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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 콘서트!-6

0573

by 동화작가 김동석

풍악을 울려라!




감로화는 서둘렀어요.

왕자를 위해 신나는 농악놀이가 필요했어요.

어딘가!

갇혀 있을 왕자가 듣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어요.


왕자님은

어디 있을까

살아는 계실까

어디로 가면

만날 수 있을까



감로화는 장구 치며 노래 불렀어요.

장구 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들렸어요.

왕자님을 찾겠다는 간절함이 담겼어요.


덩~ 덩~ 더엉덩~ 더엉덩~ 쿠웅~ 타~~~~~

덩 덩 덩덩 쿵따

덩덩 덩덩쿵따


장구 소리는 파도를 타고 멀리까지 날아갔어요.

바닷속 물고기들도 장구 소리를 듣고 가슴이 아팠어요.

용왕님은 장구 소리를 들을수록 왕자를 어둠의 방에 보낸 것을 후회했어요.


바닷가에서 용왕제가 열렸어요.

풍어와 어부들의 안전을 비는 용왕제(음력 1월 14일)가 열렸어요.

바다는 축복이고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곳이었어요.

용왕제는 신과 인간의 경계를 허물고 함께 어우러져 춤추고 노래하며 지내는 제사였어요.

배를 띄우는 선주의 입장에서는 풍어와 어부들의 무사 귀한이 가장 중요했어요.

용왕제의 북소리가 용궁까지 들렸어요.


감로화도 육지에서 지내는 용왕제의 북소리를 들었어요.

징과 꽹과리

장구와 피리 부는 소리를 듣고 감로화는 감격했어요.


"나를 보내달라고 말하고 있어!

엄마 목소리야.

용왕님께 나를 집으로 보내달라고 기도하고 있어."


감로화는 알았어요.

풍어와 무사귀환을 바라는 용왕제가 아니었어요.

용왕님께 감로화를 무사히 집으로 보내달라는 용왕제였어요.



감로화는

장구 북 징 꽹과리 피리

등을 열심히 가르쳤어요.

용궁 물고기들도 열심히 연습했어요.

특히

돌고래와 꽃게가 잘 치려고 노력했어요.


용궁에 장구 소리는 요란했어요.

그런데

장단도 맞지 않고 엉망이었어요.

감로화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왕자를 구해야 했어요.

장단에 맞춰 장구치고 북 치는 소리가 멀리까지 퍼져 나갔어요.


"더 세게!

더 세게 치란 말이야.

왕자가 들을 수 있도록."


돌고래가 꽃게에게 말했어요.


덩~ 덩~ 더엉덩~ 더엉덩~ 쿠웅~ 타~~~~~

덩 덩 덩덩 쿵따

덩덩 덩덩쿵따


꽃게는 장구채를 세게 휘둘렀어요.


"그게 아니야!

흥이 있어야 해.

장구는 온몸으로 춤추며 치는 악기야.

잘 봐!"


하고 말한 감로화가 장구를 쳤어요.

어깨가 들썩거리며 다리는 갈까 말까 하며 장구를 쳤어요.

듣는 사람도 흥이 나고 춤추고 싶었어요.

꽃게와 돌고래는 감로화가 알려준 대로 치려고 노력했어요.


"감로화처럼 잘 치고 싶다!

장구 소리가 신비롭게 들려.

왕자가 들었으면 좋겠다."


돌고래는 왕자가 보고 싶었어요.

꽃게도 왕자가 용궁으로 돌아오길 기다렸어요.



어둠의 방!

그곳에서 장구 소리를 들은 왕자는 놀랐어요.

장구 소리만 들리는 게 아니었어요.

처음 듣는 징, 꽹과리, 피리, 북, 소고 소리가 들렸어요.

어디선가

농악놀이가 진행되고 있었어요.


땡 엉어으으으 ᆢ징

피부리리 옥오흐 ..피리

괭괭더덩더덩 .. 꽹과리

둥둥탁탁뚜뚜투탁 .. 소고

덩덩 덩덩쿵따 ..장구

퉁퉁탁퉁퉁탁..북



왕자는 소리가 나는 곳이 용궁이란 걸 알았어요.

장구 소리에 왕자를 찾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어요.


"감로화!

그 소녀가 나를 찾고 있구나.

