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말했잖아!-10

상상에 빠진 동화 0445 똥 박물관!

by 동화작가 김동석

10. 똥 박물관!





들판의 겨울은 하루하루 달랐어요.

햇살이 잘 드는 곳에서는 새싹이 돋아나고 꽃대가 올라왔어요.

바람이 차갑게 불어오고 응달진 곳은 춥고 불안했어요.


개울가는 얼음으로 뒤덮이고 그곳에 물이 흐르는지도 알 수 없었어요.

들판 한가운데 우뚝 선 아카시아 나무 아래 둥지를 튼 들쥐들도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들판 친구들은 들쥐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관심도 없었어요.


겨울에도 바쁜 친구가 있었어요.

또리와 쇠똥구리 었어요.

강풍이 불어도 눈이 내려도 들판으로 나가 똥을 찾았어요.


"쇠똥구리야!

사슴이 왔다 갔어.

이건!

사슴 똥이야.

빨리 와 봐."


또리가 눈 위에 새까맣게 얼어있는 똥을 발견하고 쇠똥구리를 불렀어요.


"정말!

사슴 똥이라고."


쇠똥구리는 또리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어요.

소복이 쌓인 눈에 빠지면서도 쇠똥구리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이거 봐!

사슴 똥이잖아.

향기가 예술이야.

맡아봐!"


또리 말처럼 똥에서 향기가 났어요.


"어디 볼까!

사슴 똥이다.

사슴 똥을 찾았다.

두더지도 독수리도 치료할 수 있겠다."


쇠똥구리가 사슴 똥을 찾던 이유 었어요.

다리를 다친 두더지와 날개를 다친 독수리 때문이었어요.


"잘 됐다!

보자기에 소중히 싸서 가져가자."


"알았어!

내가 보자기를 펼칠게."


쇠똥구리가 주머니에서 보자기를 꺼냈어요.

또리가 사슴 똥을 들어 보자기에 내려놨어요.

하얀 눈 위로 쇠똥구리와 또리가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이 햇살에 반짝반짝 빛났어요.




들쥐 또리/그림 손지은




사슴 똥은 두더지와 독수리에게 전달되었어요.

두더지는 삵에게 물린 뒷다리 상처에 사슴 똥을 발랐어요.

들판 끝자락!

숲 속에 사는 독수리는 사냥꾼에게 맞은 날개 상처에 사슴 똥을 발랐아요.

상처가 아물고 완쾌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어요.


또리와 쇠똥구리는 사슴 똥이 사용되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어요.

들판 친구들이 흉보고 놀려도 쇠똥구리와 또리는 자신의 일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어요.


"또리야!

들판에 박물관을 지어야겠다.

<똥 박물관>!

들판에서 모은 똥을 한 곳에 모아 모두가 볼 수 있게 해야겠어."


쇠똥구리는 계획이 있었어요.


"알았어!

나도 열심히 찾아서 가져올 게."


또리도 <똥 박물관>에 관심 많았어요.


쇠똥구리와 또리는 바빴어요.

무당벌레와 꿀벌도 도와주었어요.

그런데

파리는 싫어했어요.

똥 먹고사는 파리들은 쇠똥구리도 싫어했어요.


봄이 오면

들판은 바빠지겠어요.

<똥 박물관>에 관심 많은 동물들이 모두 도와주기로 했어요.

먹을 것을 가득 쌓아둔 일개미들은 집에서 놀며 <똥 박물관> 이름 짓기 놀이하며 놀았어요.


들판에 새워질 <똥 박물관>!

어떤 이름이 좋을까요.








쇠똥구리와 들쥐 또리/머그잔, 쿠션, 티셔츠, 에코백, 접시. 상품 개발 완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