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녀의 질투!
엄마는 동생(복덕)을 업고 집을 나섰어요.
밭에 잡초를 뽑아야 했어요.
부덕은 따라 가고 싶었지만 엄마가 따라오지 못하게 했어요.
"아빠!
아프잖아.
곁에서 있어야지.
물도 떠다드리고 심부름도 해줘야지."
엄마의 한 마디에 부덕은 따라갈 수 없었어요.
아픈 아빠 곁에서 놀아야 했어요.
아빠는 약을 먹고 온 힘을 다해 마루로 나왔어요.
"부덕아!
이리 와라."
하고 아빠는 딸을 불렀어요.
문고리에 묶어 놓은 천을 붙잡고 있었어요.
아무 것도 모르고 부덕은 아빠에게 달려갔어요.
"어디 보자!
허리에 묶으면 좋겠구나.
아빠가 잠자는 동안 마루에서만 놀아라."
"싫어!
새끼염소랑 밖에 나가 놀 거야.
달리기 시합도 할 건데."
하고 부덕이 말했어요.
그런데
아빠는 천으로 묶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약 먹고 나면 통증이 심해 잠자야 했어요.
잠 자는 동안 부덕이 사라져 다칠까 걱정했어요.
"아빠!
조금만 자고 일어날 테니.
그때까지
마루에서 놀아라."
하고 말한 아빠는 방으로 들어가 누웠어요.
"아빠!
풀어 줘.
새끼염소랑 놀아야 해.
개울가에 가서 세수도 시켜줘야 한다니까.
아빠!"
부덕이 방문을 열고 외쳤지만 아빠는 약 먹고 힘이 없었어요.
부덕은 마루에 앉아 밖을 쳐다봤어요.
마당 끝자락 개집 앞에 앉아 있던 복구(강아지)가 쳐다봤어요.
"히히히!
줄에 묶어 있으니까 좋지.
나하고 똑같잖아.
어디 못 가고 가만히 있어 봐.
얼마나 좋은데."
복구는 부덕을 놀리는 것 같았어요.
"콩(검정 새끼염소)아!
백설(하얀 새끼염소)아!
이리 와.
마루로 올라와 봐."
하고 부덕이 새끼염소를 불렀어요.
음매 에에에에!
음매 에에에에!
새끼염소들이 부덕이 있는 마루로 올라왔어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복구가 일어서서 짖었어요.
멍머머엉!
멍머머엉!
복구도 부덕이 있는 마루에 올라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개줄에 묶인 복구는 더 이상 앞으로 달려갈 수 없었어요.
부덕은 마루에 앉아 새끼염소를 껴안았어요.
"미안해!
아빠 일어나면 세수하러 가자.
예쁘게 씻겨 줄게.
알았지!"
부덕은 새끼염소를 껴안고 말했어요.
새끼염소들이 얼굴을 비비며 부덕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았어요.
새끼염소들은 마루에서 마당으로 뛰어 내렸어요.
복구에게 달려갔다 다시 돌아와 마루로 올라왔어요.
부덕이 마루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 같았어요.
점심 먹고 난 후!
이웃집 사는 갑식이 놀러 왔어요.
토끼를 데리고 왔어요.
하얀 토끼는 귀여웠어요.
부덕과 갑식은 토끼와 새끼염소를 데리고 개울가에서 수영하며 놀았어요.
새끼염소들은 물장구를 치며 즐겁게 놀았어요.
토끼는 물이 싫다며 밖으로 나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부덕과 갑식이 토끼를 물밖으로 나가면 다시 잡아왔어요.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어요.
물 밖으로 나온 부덕은 신발을 찾았어요.
그런데
개울가에 벗어놓은 부덕의 신발이 보이지 않았어요.
갑식과 부덕이 주변을 찾아봤지만 신발은 없었어요.
부덕은 눈앞이 캄캄했어요.
개울가를 지나던 바람마녀는 심심했어요.
그런데
부덕과 갑식이 노는 곳에서 소녀의 빨간 구두를 봤어요.
"호호호!
이게 누구 구두일까.
후 우 우 ~"
바람마녀가 입으로 빨간 구두를 불었어요.
개울을 따라 물이 흘러가는 곳으로 빨간 구두가 흘러갔어요.
"호호호!
멀리 가라.
알았지!"
바람마녀는 빨간 구두를 따라 날았어요.
빨간 구두가 멈추면 다시 입으로 후하고 불었어요.
"얘들아!
저기 봐봐.
빨간 구두야."
"저건!
새끼염소랑 같이 오는 소녀 구두인데.
들꽃 요정이나 숲의 요정에게 알려야겠다."
개울가에 핀 들꽃이었어요.
들꽃들은 옆에 있는 꽃들에게 말했어요.
소녀의 신발이 물에 떠내려간다고 요정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어요.
신발을 찾지 못한 부덕은 맨발로 집에 가야 했어요.
갑식이 신발을 밀어주며 신고 가라고 했어요.
"좋아!
한 짝씩 신고 가자."
부덕이 말하고 신발 한 짝을 신고 걸었어요.
갑식도 신발 한 짝을 신고 토끼를 안고 걸었어요.
그 뒤를 새끼염소 두 마리가 따라왔어요.
집이 가까워질수록!
부덕은 마음이 불안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