아직도

집에 돌려보내지 않다니."


왕자는 집에 돌아가지 않은 감로화가 걱정되었어요.


감로화는 용궁 산소방으로 돌고래와 꽃게를 불렀어요.

왕자를 찾아야 했어요.

돌고래와 꽃게가 바다를 돌아다니며 왕자를 찾아달라고 부탁했어요.


"알겠습니다!

저희가 바다를 돌아다니며 왕자님을 찾아볼게요."


하고 대답한 돌고래와 꽃게가 산소방을 나갔어요.


북 치고 장구 치고!


돌고래와 꽃게는 북과 장구를 들고 바다를 헤엄쳤어요.

북과 장구 소리를 들으면 왕자가 신호를 줄 것 같았어요.


왕자는 어둠의 방에서 들었어요.

북 치는 녀석이 꽃게고 장구 치는 녀석이 돌고래라는 것을 알았어요.


"나에게 신호를 보내라고 하고 있어!

어떻게 신호를 보낼까."


왕자는 곰곰이 생각했어요.

손바닥으로 어둠의 방 벽을 쳤어요.


딩!

디딩

디디딩


어둠의 방에서 소리가 났어요.

은은하게 울리는 소리 었어요.

왕자는 더 세게 어둠의 방 벽을 손바닥으로 내려쳤어요.

그 소리가 파도를 타고 멀리 퍼졌어요.

물결이 파동을 일으키는 것 같았어요.

돌고래와 꽃게도 들을 수 있었어요.


"왕자다!

왕자가 보내는 신호야."


돌고래와 꽃게는 왕자가 있는 곳을 향해 헤엄쳤어요.

깊고 어두운 바다 한가운데 어둠의 방이었어요.


"왕자님!

왕자님."


돌고래가 신호를 주었어요.

왕자도 어둠의 방에 갇혔다는 신호를 보냈어요.

돌고래와 꽃게는 왕자를 구해 용궁으로 향했어요.


감로화는 용왕님 앞에 무릎 꿇었어요.


"생명의 시작은 아름다운 것이에요.

그러니까

왕자님을 살려야 해요.

왕자님이 용왕이 되면 더 많은 생명을 보호하고 지킬 거예요.

제발!

왕자를 살려주세요."


하고 감로화가 용왕님께 빌고 빌었어요.


"안됩니다!

인간과 만난 왕자는 용왕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용궁에서 왕자도 쫓아내고 장구 치는 소녀도 쫓아내야 합니다."


소라가 큰소리치며 감로화를 쳐다봤어요.

물고기들도 왕자를 쫓아내야 한다고 소라 편을 들었어요.

용왕은 가만히 있었어요.

어둠의 방에 가둔 왕자를 생각했어요.

자신이 장구 치는 소녀만 용궁에 데려오지 않았다면 왕자를 가두지 않았을 거라고 후회했어요.


"용왕님!

왕자님을 데려다주세요.

제가

왕자님 병을 낫게 해 줄게요.

북 치고 장구치고 신명 나게 놀면 왕자의 마음도 치유받고 건강한 왕자가 될 거예요.

미래의 최고 용왕님이 될 거예요.

제발!

왕자를 데려다주세요."


감로화의 간절한 애원은 천상까지 들렸어요.

천상의 신들도 용왕이 왕자를 용서해 주길 바라고 있었어요.



해는 뜨고 지고

달과 별은 반짝이고

감로화는 어디 있소

왕자가 곁에 있으면

집으로 보내줄 텐데

감로화는 어찌 되었소

파도는 치고 지고

물보라는 사라지고

감로화는 어디 있소

살아는 있는 거요

집에는 돌아간 거요

감로화가 보고싶소



돌고래 등에 탄 왕자가 노래했어요.

돌고래와 꽃게가 왕자를 데리고

용궁에 도착했어요.

왕자는 산소방으로 갔어요.

감로화를 보고 싶었어요.


"왕자님!

들어가도 되겠어요."


돌고래와 꽃게가 용궁을 살펴본 뒤 말했어요.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왕자에게 산소방으로 들어가게 했어요.


"감로화!"


"왕자님!

무사하셨군요."


감로화는 왕자를 보고 반갑게 인사했어요.

왕자도 감로화를 보자 기뻤어요.

오랜만에

감로화와 왕자는 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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