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좋아!

염소는 내 친구! 6

by 동화작가 김동석

네가 좋아!




부덕은 갑식을 똑바로 쳐다봤어요.

그런데

갑식은 자꾸만 심장이 뛰었어요.


"갑식아!

난 네가 좋아.

그러니까

학교에 나와.

알았지!"


부덕이 말하자

갑식은 심장이 더 뛰었어요.

부덕이 명태형을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자신을 좋아한다고 해서 기분 좋았어요.


"내일부터

학교에 갈게."


하고 갑식이 말했어요.

부덕은 가방을 챙겨 집으로 향했어요.

갑식이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어요.

부덕도 갑식이 집에까지 데려다줘서 기분 좋았어요.


학교에서 글쓰기 대회가 있었어요.

부덕은 집에 불난 이야기를 써서 상을 받았어요.

친구들도 모두 놀랐어요.

부덕이 집이 불에 타버린 줄 알았어요.


"부덕아!

어디서 살아?"


하고 경례가 물었어요.

옥자도 물었어요.

철수도 물었어요.


"가족이 잠자는 집은 불에 타지 않았어!

뒷마당에 있는 아랫채와 보릿단이 탔어.

가족이 사는데 문제 없어."


부덕은 친구들에게 설명하기 바빴어요.


"부덕아!

불 지른 범인은 잡았어?"


하고 옥자가 물었어요.


"응!

잡았어."


"누구야!

마을사람이야?"


친구들이 물었어요.

범인이 누군지 친구들은 알고 싶었어요.

부덕은 망설였어요.

막냇동생(복칠)이 불질렀다고 말할 수 없었어요.

부덕이 머뭇거리자


"혹시!

동생이 불 질렀구나."


하고 철수가 말했어요.

철수도 동생이 불질러 볏단이 탄 적 있었어요.

부덕은 대답하지 않았어요.

부덕이 집 불난 사건은 학교에 소문이 퍼졌어요.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나 오빠 언니들이 부덕에게 물었어요.

부덕은 귀찮았어요.

그렇지만

관심 가져준 친구들이 있어 좋았어요.




산에 풀어놓은 염소들은 먹을 것을 찾아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어요.

부덕과 동생들(복덕, 복칠)은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염소를 찾을 때가 많았어요.


"콩아!

백설아!

집에 가자."


하고 부덕이 산에서 엄마염소와 아빠염소를 불렀어요.

부덕이 새끼염소부터 같이 자란 염소들이었어요.

콩과 백설이 집으로 향하면 그 뒤를 새끼염소들이 따라서 집으로 향했어요.


"누나!

염소 두 마리 팔기로 했어.

철수 형이 우리 염소 산다고 하던데."


하고 복덕이 누나에게 물었어요.


"응!

두 마리 팔 거야.

큰오빠(맹자)와 작은오빠(공자) 학비가 필요해서."


하고 부덕이 말하자


"누나!

나도 오백 원만 줘.

토끼 사서 기르고 싶어."


막냇동생(복칠)이 말했어요.


"토끼!

키우는 건 쉽지 않을 텐데.

알았어!

토끼 두 마리 사줄게.

암컷 한 마리와 수컷 한 마리."


하고 부덕이 말하자


"좋아!

누나 내가 잘 키울게."


하고 복칠이 대답했어요.

복칠은 토끼를 잘 키울 것 같았어요.


"누나!

나도 오백 원 줄 수 있어?

난!

오리랑 닭 사서 키우고 싶어."


하고 복덕이 누나에게 물었어요.


"오리와 닭!

우리집이 동물농장 되겠다.

아침마다

계란후라이도 먹을 수 있을까!

좋아.

너도 잘 키워 봐."


하고 부덕은 복덕에게도 오백 원을 준다고 약속했어요.

부덕은 염소 두 마리 판 돈에서 천 원을 빼고 나머지 돈을 엄마에게 주었어요.

큰오빠(맹자)와 작은오빠(공자)가 부덕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요.


