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472 우산과 양산!
2. 우산과 양산!
봄비!
빗소리가 요란했어요.
고양이 두 마리가 쓰고 있는 노란 냄비에 떨어지는 소리는 더 요란했어요.
톡
톡
툭
툭
틱
틱
탁
탁
굵은 빗방울 소리는 소음에 가까웠어요.
냄비 쓴 두 고양이가 거리로 나갔어요.
우산 쓴 사람들이 보였어요.
"엄마!
사람들은 냄비가 아니잖아요.
저건 뭐예요?"
새끼고양이 <삐삐>가 물었어요.
"저건!
우산이야.
비 오는 날 쓰는 우산.
날씨가 더운 날 쓰는 건 양산이라고 해."
엄마고양이 <낑깡>이 대답했어요.
"엄마!
양산은 어떻게 생겼어요?"
"그건!
우산이랑 같아.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쓰는 거야.
비 오는 날!
쓰는 우산과 좀 다른 점은 고급스럽다는 거야."
낑깡은 우산과 양산의 차이점을 새끼고양이 삐삐에게 설명해 주었어요.
봄비 내리는 거리에 사람들이 많았어요.
두 고양이는 뒷골목에서 머리를 삐쭉 내밀고 사람들을 구경했어요.
"고양이다!
엄마 고양이가 냄비 쓰고 있어."
아이가 냄비 쓴 고양이를 보고 말했어요.
"정말!
고양이가 냄비 쓰다니.
우습다!"
아이 엄마가 웃으며 멈춰 섰어요.
"엄마!
라면 끓여 먹는 노란 냄비야.
어디서 났을까?"
"글쎄!
훔치진 않았을 텐데.
고양이가 노란 냄비를 어디서 가져왔을까."
아이 엄마도 궁금했어요.
아이와 엄마는 골목길 앞에 서서 냄비 쓴 고양이를 한참 동안 구경했어요.
봄비는 계속 내렸어요.
냄비 쓴 고양이는 거리로 나갔어요.
사람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달렸어요.
"세상에!
냄비 쓴 고양이다."
두 고양이가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외쳤어요.
툭
탁
틱톡
티틱
타닥
다닥
봄비가 그치는 것 같았어요.
냄비 쓴 두 고양이도 집으로 향했어요.
사람들도 우산을 접고 걸었어요.
"엄마!
냄비 벗어도 괜찮아요?"
새끼고양이 삐삐가 물었어요.
"그럼!
벗어도 괜찮아.
버리지 말고 가지고 가.
비 오는 날!
또 쓰고 다닐 거야."
"네!"
하고 대답한 새끼고양이 삐삐가 노란 냄비를 벗었어요.
"와!
시원하다."
냄비를 벗은 새끼고양이 삐삐는 좋았어요.
빗방울이 냄비에 떨어질 때마다 귀가 먹먹했어요.
엄마고양이 낑깡은 냄비 모자를 쓰고 새끼고양이 삐삐는 찌그러진 냄비를 들고 골목길 옆 울타리로 사라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