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는 내 친구! 8
보면 알 거야!
부덕은 복칠이 뒤를 따라갔어요.
성냥갑을 들고 뒷마당으로 간 복칠은 모아둔 쓰레기를 태웠어요.
토끼장과 닭장에서 나온 쓰레기를 태웠어요.
부덕은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놓였어요.
복칠은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 중에 태울 수 있는 것도 모아 태웠어요.
그동안
부덕은 복칠이 쓰레기 태우는 걸 몰랐어요.
"복칠아!
누나가 미안해.
같이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벌써
어른이 되었구나.
그런 건!
형이나 누나가 할 일이야.
앞으로
하지 마!"
부덕은 복칠을 안아주었어요.
"누나!"
복칠도 누나를 꼭 안았어요.
아빠가 돌아가신 후 의지할 곳 없던 복칠은 누나의 따뜻한 사랑이 필요했어요.
"복칠아!
아빠 대신 누나가 많이 사랑해 줄게.
걱정 마!"
부덕은 복칠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어요.
복칠은 누나가 있어 좋았어요.
복덕은 오리와 닭을 잘 키웠어요.
닭장도 튼튼하게 지었어요.
삵이나 족제비가 와서 오리나 병아리를 잡아가지 못하게 촘촘히 닭장을 지었어요.
그 옆에
복칠은 토끼장을 짓고 토끼를 키웠어요.
부덕이 보기에도 좋았어요.
형과 동생이 동물을 키우며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보였어요.
"누나!
닭과 오리가 많이 컸어.
또
염소 팔면 오백 원만 줘.
닭이랑 오리 더 많이 사 키우게."
하고 복덕이 말하자
"맞아!
계란프라이 먹으니까 맛있더라."
부덕은 복덕이 덕분에 가족이 계란프라이 먹을 수 있어 좋았어요.
"누나!
나도 오백 원만 더 줘.
토끼 더 많이 사서 키우고 싶어."
복칠도 형을 따라 말했어요.
토끼가 많아지면 좋을 것 같았어요.
어미토끼나 새끼토끼를 시장에 갔다 팔고 싶었어요.
"알았어!
염소 팔면 엄마에게 오백 원씩 주라고 말할게."
하고 부덕이 말했어요.
부덕은 두 동생이 사이좋게 지내서 좋았어요.
저수지 둑에서 <동물들 패션쇼>가 열렸어요.
부덕, 정임, 갑식, 복덕이 모였어요.
돼지, 토끼. 염소, 닭, 오리 등이 패션쇼에 참가했어요.
그런데
복덕이 데리고 오는 닭과 오리가 사라지는 바람에 복덕인 참가할 수 없었어요.
오리는 저수지 안으로 들어가 버렸고 닭은 숲으로 도망쳤어요.
부덕은 집에서 가져온 헌 옷을 가지고 새끼염소에게 입힐 옷을 만들었어요.
정임도 새끼돼지에게 입힐 옷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갑식은 집에 헌 옷이 없어 나뭇잎으로 옷을 만들었어요.
부덕과 정임이 헌 옷을 준다고 해도 싫다고 했어요.
갑식은 숲에서 나뭇잎을 꺾어와 옷을 만들어 토끼에게 입히고 싶었어요.
"나도 나뭇잎으로 만들어 볼게!"
하고 부덕이 말하자
정임도 나뭇잎으로 옷을 만들기로 했어요.
부덕, 정임, 갑식은 동물을 데리고 숲으로 들어갔어요.
복덕은
숲으로 도망간 닭을 찾고 있었어요.
오리는 저수지에 들어가 신나게 놀았어요.
복덕은 <동물들 패션쇼>에 참가할 수 없었어요.
"멋지다!
나뭇잎 옷을 입으니까 동물이 더 멋지다."
부덕은 놀랐어요.
나뭇잎 옷을 입은 새끼염소가 멋지게 보였어요.
정임도 새끼돼지가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
갑식이 토끼에게 입힌 옷이 제일 예뻤어요.
부덕과 정임은 갑식에게 나뭇잎으로 옷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었어요.
"신발과 양말도 만들어 주고 싶어!"
갑식은 욕심이 생겼어요.
다음에 패션쇼 할 때는 더 멋지게 해주고 싶었어요.
모자, 목도리, 장갑, 양말, 신발까지 모두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동물들 패션쇼>는 끝났어요.
복덕은 참가하지도 못하고 오리와 닭을 데리고 집으로 향했어요.
