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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12. 2022

악녀의 딸!

달콤시리즈 174

악녀의 딸!







“달이 떠야 하는데!”

숲 속 동물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달이 뜨기를 빌었다.

금이 간 영혼을 가진 악녀의 딸이 태어나는 것을 바라는 동물은 없었다.


“어두운 구름아!

제발 물러가 다오!”

사슴은 가장 큰 소나무 위에 올라가 어둠이 걷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원했지만 소용없었다.


“응애! 응애!”

어둠 속의 여왕 딸답게 울음소리는 천지를 개벽할 만큼 요란했다.


“달이 뜨지 않았어!”

숲 속 동물들은

벌써부터 악녀가 어둠 속에서 저지를 시기와 질투 그리고 복수와 저주를 짐작할 수 있었다.


..


“악녀의 딸! 어둠의 딸!

세상을 지배할 지어다!”

닭이 울고 새벽이 오자

악녀는 금이 간 영혼을 가진 딸을 위해 온 세상에 알렸다.


“시기와 질투로 세상의 모든 것을 짓밟아버려라!”

악녀는 막 태어난 딸을 높이 들고 외쳤다.


“큰일이다!”

사슴은 달빛을 보지 못한 악녀의 딸이 세상에 저주를 내릴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생명을 가진 자는 모두 고통의 늪에 빠지게 만들어라!”

하고 외치던 악녀는 어두컴컴한 밤에 딸을 낳기 위해 몸부림쳤다.


“달빛만 보지 않는다면 세상을 다 지배할 거야!”

악녀는 달빛을 보지 못한 딸이 얼마나 큰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존재인지 알았다.

악녀는 달빛이 없는 어두컴컴한 순간에 딸을 낳기 위해서 버티고 버텼다.


히히히!

내가 금이 간 영혼의 딸을 낳다니!”

악녀는 자신보다 더 강한 저주의 힘을 가진 딸이 태어나서 좋았다.


달빛을 보지 않고

태어나는 악녀의 자식들은 모두 영혼에 금이 간 채로 태어났다.

영혼에 금이 가면 비뚤어진 영혼을 가지고 태어난다.

악녀의 자식들은 어둠 속의 여왕보다 더 강한 저주와 복수를 할 수 있었다.


..


“어떡해야 할까요?”

숲 속 동물들은 모두 산골짜기에 모여 회의를 했다.


“숲 속의 제왕님!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람쥐가 사슴에게 물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달빛을 보지 못한 악녀의 딸은 저주와 복수의 여왕이 될 겁니다!”

사슴은 천천히 숲 속 동물들에게 악녀의 딸에 대해서 말했다.


“저주와 복수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어젯밤에 새끼를 낳은 노루가 물었다.


“달빛을 보지 못한 악녀의 딸은

어두컴컴한 어둠 속에서만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달이 뜨지 않는 밤에는 외출을 삼가야 합니다.”

사슴은 악녀의 딸로부터

생명을 지키고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둠을 피하는 길밖에 없음을 알려주었다.


“밤마다 불을 밝히면 어떨까요?”

나뭇가지에 매달린 다람쥐가 사슴에게 물었다.


“좋은 방법이지만 악녀의 딸은 바람을 일으켜 불을 꺼버릴 겁니다!”

사슴은 어두컴컴한 밤에 태어난 악녀의 딸이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았다.


..


“어둠의 딸!

악녀의 딸아!

세상에 저주를 내려다오.”

악녀는 밤마다 어린 딸을 안고 말했다.


“저주와 복수를!”

악녀는 어두컴컴한 밤에 딸과 눈을 마주치며 또 말했다.


“엄마!”

악녀의 딸이 처음으로 엄마를 불렀다.


“내 딸이 엄마를 부르다니!”

악녀는 딸의 목소리를 듣고 너무 행복했다.


“엄마!

내가 저주를 부리면 엄마도 죽을 텐데.”

하고 악녀의 딸이 말했다.


“뭐라고!

나도 죽는다고.”

악녀는 딸이 자신도 죽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엄마를! 엄마를 죽인다고?”

악녀는 다시 딸에게 물었다.