부덕은 염소를 잘 키웠어요.

새끼염소(콩, 백설) 때부터 키운 엄마염소와 아빠염소는 부덕을 잘 따랐어요.

지금도

부덕은 콩과 백설을 데리고 개울가에 가서 세수 시키고 있었어요.

콩과 백설은 세수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어요.


갑식은 저수지에서 물고기를 잡아 팔았어요.

대나무를 젓가락만하게 잘라 만든 낚시에 미꾸라지를 먹이로 사용해 고기를 잡았어요.

잉어, 붕어, 장어, 자라가 많이 잡혔어요.

자라만 읍내 민물가게에 갖다 주면 한 마리에 천 원씩 값을 쳐 주었어요.

갑식은 자라 판 돈으로 친구들에게 사탕도 라면도 사주었어요.

그런데

가을이 끝나갈 무렵 갑식은 물에 빠지고 말았어요.

물안개가 자욱한 새벽!

갑식은 낚시를 거두다 그만 둑에서 미끄러져 저수지에 빠지고 말았어요.


"살려주세요!

사람이 물에 빠졌어요."


갑식이 소리쳤어요.

물안개 자욱한 저수지는 무서웠어요.

차가운 물속에서 허우적대는 갑식은 물귀신이 계속 잡아당기는 것 같았어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갑식이 계속 소리쳤어요.

이른 새벽 들판에 나온 사람은 없었어요.

들꽃요정이 소리를 듣고 달려왔어요.


"누구냐!

물에 왜 들어갔어."


하고 말하며 물 속으로 뛰어 들었어요.


"누구세요!

죽을 것 같아요.

살려주세요."


안개 속에 누군가 있는 것 같았어요.

처음 듣는 목소리었어요.


"뭐!

죽을 것 같다고.

목소리 들어보니까

아직

죽지는 않겠다."


하고 말한 들꽃요정이 갑식을 안았어요.

저수지 둑 위로 올라와 갑식을 내려놓았어요.


"새벽에 무섭지도 않니!

저수지에 죽으러 온 거야?"


하고 들꽃요정이 물었어요.


"아니요!

고기 잡으러 왔어요."


"고기가 널 잡아가겠다!

빨리

집에 가."


하고 들꽃요정이 말하며 앞장 서 걸었어요.

갑식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덜덜 떨며 집으로 향했어요.


부엌에서 밥하던 할머니가 갑식을 봤어요.


"물에 빠진 생쥐 같다!

빨리

옷 갈아입어라."


할머니는 손자가 물에 빠져 온 날이 한 두번이 아니라서 놀라지 않았어요.

갑식은 저수지에서 고기 잡고 물에 젖어 온 날이 많았어요.


"으으으!

추워!

추워 추워."


갑식은 옷을 갈아입고 아랫목 이불속으로 들어갔어요.

누워서 곰곰히 생각했어요.


"저수지에서 빠지다니!

분명히 고기가 잡힌 것 같았어.

낮에 다시 가봐야지."


갑식은 낚싯줄을 당기다 미끄러져 물에 빠졌다고 생각했어요.

갑식이 누워 눈을 감자

스르르 새벽안개가 펼쳐졌어요.

물 위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것이 솥단지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것 같았어요.


"신기해!

추운날씨에 저수지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다니.

저수지 깊은 곳에 불 지피는 아궁이가 있을까.

아니면

솥단지에 물을 끓이고 있을까!"


갑식은 생각하다 잠이 들었어요.

따뜻한 아랫목이 갑식을 잠들게 했어요.


"저수지에 빠져 죽었어!

그 녀석 너무 불쌍해.

할머니랑 둘이 사는 데 말이야.

글쎄!

새벽에 저수지에는 왜 같을까."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던 부덕은 깜짝 놀랐어요.

누군가!

저수지에 빠져 죽었다는 소문이 마을에 퍼졌어요.


"새벽에 저수지에 갔다!

새벽에 저수지에 간 녀석이다."


부덕은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어요.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