오늘은
아버지 첫 번째 제삿날이었어요.
어머니는 울기만 했어요.
일 년 전!
병원과 집을 오가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감정을 추스르며 울기만 했어요.
어머니는 자식들이 모인 자리에서 가슴에 담고 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어요.
아버지 이야기를 자식들에게 말해주고 싶었어요.
"죽으면 끝이다!
죽으면 다 소용없다.
소용없어!"
하고 말한 어머니는 울고 있었어요.
어머니의 울음은 남편을 그리워하는 사랑이었어요.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슬픔을 자식들은 몰랐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식들은 아버지의 빈자리를 조금씩 느낄 수 있었어요.
"아버지!
엄마 우린 어떻게 살아요."
어린 부덕은 슬펐어요.
아버지와 함께 자란 부덕은 가슴이 아렸어요.
아버지 사랑이 느껴졌어요.
아버지 없이 못 살 것 같았어요.
"부덕아빠!
이제 눈 감고 편히 저세상으로 가시요.
자식들!
내가 잘 키울 테니.
그만!
눈 감고 편히 쉬세요."
어머니는 두 손으로 아버지 눈을 감겨주었어요.
몇 번이나 어머니는 두 손으로 아버지 눈을 감겨주었지만 눈을 감지 안았어요.
"제발!
눈 감고 편히 가시오.
당신 자식들!
제가 잘 키울 테니 걱정 말고 어서 가시오."
어머니의 애절하고 간곡한 목소리는 떨렸어요.
"아버지!"
다섯 자식들이 모두 아버지를 불렀어요.
금방이라도 벌떡 일어날 것 같았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일어나지 못했어요.
"어서 가시오!
두 눈 감고 뒤돌아 보지 마시고 가시오.
저 세상 가면!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사시오."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에 아버지는 눈물을 흘린 뒤 눈을 감았어요.
부덕은
잊고 살았던 아버지 사랑을 느낄 수 있었어요.
오빠들(맹자, 공자)과 동생들(복덕, 복칠)도 아버지 없는 서러움을 느낄 때가 있었어요.
"아버지!
잊고 살았어요.
아버지가 몸이 아프면서도 내게 준 사랑이 얼마나 큰지 몰랐어요.
이제야 알 것 같아요.
아버지!
사랑해요."
부덕은 가슴이 아팠어요.
병원과 집을 오가던 아버지가 그리웠어요.
새끼염소와 놀고 있으면 예쁜 딸을 지켜보고 있던 눈빛이 생각났어요.
그 눈빛은 아버지 사랑이었어요.
자식을 사랑한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이었어요.
부덕은 동생들(복덕, 복칠)을 데리고 숲으로 땔감을 찾으러 갔어요.
복칠이 토끼 발자국을 보고 따라갔어요.
"토끼!
잡을 거야."
하고 말한 복덕이 뒤따랐어요.
"나무는!
땔감 해서 빨리 내려가야 해."
하고 부덕이 외쳤어요.
그런데
동생들은 토끼를 잡겠다고 숲길을 따라갔어요.
"토끼는 위로 몰아서는 안 돼!
위에서 아래로 몰아야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거야."
하고 부덕이 동생들을 향해 외쳤어요.
한 참 뒤!
동생들이 돌아왔어요.
토끼를 잡을 줄 알았더니 빈손이었어요.
"토끼가 너희를 잡겠다!
호호호."
하고 부덕이 웃으며 땔감을 찾았어요.
부덕은 동생들 덕분에 땔감을 많이 모아 숲을 내려왔어요.
동생들은 신났어요.
숲을 뛰어 내려갔어요.
토끼가 숲을 달리는 것처럼 즐겁게 뛰었어요.
집에 돌아온 복칠은 혼자 생각했어요.
숲에 토끼가 산다는 걸 알았어요.
"집에서 키우는 토기를 풀어줄까!
그러면
숲에 사는 토끼랑 친구가 되어 집으로 돌아올까.
숲에 사는 토끼가 많은 거야.
호호호!
숲에 사는 토끼를 모두 집에서 키워야겠다."
복칠은 숲에 사는 토끼가 욕심났어요.
집에서 키우는 토끼를 숲에 풀어주면 숲에 사는 토끼도 집으로 돌아올 것 같았어요.
복칠은 닭장으로 갔어요.
닭장 위 토끼우리를 보며 한 참 생각했어요.
복칠은 결심한 듯 토끼우리 문을 만지작 거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