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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 콘서트!-5

0572

by 동화작가 김동석

나의 왕자님!





감로화는 왕자님을 만났어요.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서 왕자님과 둘이 걸었어요.

바다에서 문어 꽃게 돌고래 물고기들이 지켜봤어요.


"왕자님!

용궁으로 돌아가야 해요.

소라가 용왕 자리를 노리고 있어요.

용궁으로 돌아가요.

그곳에서

왕자님을 위해 장구치고 싶어요."


감로화는 왕자가 용궁을 떠나면 오래 못 산다는 것을 알았어요.

왕자님을 용궁으로 데리고 가야 했어요.


"감로화!

너를 만나니 살 것 같다.

파도방에 갇혀 있는 동안 죽을 것 같았는데 이제 살 것 같다."


왕자는 살 것 같았어요.

감로화만 곁에 있어도 숨 쉬기 편했어요.


"모두!

도와주세요.

왕자님을 용궁으로 모셔야 해요.

이쪽으로 와주세요."


감로화는 바다를 향해 외쳤어요.


돌고래

꽃게

문어

물고기


모두 바닷가로 나와 왕자를 모셨어요.

돌고래는 왕자와 감로화를 등에 태우고 헤엄쳤어요.

파도를 타고 용궁으로 향했어요.

왕자가 용궁에 도착하자 용궁에서는 난리가 났어요.

인간을 만난 왕자를 용궁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소라와 물고기들이 주장했어요.


"왕자는 용왕이 될 자격이 없어요!

절대로

인간을 만난 왕자는 용왕이 되면 안 돼요."


상어가 크게 외쳤어요.

용궁에 모인 물고기들이 모두 상어 편을 들었어요.

소라는 더 크게 외치며 자신이 용왕 후계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용왕은 화가 났어요.

감로화를 만난 왕자를 용서할 수 없었어요.

다시

왕자를 어둠의 방에 가두도록 했어요.

왕자는 깊고 어두운 방에 갇혀 아무것도 볼 수 없었어요.

화려한 용궁에서 살았던 왕자는 어둠의 방에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용왕의 후계자로 살아가는 것도 용왕이 되는 것도 험난 한 길이었어요.

왕자로 태어난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지만 용궁에 인간을 데려온 용왕이 미웠어요.

용왕이 감로화를 데려온 이유도 왕자를 위한 것이었어요.

그렇지만

육지에 사는 감로화 부모가 딸을 찾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어요.


"감로화는 집으로 돌아가야 해!

어떻게든

감로화를 집으로 돌려보낼 방법을 찾아야 해."


왕자는 어둠의 방에서 생각하고 지냈어요.


감로화는 왕자를 구할 방법을 생각했어요.

용궁에 남아 무엇이든 해야만 했어요.


"물고기들에게 장구 치는 법을 가르쳐야지!

장구 소리가 왕자님에게 들리도록 강하고 세게 쳐야겠어.

많은 물고기들이 장구를 함께 치면 왕자님이 들을 거야."


감로화는 산소방을 나와 용왕님을 찾아갔어요.

물고기들에게 장구를 가르칠 계획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돌고래

꽃게

문어

가오리

해마


물고기들이 장구를 배우겠다고 나섰어요.

감로화는 서둘렀어요.

돌고래와 꽃게에게 육지에 가서 악기를 더 가져오라고 했어요.

엄마 아빠에게도 편지를 썼어요.

용궁의 왕자가 완쾌되면 집으로 돌아간다고 썼어요.


덩덩 쿵따쿵

덩덩 쿵따쿵

따쿵따 쿵따따 쿵따

덩덩 덩덩쿵따

덩덩 덩덩쿵따

따쿵따 쿵따따 덩덩 쿵따


용궁에 장구 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장구 소리는 천상을 울리는 소리 었어요.

깊은 바다를 향해 소리는 날아갔어요.

감로화는

어둠의 방에 갇힌 왕자도 감로화의 장구 소리를 들을 거라 생각했어요.



용궁에 풍악이 울렸어요.

북 치고 장구 치던 가오리와 해마는 즐거웠어요.


풍악을 울려라

북 치고 장구치고

한 바탕

신나게 놀아보자


물고기들이 노래 불렀어요.

가오리는 장구 치는 게 신났어요.

해마도 북 치며 신나게 놀았어요.


어둠의 방에 갇힌 왕자는 슬펐어요.

감로화도 볼 수 없고 장구 소리도 듣지 못해 더 슬펐어요.

용왕이 되는 것보다

감로화를 보고 싶고 장구 소리가 듣고 싶었어요.


"감로화!

잘 있겠지.

집에는 돌아갔을까.

육지에 사는 사람을 용궁에 가두면 안 되는 데.

큰일이야!"


어둠의 방에서 왕자는 감로화를 걱정했어요.

자신이 집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속상했어요.


용궁을 차지하려는 소라는 물고기들을 찾아다니며 왕자의 잘못을 알렸어요.

인간을 만난 왕자가 용왕이 될 자격이 없다는 것을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에게 알렸어요.


"용왕님!

결정을 해야 합니다.

인간을 만난 왕자는 용왕이 될 수 없다고 물고기들이 인정했어요.

그러니까

용궁에서 왕자를 쫓아내야 합니다."


소라는 용왕님에게 왕자를 쫓아내라고 말했어요.

용왕은 난처했어요.

왕자를 쫓아낼 수는 없었어요.



더엉~ 더엉~ 쿠우웅~ 따~ 따아

더엉~ 더엉~ 쿠우웅~ 따~ 따아


고요의 깊은 바다!


어둠의 방에 들릴듯 말듯 장구 소리가 들렸어요.

누워 있던 왕자는 귀를 쫑긋 세우고 장구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어요.

왕자는 장구 소리가 들렸어요.

감로화가 치는 장구 소리라는 걸 알았어요.

왕자를 찾는 소리 같았어요.


"감로화!

아직도 용궁에 있구나.

미안하다.

집으로 돌려보내주지 못해 미안하다."


왕자는 장구 소리를 듣고 일어났어요.

무엇이라도 해야 했어요.

조금씩

장구 소리가 크게 들렸어요.


용왕은 왕자가 보고 싶었어요.

용궁에 장구 소리가 커질수록 왕자가 그리웠어요.


"이 소리만 들으면!

왕자의 병도 나을 텐데."


용왕은 장구 소리가 커질수록 왕자의 병이 나을 것 같았어요.


더엉~ 더엉~ 쿠우웅~ 따~ 따아

더엉~ 더엉~ 쿠우웅~ 따~ 따아


용왕은 왕자가 보고 싶었어요.

도저히

참을 수 없었어요.

장구 소리가 용왕의 마음을 아프게 했어요.

왕자를 위해 장구 치는 감로화를 데려왔지만 왕자만 감옥에 가둔 상황이 슬펐어요.


돌고래와 꽃게가 육지에서 돌아왔어요.


장구

꽹과리

소고

피리


농악놀이에 필요한 악기를 가지고 왔어요.

감로화는 용궁에 있는 물고기들에게 악기를 하나씩 들고 치는 법을 가르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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