 있었다.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신선한 공기가 온몸을 반기는 듯했다.

말하지 않아도 숲과 나무는 반겨주었다.


"많이 컸구나!

아니

이제 백발이 다 되었구나!"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네!

이 길을 다시 걷고 싶었어요.

숲과 나무

새소리

물소리

모두 그리웠어요.

엄마 아빠가 함께 걸었던 그 길!

형과 누나

동생들과 함께 걸었던 그 길!

언제나

걷고 싶었던 오솔길이었어요."

숲길을 걸으며 대화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숲!

그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이다.

아직

때 묻지 않은 숲길에 숨겨진 보물과 추억들이 하나 둘 고개를 내밀며 내게 말을 걸었다.


선산 옆 고구마밭


조상 묘가 있는 선산!

형님은 산비탈 밑으로 밭을 일구고 고구마, 수박, 참외를 심었다.

형님이 한 일 중에 가장 멋진 일이라 생각되었다.


여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수박도 참외도 따먹고 싶었다.

가을도 빨리 오면 좋겠다.

고구마도 캐고 살아온 날들의 추억을 형제들과 이야기하고 싶다.



시골의 만찬

사진 한 컷!

핸드폰을 들고 미식의 세계를 영접했다.
푸짐한 밥상을 받고 행복한 순간 최고급 요리집이 부럽지 않았다.


언제나 그렀듯!

고향집은 모두를 반겨주었다.

또한

숲과 나무들이 반겨줘 행복한 시간이었다.

Stay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숲길!

눈이 매혹적인 삼색고양이!

나와 가족의 추억들이 숨 쉬는 곳에 머물다.






Stay/2024년 05월 18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겨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