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444 포기하지 마!
9. 포기하지 마!
바람마녀의 심술이 할미꽃과 민들레꽃의 꽃대를 부러뜨렸어요.
활짝 핀 빨간 할미꽃과 노란 민들레꽃이 하얀 꽃씨가 되기도 전에 바람마녀의 심술에 당했어요.
"꽃대가 부러져도 버텨!
하루만 더 버티며 꽃망울을 터트려봐.
마지막!
남은 힘과 정성을 쏟아 봐."
꽃대가 꺾인 할미꽃을 보고 무당벌레가 말했어요.
"고마워!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어.
하얀 씨앗이 하늘 높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눈감아야지."
할미꽃은 꺾인 꽃망울을 붙잡고 말했어요.
바람마녀는 들판을 돌아다니며 할미꽃과 민들레꽃을 찾았어요.
하얀 꽃씨가 하늘 높이 날아가는 것을 붙잡고 먹어치웠어요.
"어딜 도망 가!
들판에 할미꽃과 민들레꽃이 피지 못하게 할 거야."
바람마녀는 바빴어요.
"호호호!
날 잡아보세요.
더 높이 올라갈 테니."
하얀 꽃씨가 하늘 높이 날았어요.
"기다려!
잡아줄 테니."
바람마녀는 하얀 꽃씨를 향해 높이 올라갔어요.
그런데
바람이 불수록 하얀 꽃씨는 더 멀리 더 높이 날았어요.
"호호호!
강한 바람이 불수록 좋아요."
할미꽃씨는 더 멀리 갈 수 있어 좋았어요.
바람마녀는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하얀 꽃씨를 쫒았어요.
그런데
하늘 높이 날아가는 하얀 꽃씨를 붙잡지 못했어요.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것도 모르고 또리와 쇠똥구리는 들판에서 이상한 똥을 찾고 있었어요.
"또리야!
내년에는 들판에 민들레와 할미꽃이 만발할 거야."
쇠똥구리는 이상한 똥을 찾아 들판에 묻어주며 알았어요.
이상한 똥은 할미꽃과 민들레꽃이었어요.
바람마녀가 먹고 싼 똥이란 것도 알았어요.
"맞아!
내년에 꽃이 만개하면 바람마녀가 놀랄 거야.
자신의 똥이 들판을 노랗고 빨갛고 하얗게 만들지 상상도 못 하게 될 거야."
내년 봄!
들판에서 벌어질 일을 또리와 쇠똥구리는 알고 있었어요.
바람마녀는 하늘 높이 날아간 하얀 꽃씨를 포기했어요.
바람마녀는 더 이상 높이 올라갈 수 없었어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들판에 어둠이 찾아오고 고요했어요.
"봤지!
더 멀리 더 높이 날아야 멀리 갈 수 있다.
할미꽃과 민들레꽃처럼 포기하지 말고 멀리 갈 생각을 해.
그러면
소망을 이룰 수 있어."
들판 모퉁이!
우뚝 서 있는 도토리나무에서 들렸어요.
가을이 되면 도토리 열매도 엄마 곁을 떠나 멀리 가야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