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는 내 친구!-5
불이야!
막냇동생(복칠)은 누나와 형을 따라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유채꽃밭에 숨은 누나와 형이 나오지 않았어요.
"어디 있어!
어디 있는 거야.
유채꽃밭에 숨은 거 다 알아!
안 나오면 불 지를 거야.
셋!
셀 때까지 나와
알았지!
안 나오면 불 지른다.
하나
둘
셋
안 나왔어."
복칠은 뒷마당 보릿단이 쌓여있는 곳으로 향했어요.
부덕은 막냇동생(복칠)이 집으로 향하자 유채꽃밭을 나와 친구 집을 향해 뛰었어요.
그 뒤를 남동생(복덕)이 따라 뛰었어요.
다섯 살!
복칠은 성냥불을 보릿단이 쌓아진 곳에 던졌어요.
성냥불은 꺼지는 듯 보였어요.
그런데
연기가 모락모락 나며 불길이 번졌어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하늘로 불길이 솟았어요.
까만 연기가 주변에 가득했어요.
보릿단은 잘 탔어요.
바람마녀가 웃으며 날아왔어요.
"불을 피우다니!
바람을 일으켜볼까.
다
불에 타게 해 줄게.
히히히!"
바람마녀가 입김을 불자 강한 바람이 불었어요.
불길은 훨훨 타올랐어요.
"큰일이다!
불을 끄지 않으면 숲으로 번지겠다."
숲의 요정은 놀랐어요.
들꽃요정도 놀랐어요.
불길이 자꾸만 커졌어요.
"저 녀석!
불에 타겠다."
숲의 요정은 불타는 보릿단 옆에 앉아 있는 복칠을 안아 숲으로 옮겼어요.
숲의 요정은 나뭇가지를 이용해 불을 껐어요.
들꽃요정도 보릿단 주변 잡초를 모두 뽑았어요.
마을사람들도 물통을 들고 개울가에서 물을 떠다가 불을 껐어요.
엄마는 뛰었어요.
마을사람들도 부지런히 물을 떠다 불을 껐어요.
남편이랑 자식을 키우고 살았던 집까지 태우고 싶지 않았어요.
"부덕아!
복덕아!
복칠아!"
엄마는 정신이 없었어요.
자식들을 불렀지만 아무도 없었어요.
큰오빠와 작은오빠는 학교에서 올 시간이 아니었어요.
엄마는
신발도 안 신고 개울가와 집을 뛰어다니며 물을 가져와 불을 껐어요.
얼굴이 시커멓게 탄 것 같았어요.
"엄마!
여기도 불길이 있어요."
하고 복덕이 엄마에게 말했어요.
보릿단은 강한 바람이 불자 훨훨 탔어요.
엄마는 불속에서 타다 나온 것처럼 보였어요.
"복칠이 찾았어!
부덕이랑 복덕이는 어디 있어?"
하고 엄마가 물었어요.
엄마는 눈앞에 있는 복덕도 보이지 않았어요.
정신 나간 사람 같았어요.
누구에게 묻는지도 몰랐어요.
바람마녀는 더 강한 바람을 일으켰어요.
다행히!
숲으로 향하는 바람을 숲의 요정이 막았어요.
위이이엥엥!
위이이엥엥!
사이렌 소리가 났어요.
"불났나 봐!
정임아."
정임 집에서 놀던 부덕은 깜짝 놀랐어요.
"저기!
저기서 연기 난다."
하고 정임이 말했어요.
"저긴!
우리 집인데.
설마!
우리 집 불난 건 아니겠지."
부덕은 놀랐어요.
집 주변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었어요.
부덕은 집으로 뛰었어요.
그 뒤를 친구들이 따라 뛰었어요.
"나도 데려 가!
안 데려가면 불 지른다."
복칠이 한 말이었어요.
다섯 살 복칠은 열 살 부덕보다 더 용감하고 호기심이 많았어요.
한다면 한다는 배짱도 있었어요.
부덕은 집에 오는 동안 불안했어요.
불타는 것 같아 보이는 집도 걱정되었지만 막냇동생(복칠)이 더 걱정되었어요.
부덕은 집 앞에서 멈췄어요.
뒷마당에 쌓아둔 보릿단이 탄 것이었어요.
부덕은 막냇동생(복칠)을 찾았어요.
그런데
보이지 않았어요.
"복칠아!
누나가 미안해.
다음에 같이 놀아줄게.
복칠아!
어디 있어."
부덕이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어요.
뒷산에서 복칠은 숨어 있었어요.
"누나!
여기 있어.
살아있어.
그런데
무서워!"
복칠이 덜덜 떨며 말했어요.
부덕은 뒷산으로 올라갔어요.
덜덜 떠는 복칠을 부덕은 꼭 안아주었어요.
부덕은 복칠이 손잡고 뒷산을 내려왔어요.
