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야!

염소는 내 친구! 4

by 동화작가 김동석

이게 뭐야!




새끼염소들은 건강하게 자랐어요.

콩(검은 염소)도 설사를 멈추고 잘 뛰어놀았어요.

아침이 되면!

부덕은 갑식과 정임을 데리고 개울가에서 놀았어요.

새끼염소 두 마리, 토끼 한 마리, 새끼돼지 한 마리가 물에 들어가 수영하며 놀았어요.

새끼염소도 부덕이 세수시켜 주면 가만히 있었어요.

토끼는 물 위를 깡충깡충 뛰어다녔어요.

부덕과 친구들도 수영하며 신나게 놀았어요.


큰오빠(맹자)는 교회아동부 선생이었어요.

교회에서 <스쿠르지 영감> 연극을 크리스마스에 공연하기로 하고 배역을 뽑았어요.

부덕은 친구들에게 연극주인공이 된다며 자랑하고 다녔어요.

큰오빠가 아동부 선생이고 배역을 뽑는 것도 맡아서 자신이 주인공 배역이 될 줄 알았어요.

친구들에게 주인공 배역을 맡으면 크리스마스 때 공연 끝나고 자장면과 탕수육을 사준다고 약속하고 다녔어요.

그런데

큰오빠는 부덕에게 주인공 배역을 주지 않았어요.

부덕은 주인공이 될 줄 알았는데 <거지 3>으로 배역을 주었어요.


"오빠!

동생이 거지 되는 게 좋아.

난!

거지 역할은 싫어.

주인공 역할을 줘야지.

오빠 미워!"


부덕은 거지 배역이 싫었어요.

큰오빠도 싫었어요.


"다른 배역은 없어!

거지 말고 말이야.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을

거지 만들려고 하다니.

좀!

멋진 배역을 맡겨 줘라.

부덕이 욕심이 많고 자신만만해서 연기 잘 할 거야."


하고 아빠가 말했어요.

엄마도 한 마디 했지만 소용없어요.


삼일 동안!

부덕은 음식도 먹지 않고 울었어요.

엄마 아빠도 큰오빠를 설득하지 못했어요.

큰오빠는 배역을 정해 연습 중이라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어요.

엄마 아빠에게 혼난 큰오빠는 부덕을 피해 다녔어요.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부덕이 아직 어려서 주인공을 시킬 수 없었어요.


부덕은 <거지 3> 배역을 포기했어요.

분하고 억울했지만 큰오빠를 이길 수 없었어요.

큰오빠는 선생이 공정하게 배역을 뽑아야 한다며 자신의 의견을 엄마 아빠에게 말했어요.

역할이 정해져 연습하는 중이라 더욱 배역을 바꿀 수 없었어요.

부덕은 큰오빠와 말도 하지 않았어요.


인생의 쓴맛


부덕은 어른들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부덕은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도 배고프지 않았어요.

방에 누워!

큰오빠를 미워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어요.


"부덕아!

갑식이 말벌에 쏘였어.

죽을 것 같아!

버섯 따러 갔다가 말벌에 쏘였데."


하고 정임이 부덕의 방문을 열고 말했어요.


식음을 전패한 부덕은 갑식이 말벌에 쏘였다는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났어요.

정임을 따라 갑식이 집으로 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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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가 와서 갑식을 태우고 갔어요.

부덕은 갑식을 살려달라고 기도했어요.



"하느님!

갑식이 없으면 못 살아요.

제발!

갑식이 죽지 않게 해 주세요."


부덕은 놀랐어요.

갑식이 없이 못 살 것 같았어요.

<스쿠르지 영감>에 나오는 <거지 3> 역할을 하지 않아서 하느님이 벌을 내린 것 같았어요.

부덕은 자신이 갑식에게 많이 의지하는 것 같았어요.

어릴 때부터 매일 같이 놀아준 갑식이 없으면 하루도 못 살 것 같았어요.

병원에서 퇴원한 갑식은 한 달 동안 집에만 있었어요.

부덕과 정임이 놀러 가도 눈으로 볼 수 없었어요.

말은 할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부덕은

갑식을 보고 오면 마음이 아팠어요.

같이 놀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갑식이 죽을 것 같았어요.

가끔!

부덕을 보고 갑식이 웃었어요.

탱탱 부은 얼굴이 웃겼어요.


"말벌집!

그 밑에 싸리버섯이 있었어.

큰 싸리버섯을 따려고 하는 데 말벌이 날 덮친 거야.

웃옷도 안 입고 반바지만 입었는데 온몸을 말벌이 막 침을 놓는 거야.

맨발로 숲길을 뛰었어.

도망쳐야 살 것 같았어.

그런데

말벌이 끝까지 쫓아오는 거야.

도망쳐서 호수로 뛰어들었어.

물속에 몸을 숨기고 숨 쉬려고 나왔더니 그 위에 말벌이 계속 있는 거야.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어.

또 숨 쉬려고 물 밖으로 나왔는데 그때도 말벌이 있는 거야.

등과 목을 말벌이 공격하는 거야.

죽는 줄 알았어.

짜잔!

그래도 살아 돌아왔다.

부덕이 보고 싶어서!

호호호."


하고 갑식이 웃으며 말하자

부덕인 죽는다고 웃었어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어요.

부덕은 교회에 가지 않았어요.

큰오빠도 보기 싫고 <스쿠르지 영감>에 나오는 배역 언니 오빠들도 보기 싫었어요.

부덕은 갑식이 집으로 향했어요.

크리스마스를 갑식과 보내고 싶었어요.


시간은 빨리 지나갔어요.

부덕도 열 살이 되었어요.

남동생 둘(복덕 여덟 살, 복칠 네 살)도 부덕을 잘 따랐어요.

새끼염소들도 엄마 염소가 되어 새끼를 낳았어요.

부덕은 염소만 보면 부자 된 것 같았어요.

특히

다섯 살이나 어린 막냇동생(복칠)은 누나만 따라다녔어요.


"부덕아!

누나가 좋아."


"응!

나는 누나가 좋아.

누나만 따라다닐 거야."


하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했어요.

막냇동생은 성격도 부덕을 닮아갔어요.

가끔

형(복덕)을 이기려고 할 때도 있었어요.

형이랑 싸우면 부덕이 막냇동생 편을 들어줄 때가 있었어요.

어린 동생을 때리지 말라고 복덕에게 말할 때가 많았어요.


삐뽀삐뽀!


마을에 소방차가 들어왔어요.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