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따라와 봐!

염소는 내 친구! 9

by 동화작가 김동석

날 따라와 봐!



복칠은 토끼우리 문을 활짝 열었어요.

그런데

토끼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나가!

숲으로 가서 친구를 만나 봐.

집에 같이 돌아와.

알았지!"


하고 복칠이 말해도 토끼는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빨리 나가!

너희들에게 자유를 줄 테니.

답답한 우리를 탈출하라니까.

빨리!"


하고 복칠이 이야기해도 토끼들은 꼼짝하지 않았어요.


"여기가 좋아!

안전하고 밥도 주는 이곳이 좋아.

숲으로 들어가면 위험해.

난!

여기서 살 거야."


하고 토끼가 말했어요.

복칠은 토끼 말도 끝나기 전에 두 손으로 토끼 귀를 잡고 우리에서 꺼냈어요.


"잘 가!

숲에서 살아 봐.

너희들 친구가 숲에 살고 있으니까 만나 봐."


하고 말한 복칠은 토끼 두 마리를 숲에 풀어주었어요.

토끼들은 풀과 나무 냄새를 맡으며 주변을 둘러봤어요.


"무섭지!

우리로 들어가자."


하얀 토끼가 말하자


"싫어!

난 자유를 찾아 떠날 거야.

우리에 갇혀 있는 게 싫어.

나는 꿈을 찾아 떠날 거야!"


하고 회색토끼가 말했어요.

하얀 토끼는 망설였어요.

회색토끼를 따라 숲으로 가고 싶지 않았어요.


회색토끼는 숲을 향해 달렸어요.

끝도 없는 숲길을 달리고 달렸어요.

복칠이 집과 반대편으로 달린 토끼는 그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어요.

숲에서 나는 향기가 좋았어요.

싱싱한 풀이 많아서 좋았어요.



부덕은

친구(정임)와 동생들(복덕, 복칠)을 데리고 물놀이 갔어요.

마을 뒷산에 있는 상수도 보호구역 저수지가 있었어요.

둑 밑으로 물이 흐르는 곳에 넓은 공간에서 수영할 수 있었어요.

부덕과 정임은 수영을 잘했어요.


"부덕아!

저수지에서 수영할까?"


하고 정임이 물었어요.


"위험하지 않을까!

그곳에서는 수영하면 안 되잖아.

사람들이 먹는 물인데."


하고 말한 부덕은 가고 싶지 않았어요.


"한 번만!

나 수영 멀리 해보고 싶단 말이야."


하고 말한 정임은 저수지를 향해 달렸어요.

부덕은 할 수 없이 따라갔어요.

그 뒤를 동생들도 따라 달렸어요.


저수지에는 모르는 아이들도 수영하고 있었어요.

정임이 저수지 안으로 뛰어들었어요.

부덕은 저수지 밖에 서서 구경했어요.

그런데

좀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 같았어요.


"물에 빠졌어!

허우적거리며 물을 먹고 있잖아.

구해줘야 해."


하고 말한 부덕은 저수지물속으로 뛰어들었어요.

부덕은 허우적거리는 아이 앞으로 헤엄쳐 갔어요.


"내 손 잡아!"


부덕이 소리치며 손을 내밀었어요.

허우적거리던 아이가 부덕의 손을 잡았어요.

저수지 밖에서 동생들(복덕, 복칠)이 보고 있었어요.


"형!

누나가 물속에서 춤추는 것 같아.

물도 마시며 허우적거리잖아.

웃기지!"


하고 복칠이 말하자


."정말!

허우적거리며 물 마신다.

이상하다!"


복덕도 놀랐어요.

누나가 물에 빠진 것도 모르고 물속에서 춤추며 놀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저 녀석들!

물에 빠졌잖아.

큰일이다."


숲의 요정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두 소녀를 봤어요.


"나뭇가지를 붙잡아!

빨리 붙잡아."