“히히히!

내게는 엄마가 필요 없어.”

하고 악녀의 딸은 웃으면서 말했다.


달빛을

보지 못한 악녀의 딸은

세상을 뒤집을만한 강력한 힘이 있었다.


..


“안 돼!”

악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낳은 딸에 의해서 죽는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를 죽일 수 없어!

딸이 엄마를 죽일 수 없어.”

악녀는 어둠 속에서 놀고 있는 딸을 지켜보며 속으로 말했다.


“내가 널 죽이지!”

악녀는 자신이 죽는 것보다

어린 딸을 죽이는 게 낫겠다 싶었다.


“널!

죽이지.”

악녀는 자신이 낳은 딸을 죽일 계획을 세웠다.


“나보다 저주의 힘이 강할 텐데!”

악녀는 딸을 죽이려다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어떡하지!”

악녀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딸을 죽일 방법을 생각했다.


..


“엄마! 엄마!”

악녀의 딸이 문이 잠긴 방문을 두드리며 엄마를 불렀다.


“왜?”

엄마는 문을 걸어 잠근 채 딸에게 물었다.


“문이 열리지 않아!”

하고 말한 악녀의 딸은 다시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지금은 엄마 혼자 있고 싶다!”

악녀가 말하는 순간


“엄마!”

하고 악녀의 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떻게 열었어?”

하고 악녀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호!

하고 불었더니 열렸어!”

하고 악녀의 딸이 말했다.


“무엇이든 열 수 있다는 거군!”

악녀는 놀란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꾹 참으며 말했다.


“모르겠어!

다른 것도 시험해 볼까.”

악녀의 딸은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알고 싶었다.


“좋아!”

악녀는 딸에게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가지 못한 숲 속의 동굴로 데려갔다.


“여긴!

신비한 나라로 들어가는 문이야! 이걸 열 수 있을까?”

악녀는 저승사자가 막아 놓은 신비한 나라로 가는 문을 열도록 딸에게 말했다.


‘호! 호호! 드르륵! 드르륵!’

악녀의 딸이

입으로 호호하고 불자 신비한 나라로 들어가는 문은 쉽게 열렸다.


“세상에!

엄마도 못 여는 문을 열다니.”

악녀는 신비한 나라로 가는 문이 열리자 놀라웠다.


“엄마!

여기는 어디로 통하는 문이야?”

하고 악녀의 딸이 물었다.


“엄마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야!”

하고 말한 악녀는 딸을 죽이고 이 길을 통해 신비한 나라로 가고 싶었다.


“히히히!

이승과 저승의 중간에 존재하는 신비한 나라의 여왕이 되는 거야!”

악녀는 딸이 죽이려고 한다면 도망쳐 신비한 나라를 지배할 생각이었다.


..


“딸을 죽여야 해!”

악녀는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져

컴컴한 밤이 되면 딸을 죽일 궁리만 했다.


“혹시!

달빛을 보면 죽거나 저주의 힘이 약해질지 모르겠다.”

악녀는 딸을 죽일 수 있다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고 싶었다.


“딸!

오늘 밤에는 산에 올라가 기도를 드리자.”

악녀는 산봉우리에 올라 딸에게 달빛을 보게 할 생각이었다.


“엄마!

힘들지 않을까?”

저녁이 되자 딸은 밤에 산에 오르는 게 싫었다.


“아니!

오늘 밤에 꼭 산꼭대기에 올라가야 힘이 더 세질 거야.”

악녀는 어떻게든 딸에게 달빛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엄마!

난 어둠 속의 여왕이야!

달빛을 보면 안 돼.”

하고 딸이 말하자


“어둠 속의 여왕은 아직 엄마야!”

엄마는 아직도 자신이 여왕이라 생각했다.


“무슨 소리야!

태어나는 순간부터 난 어둠 속의 여왕이었다고!”

딸은 눈을 크게 뜨고 엄마를 보고 말했다.


“누가 그래?”

하고 악녀가 딸에게 물었다.


“누가 그러긴!

내가 그랬지!

바로 이 어둠 속의 여왕이!”

악녀의 딸은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또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엄마는 이제 시녀라고!”


