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348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 해!
4.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 해!
또리는 먹을 것을 챙겼어요.
집과 삶의 터전을 잃은 친구들에게 나눠줄 생각이었어요.
먹을 것을 가방에 가득 담은 또리는 들판 한가운데 우뚝 선 아카시아 나무를 향해 걸었어요.
"자연이 심술부리면 큰일이야!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쓰레기가 많아지고 편리하게 살 궁리만 하는 사람들 때문에 자연 파괴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사람 탓을 하면 안 되는 데 말이야!"
또리는 걸으며 자연 파괴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걸 걱정했어요.
도시 건설과 아파트 건설로 인해 들판은 자꾸만 줄어들었어요.
"안녕!
모두 밖으로 나와 봐.
먹을 것을 가지고 왔어."
또리는 아카시아 나무 아래서 친구들을 불렀어요.
먹을 것이 없던 들쥐들이 하나 둘 쥐구멍에서 나왔어요.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띠띠도 밖으로 나왔어요.
"고마워!
잘 먹을 게."
들쥐들이 또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요.
띠띠도 빵과 주스를 받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요.
"좀 더 가져올 게!"
또리는 빈 가방을 들고 집으로 향했어요.
더 많은 먹을 것이 필요했어요.
"또리!
착하지."
"맞아!
착한 친구를 욕하고 왕따 시켰어.
다시는 그러지 말자!"
들쥐 한 마리가 말하자
"그래!
모두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자."
띠띠도 반성하며 친구들에게 말했어요.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빵과 우유를 먹었어요.
"이봐!
빵과 우유는 어디서 훔친 거야?
나도 먹고 싶어."
일개미 한 마리가 물었어요.
그 말을 들은 일개미들이 몰려왔어요.
들쥐들이 먹다 흘린 빵조각을 찾았어요.
"여기!
먹어 봐."
어린 들쥐가 빵을 한 조각 뜯어 일개미에게 주었어요.
"고마워!"
일개미들은 빵조각 앞으로 몰려왔어요.
서로 많이 먹겠다며 몸싸움까지 했어요.
또리는 마지막 남은 빵까지 가방에 넣었어요.
친구들을 위해 줄 수 있는 건 모두 챙겨 집을 나왔어요.
"잘했어!
넌 그런 들쥐잖아.
앞으로도 남을 도와주며 살아 가."
또리는 자신에게 말했어요.
타고난 천성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조금 손해 보고 남을 돕고 사는 게 행복했어요.
"빨리 가야 해!
친구들이 베고플 텐데."
또리는 달렸어요.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달리는 또리가 이상했어요.
"또리야!
무거운 가방에 뭐가 들었어?"
들판을 한가운데 달리는데 나비가 따라오며 물었어요.
"먹을 것!
친구들에게 나눠줄 거야."
"나도!
나도 먹고 싶어.
태풍에 꽃이 쓰러져 먹을 게 없단 말이야."
나비도 꽃향기를 찾아 날았지만 찾을 수 없었어요.
"알았어!"
하고 대답한 또리는 가방에서 빵 하나를 꺼내 나비에게 주었어요.
"고마워!
맛있게 먹을 게."
나비는 빵을 받아 들고 하늘 높이 날았어요.
꿀벌과 나비들이 놀고 있는 곳으로 향했어요.
또리에게 받은 빵을 친구들과 나눠 먹을 생각이었어요.
들판은 생기가 돌았어요.
생명이 잉태하고 태어나는 일이 순간순간 일어났어요.
낮엔 따뜻한 햇살이 도와주었어요.
밤이 되면 달과 별들이 새 생명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며 지켜주었어요.
태풍이 지나간 곳은 하나 둘 복구되어 들판의 아름다움을 되찾아 갔어요.
띠띠와 들쥐들도 앞장서서 들판 친구들을 도왔어요.
또리는 쇠똥구리와 함께 들판을 거닐며 똥을 찾았어요.
"노루나 사슴 똥이 필요한 데!
고슴도치에게 필요한 똥이야."
쇠똥구리는 삵에게 먹힐뻔한 고슴도치 새끼를 걱정했어요.
상처에 노루나 사슴 똥을 발라야 자연 치유가 되는 것을 알고 있는 쇠똥구리였어요.
"똥이야!
노루 똥일까."
풀숲에서 또리가 동글동글한 똥을 보고 말했어요.
"이건!
토끼 똥이야."
"토끼 똥은 치료약으로 쓸 수 없어?"
"응!
효과가 없어.
노루나 사슴 똥이어야 치료가 가능해."
쇠똥구리는 노루나 사슴이 먹는 약초가 들판에 사는 동물들의 치료약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또리와 쇠똥구리는 집에서 먼 곳까지 똥을 찾아 나섰어요.
너구리
삵
여유
귀뚜라미
토끼
무당벌레
사마귀
사슴벌레
또리와 쇠똥구리 가방에 차곡차곡 똥이 쌓여갔어요.
그런데
노루나 사슴 똥은 보이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