마을사람들이 돌아간 뒤!
엄마는 잿더미가 된 아랫채를 보고 망연자실 목놓아 울었어요.
뒤에 서있던 자식들이 엄마를 껴안고 같이 울었어요.
엄마는 자식 걱정을 하며 한숨 쉬었어요.
아빠도 없는 데 마을사람들이 자식들에게 손가락 질이라도 하는 게 싫었어요.
"아빠도 없는데!
누가 죽으면 엄마는 어떻게 살아.
엄마 죽는 꼴 보고 싶어!
모두
정신 차려!"
엄마는 자식들을 모아놓고 한 마디 했어요.
불난 사건으로 가족과 형제간의 돈독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큰오빠(맹자)와 작은오빠(공자)도 반성하며 막내와 같이 놀아주겠다고 약속했어요.
또
부덕과 복덕도 동생을 잘 챙기겠다고 말했어요.
엄마는 복칠에게
성냥으로 장난치면 큰일 난다며 그러지 말라고 했어요.
불이 난 뒤로!
부덕은 막냇동생(복칠)을 데리고 다녔어요.
신기한 일은 불이 난 뒤로 복칠은 밤에 잠자다 이불에 오줌 싸는 일이 생겼어요.
몇 번이나 잠자다 이불에 오줌 싸던 복칠은 창피했어요.
누나와 형들을 볼 수가 없었어요.
엄마는 부덕과 형들에게 동생 잘 돌보라고 말했어요.
"복칠아!
불장난하면 오줌 싼다고 했잖아.
당분간
이불에 오줌 쌀 거야.
열 번은 싸야 한다고 했어!"
하고 부덕이 말했어요.
복칠은 아무 말도 못 했어요.
그 뒤로
복칠은 두 번이나 이불에 오줌 쌌어요.
부덕과 형들의 도움으로 복칠은 안정을 되찾았어요.
부덕은
산에 풀어놓은 염소를 데리러 갔어요.
길에서 만난 명태오빠가 도와준다고 하며 함께 산으로 갔어요.
산으로 들어가는 길에 정임이 유채꽃밭이 있었어요.
명태오빠는 유채꽃밭에 들어가 유채꽃을 한 아름 꺾어 부덕에게 주었어요.
부덕은 꽃다발을 받았어요.
그런데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어요.
산에 풀어놓은 염소도 보이지 않았어요.
명태오빠가 염소를 집으로 몰았어요.
염소들은 집을 향해 걸었어요.
다음날!
갑식은 학교에 오지 않았어요.
부덕은 갑식이 학교에 오지 않는 이유를 몰랐어요.
"아픈가!
왜 학교에 오지 않았지."
부덕은 새끼염소랑 놀며 갑식을 생각했어요.
갑식이 말벌에 쏘였을 때가 생각났어요.
"봐봐!
나 살아왔어.
부덕이 네가 보고 싶어 살아왔어."
부덕은 갑식이 한 말을 기억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갑식이 집으로 향했어요.
학교에 오지 않은 갑식이 걱정되었어요.
"갑식아!"
부덕이 불러도 대답이 없었어요.
"갑식아!
어디 있어."
하고 다시 부르자
갑식이 문을 열고 나왔어요.
"안녕!
뭐 하러 왔어."
갑식은 부덕을 보자 반가우면서도 싫은 척했어요.
"아파!
어디 아픈 거야.
걱정했어!"
하고 부덕이 말하자
"아니!
이제 안 아파.
다 나았어!"
하고 말한 갑식은 정말 힘이 났어요.
부덕을 보면 신기하게 힘이 났어요.
부덕은 갑식이랑 같이 놀았어요.
갑식은 연을 챙겼어요.
부덕과 함께 언덕에서 연 날리고 싶었어요.
"부덕아!
줄 잡고 있어.
내가 손짓하면 줄을 당겨.
알았지!"
갑식은 꿈과 희망을 연에 실었어요.
언덕 아래로 연을 들고 가며 넘어질 뻔했어요.
"부덕아!
줄을 세게 당겨."
"알았어!"
하고 대답한 부덕이 연줄을 당기며 언덕을 달렸어요.
연은 하늘 높이 날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었어요.
연줄이 끊어지며 연은 멀리 날아갔어요.
한 참 뒤!
연은 바람마녀 얼굴에 붙어 버렸어요.
"이게 뭐야!
누가 내 얼굴을 가린 거야."
바람마녀는 짜증 났어요.
하지만
연을 날린 부덕과 갑식은 보이지 않았어요.
"어떡하지!"
연을 잃어버린 부덕이 말하자
"걱정 마!
연은 또 사면되잖아."
하고 갑식이 말했어요.
"갑식아!
할 말 있어."
하고 부덕이 말했어요.
갑자기
갑식의 마음이 콩당콩당 뛰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