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아름다움의 동백꽃/카페카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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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겸손한 아름다움의 동백꽃!




동백꽃이 피고 지는 카페 <카누>의 아침!

테이블마다 겨울에 피는 동백이 꽃을 피웠다.

카페에서 보기 드문 꽃이다.


동백은 카페 <카누>에서


피어나고

타오르고

물들이고

떨어지고

뒹굴며

겸손하게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붉은 동백꽃의 꽃말을 이야기한다.

오는 손님과 가는 손님의 마음과 영혼을 붙잡으려고 하지 않았다.

묵묵히!

동백꽃은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었다.


사진 김동석/꽃꽂이 카페 <카누> 대표


눈 오는 날!

동백꽃을 만나면 더 아름답다.

은은한 향기가 동백꽃의 겸손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엄동설한(嚴冬雪寒)을 즐기는 꽃!

눈 오는 날을 더 즐기는 꽃!


동백꽃은 일 년에 두 번의 꽃을 피운다.

꽃이 피어 있을 때는 개화한 꽃이라 한다.

꽃이 지기 시작한 뒤 동백나무 아래 떨어진 꽃을 꽃잎꽃이라 한다.

개화가 시작되고 꽃잎이 질 때까지의 모든 과정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바람이라도 부는 날은 빨간 눈꽃이 내리는 것 같다.


어둠 속에 바라보면 등불 같은 동백꽃!

동백나무는 떨어진 꽃잎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바닥에 누운 꽃잎은 하늘을 바라보며 동백나무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대와 나

그대 그리고 나

그대는 내가 되고 나는 그대가 되고


동백의 잎은 오월의 푸르름처럼 아름답고 우아한 동백꽃을 빛나게 한다.

동백의 잎은 주변의 빛을 모아 꽃을 비추고 꽃은 그 빛을 통해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우리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듯 동백꽃은 아름다움을 보여줄 뿐이다.

동백은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대변하듯 빛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추운 겨울날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동백나무는 빛의 가치를 안다.

빛이 없으면 아름다운 동백꽃도 보잘것없는 꽃이라는 걸 안다.

동백나무는 주변의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잎을 활짝 펴고 있다.


카페 <카누>에 자리한 동백은 빛을 찾기 위한 굳은 의지가 돋보인다!

자연의 빛이 아니라도 빛이라면 찾아내어 꽃을 활짝 피우려고 한다.

활짝 꽃이 피고 보란 듯 손님을 맞이한다.


"세상에!

어쩜 이리 예쁠까.

어디서 사 왔어요?"


손님의 한 마디는 카페 <카누>에 자리한 동백꽃이 들었다.


"호호호!

숲에서 사 왔어요.

카페 <카누> 대표가 부지런해요.

꽃가게서 사온 동백꽃이 아니에요.

숲에서 자란 동백꽃을 찾아 꺾어온 것이에요.

그런데

카페 <카누> 대표는 꽃을 꺾으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어요.

꽃을 꼭 피우도록 물도 주고 사랑도 듬뿍 주겠다는 약속도 했어요."


하고 동백꽃이 말했다.

손님은 듣지 못했다.

예쁜 동백꽃 앞에 앉아 커피를 마실 뿐이었다.

가끔

동백꽃을 바라보며 마음과 영혼을 치유하는 것 같았다.



하얀 동백꽃을 좋아한다는 카페 <카누> 대표!


순결

어머니와 아이의 사랑

굳은 약속

손을 놓지 않는다


붉은 동백꽃과 다른 꽃말을 가진 하얀 동백꽃이다.

살아서 한 번 피고

죽어서도 또 한 번 피는 꽃이 동백꽃이다.

동백꽃은 가장 싱싱한 꽃잎을 가졌을 때 바닥으로 뚝 떨어진다.

햇살에 말라가고 바람에 날리는 순간까지 하늘을 바라보고 동백나무를 바라보고 있다.

동백나무와 굳은 약속이라도 한 듯 오로지 동백나무만 바라본다.


눈처럼 맑고 깨끗한 하얀 동백꽃!

어디서 구해 카페 <카누>의 테이블 위에 자리했을까.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마음이 맑아지고 깨끗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붉은 동백꽃보다 더 순수하고 아름다운 하얀 동백꽃의 매력에 빠져 커피 마시는 것도 잊었다.

몰입하게 만드는 동백꽃의 아름다움이었다.

동백꽃을 바라보고 있던 멈춘 시선을 되돌릴 수가 없다.


카페 <카누>!

겨울 내내 동백꽃을 볼 수 있어 사람을 만나고 커피 마시는 맛이 난다.


사진 김동석/꽃꽂이 카페 <카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