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441 궁금하지!
7. 궁금하지!
또리는 궁금했어요,
천사나 악마가 똥 싸는 걸 본 적이 없었어요.
쇠똥구리도 또리와 같은 고민을 했어요.
들판에서 주워 온 이상한 똥에는 할미꽃과 민들레 씨앗이 많이 들어 있었어요.
"이상해!
할미꽃과 민들레꽃만 먹는 동물이 있는 것 같아.
개울가 사는 악마는 과일을 좋아하는 데 말이야.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온 건 아니겠지."
쇠똥구리는 똥을 관찰하며 소곤거렸어요.
문틈에서 귀뚜라미 한 마리가 듣고 있었어요.
"이상한 똥!
세상에 이상한 똥이 어디 있어.
똥이 똥이지!
웃기는 녀석."
귀뚜라미는 벽에 똥 싸며 한 마디 했어요.
다음날 아침!
또리는 들판을 거닐며 똥을 찾았어요.
쇠똥구리가 가져간 이상한 똥을 찾았어요.
또리도 이상한 똥을 찾으면 집에 가져가 관찰하고 싶었어요.
"또리야!
뭘 찾는 거야?"
하늘을 날던 꿀벌이었어요.
"똥!
이상한 똥 찾는 거야."
"뭐!
이상한 똥.
똥이 똥이지 이상한 똥이 어디 있어."
꿀벌은 또리가 이상한 것 같았어요.
"맞아!
똥이 똥이지.
그런데
이상한 똥이 있을 것 같아.
천사
산타할아버지
루돌프
악마
마녀
유령
바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도 존재하니까 똥 싸지 않을까."
또리는 꿀벌에게 말했어요.
"또리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똥 싸지 않아.
그냥!
상상하는 것뿐이야."
꿀벌의 말처럼 또리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또리를 따라 꿀벌과 나비가 졸졸 따라다녔어요.
들판에서 이상한 똥을 찾기란 쉽지 않았어요.
또리는 찾는 것을 포기하고 쇠똥구리 집으로 향했어요.
"이상한 똥!
보고 싶으면 따라와.
쇠똥구리 집에 있으니까."
하고 또리가 말하자
"정말이야!
이상한 똥을 찾았다고.
그것도
쇠똥구리가 찾았어."
꿀벌과 나비는 놀랐어요.
같이 날던 파리도 놀랐어요.
똥 찾는 것에 자신감이 높은 파리었어요.
"뭐야!
이상한 똥이 어디 있어.
들판 이곳저곳을 다녀도 그런 똥은 없었어.
거짓말이지?"
하고 파리가 또리 머리 위를 날며 물었어요.
"사실이야!
이상한 똥이 있다니까.
지금
쇠똥구리가 이상한 똥을 자세히 분석 중이야.
그러니까
잔소리 말고 따라와."
또리는 쇠똥구리 집을 향해 달렸어요.
그 뒤를
꿀벌, 나비, 파리, 무당벌레가 따랐어요.
이상한 똥!
이야기는 들판에 소리 없이 퍼졌어요.
들쥐와 개미들이 쇠똥구리 집으로 향했어요.
새들도 하늘 높이 날았어요.
장미꽃밭에서 놀던 거미와 사마귀도 쇠똥구리 집을 향해 달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