숲의 요정은 수양버들 가지를 길게 뻗어 두 소녀를 구하려고 했어요.

부덕이 수양버들 가지를 붙잡고 소녀를 구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부덕이 그 소녀의 손을 붙잡자마자 물에 끌려 들어갔어요.

다시

두 소녀가 물속에서 허우적거렸어요.


숲의 요정은 수양버들가지를 더 길게 늘어뜨렸어요.

두 소녀를 가지로 묶어 물 밖으로 끌어냈어요.


"형!

누나가 물에 빠졌어.

빨리 가자."


복칠이 형(복덕)에게 말하고 수양버들나무가 있는 곳으로 달렸어요.

복덕은 집으로 달렸어요.


"엄마!

누나가 물에 빠졌어요.

저수지에 빠졌어요."


하고 복덕이 말하자


"어디라고!

상수도 저수지."


엄마는 신발도 안 신고 뛰었어요.

물 밖으로 나온 부덕과 수정은 바닥에 누워 숨 쉬고 있었어요.


"부덕아!

부덕아."


달려온 엄마가 부덕을 안았어요.

엄마는 부덕을 업고 집으로 향했어요.


"거기가 어디라고!

들어가 수영하는 거야.

거긴!

들어가지도 말라고 몇 번을 말했어."


엄마는 부덕을 업고 오며 잔소리 했어요.

부덕은 아무말도 못 했어요.


부덕은 아랫마을 사는 수정을 구해주었어요.

물 밖으로 나와서야 아랫마을 사는 수정이라는 걸 알았어요.


집에 돌아온 부덕은 엄마에게 혼났어요.

동생들(복덕, 복칠)도 덩달아 혼났어요.

주말에 집에 온 오빠들(맹자, 공자)도 혼났어요.


엄마는 자식들을 강하게 키우려고 했어요.

아버지 없이 자라는 자식들이 남들에게 손가락질당하는 것이 싫었어요.


며칠 후!

부덕이 구해준 소녀와 엄마가 부덕이 집을 찾아왔어요.

소녀의 엄마는 부덕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이나 하고 돌아갔어요.

부덕은 마음이 편해졌어요.

둘 다 같이 죽을 줄 알았던 부덕은 숲의 요정에게 감사인사를 했어요.



부덕은 몰랐어요.

복칠이 토끼를 숲에 풀어준 것도 모르고 잘 키우고 있는 줄 알았어요.

부덕은 염소 판 돈을 엄마에게 드리고 동생들(복덕, 복칠)에게 오백 원씩 주라고 말했어요.

복칠과 복덕이 토끼와 오리, 닭을 살 돈이었어요.


복칠은 며칠을 기다렸어요.

그런데

숲으로 간 토끼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누나!

토끼를 숲에 풀어주었는데 돌아오지 않아.

숲에 사는 토끼를 데리고 올 줄 알았어.

그런데

숲에 사는 토끼랑 같이 살기로 했나 봐.

나중에

같이 집으로 오겠지!"


하고 복칠이 말하자


"뭐라고!

숲에 토끼를 풀어주었다고.

집토끼는 숲에서 살기 어려워!

빨리 찾아봐."


하고 부덕이 말했어요.


숲의 요정은 놀랐어요.

집토끼가 숲에 돌아다니는 것을 봤어요.

금방이라도

숲에 사는 동물에게 잡아먹힐 것 같았어요.

독초를 뜯어먹고 죽을 것 같았어요.


"기다려!

너희들이 살 곳이 아니야."


하고 말한 숲의 요정이 집토끼 두 마리를 잡았어요.

숲은 먹이사슬이 형성되어 있었어요.

복칠이 키우던 두 마리 토끼는 숲의 요정 덕분에 집으로 돌아왔어요.

복칠은 누나 말을 듣고 토끼를 토끼우리에 가두었어요.


학교에서 돌아온 갑식은

가방을 마루에 던지고 부덕이 집을 향해 뛰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