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473 노란 냄비!
3. 노란 냄비!
냄비 쓴 고양이!
새끼고양이 삐삐는 노란 냄비를 쓰고 밖으로 나갔어요.
혼자 밖으로 나간 건 처음이었어요.
삐삐는 골목길을 나와 큰길로 나갔어요.
"사람들이 없어!
비 오는 날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상해!"
삐삐는 큰길에 사람이 없어 좋았어요.
"달려볼까!"
삐삐가 달렸어요.
'탕그랑!
따그랑.'
머리에 쓴 노란 냄비가 떨어졌어요.
삐삐는 깜짝 놀랐어요.
뒹구는 냄비를 따라가 주웠어요.
"찌그러졌어!"
노란 냄비는 바닥에 뒹굴며 조금 찌그러졌어요.
삐삐는 냄비에 뭍은 먼지를 털고 머리에 썼어요.
두 손으로 냄비를 붙잡고 달렸어요.
"야호!
신난다.
나는 냄비 쓴 고양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고양이."
삐삐는 노래 부르며 달렸어요.
"뭐야!
저건 또 뭐야.
고양이가 모자를 쓰다니."
장미아파트 쓰레기장 부근에 사는 성질 고약한 고양이 팅팅이었어요.
"잠깐!
이곳은 내 구역이야.
넌!
어디서 온 녀석이야?"
팅팅이 물었어요.
달리던 삐삐가 멈춰 섰어요.
"난!
저기 울타리에 사는 삐삐야.
냄비 쓴 고양이야!
어때?
내 모자 예쁘지."
삐삐가 팅팅을 보고 말했어요.
아직
성질 고약한 팅팅을 모르는 삐삐었어요.
"냄비!
그런 모자가 어딨어.
나이키
샤넬
구찌
버버리
에르메스
그런
상표가 있는 모자를 써야지.
넌!
내 구역을 침입한 녀석이야."
팅팅이 삐삐를 향해 걸었어요.
곧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았어요.
팅팅은 주먹을 불끈 쥐었어요.
냄비 쓴 삐삐를 한 대 때릴 생각이었어요
자신의 구역에 침입한 고양이는 가만두지 않았어요.
별
야수
누누
비비고
장고
토토
뚜뚜
장미아파트 주변에 사는 고양이들은 팅팅을 싫어했어요.
"냄비 쓴 고양이 처음 볼 거야!
엄마도 노란 냄비 쓰고 다녀.
한 번 써볼 거야?"
삐삐는 겁도 없이 팅팅에게 다가갔어요.
"난!
그런 것 안 써.
한 대 맞기 전에 꺼져!"
"왜!
여기가 어딘데?"
삐삐는 고양이 구역이 있는 줄 몰랐어요.
엄마고양이 낑깡만 따라다니던 삐삐는 성질 고약한 팅팅의 구역에 들어온 것도 몰랐어요.
"여긴!
내 구역이야.
허락 없이 들어오면 안 되는 곳이야.
겁도 없이 들어오다니!"
팅팅은 삐삐를 향해 주먹을 날렸어요.
순간!
삐삐는 머리를 숙이며 냄비 쓴 머리로 막았어요.
"아파!
이게 뭐야."
팅팅은 단단한 냄비를 때린 뒤 후회했어요.
한 대 맞은 삐삐는 아픈 척도 하지 않았어요.
"저 녀석!
냄비를 쓰고 다니는 이유를 알겠어."
팅팅은 물러섰어요.
한 대 더 때리고 싶었지만 참았어요.
장미아파트 쓰레기장으로 돌아간 팅팅은 화가 났어요.
삐삐는 노란 냄비 모자를 쓰고 달렸어요.
"호호호!
냄비가 나를 보호해 줬어.
엄마에게 자랑해야지."
삐삐는 달렸어요.
머리에서 노란 냄비가 떨어질 것 같아 붙잡고 달렸어요.
햇살에 노란 냄비가 반짝 빛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