“뭐라고!

내가 시녀!”

악녀는 기가 막혔다.


아직 어린 딸이

어둠 속의 여왕이라니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림 김민주



..


“그럴 수는 없어!”

엄마는 딸에게 어둠 속의 여왕 자리를 넘기고 싶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얻은 자리인데!”

악녀는 부엌으로 들어가더니 칼을 들고 나왔다.


밝은 대낮에는

방에서 잠만 자는 딸을 죽일 생각이었다.


“널 죽여야겠어!”

악녀는 딸이 자고 있는 방문을 열었다.


악녀는 칼을

뒤에 숨기고 천천히 딸에게 다가갔다.


“딸!

미안하다.”

하고 말한 뒤 칼로 딸의 심장을 찌르려던 순간


“엄마!”

하고 딸이 식칼을 든 엄마 손을 잡고 불렀다.


“아니!

안 잤어?”

악녀는 칼을 떨어뜨리며 딸에게 물었다.


“날 죽이려고 하는 이유가 뭐야?”

딸은 엄마의 영혼에 들어와 모든 것을 본 것처럼 말했다.


“널 죽이다니!

무슨 소리야?”

하고 악녀가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딸을 죽이려고!

용서할 수 없어!”

하고 외치더니 딸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니야!

오해야!

머리를 잘라 주려고 했어!”

악녀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머리를 잘라!”


“그래!

머리가 너무 길면 저주의 힘이 약해지니까!”

악녀는 딸을 이해시키려고 했다.


“머리를 자르려면 가위를 가져와야지!

왜 식칼을 가져온 거야?”

하고 딸이 다시 물었다.


“가위가 눈에 보이지 않아서!”


“깨우지도 않고 머리를 자를 생각이었어?”

하고 딸이 의심하는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아플까 봐 그랬지!”

악녀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


“가위! 가져와!”

부엌에서 악녀가 가위를 가져왔다.


“이리 줘!”

엄마에게 가위를 받아 든 딸은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됐지!”

딸은 한주먹 머리카락을 잘라 엄마에게 주고 방을 나갔다.


“응!”

악녀는 머리카락을 받아 들고 대답했다.


“죽일 수 있었는데!”

밖으로 나가는 딸의 뒷모습을 보고 악녀는 딸을 죽이지 못한 게 억울하고 속상했다.


“한 번만 더!

날 죽이려고 하면 엄마라 할지라도 죽여 버릴 거야.”

악녀의 딸은 자신을 낳은 엄마를 죽이고 어둠의 강을 건너고 싶지 않았다.


악녀의 딸은 엄마가 가고 싶은 신비한 나라에도 관심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면 엄마를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딸의 영혼 속에 저주와 복수의 칼날이 가득했다.


..


“달빛을 보게 해야지!”

악녀는 저주와 복수의 힘을 빼앗기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딸을 죽이고 싶었다.


“딸!

오늘 밤에 안락사(安樂死)에 갈까?”

악녀는 보름달이 뜨는 달빛을 받으며 숲 속에 있는 안락사(安樂死)에 오르고 싶었다.


“그곳은 뭐하는 곳이야?”


“엄마가 저주의 힘을 얻기 위해 기도하는 곳이지!”

악녀는 가끔 안락사(安樂死)에 가서 기도했다.


“난! 기도할 게 없는데!”

금이 간 영혼을 가진 악녀의 딸은 저주의 힘과 복수의 힘이 강했다.

그래서 더 이상 기도가 필요 없었다.


“그래도 엄마가 보여주고 싶어!”

악녀는 어떻게든 달빛을 딸이 볼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어둠 속의 여왕이 달빛을 보면 어떻게 되겠어?”

하고 딸이 물었다.


“어떻게 되긴!

더 강한 저주의 힘을 얻는 거지!”

하고 말하는 악녀의 입술이 떨리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엄마가 어둠 속의 여왕이 될 수 없는 거야!”

하고 딸이 말하자


“왜?”

하고 악녀가 물었다.


“달빛을 보면 저주의 힘과 복수의 힘이 사라진다고!”

악녀의 딸은 이미 알고 있었다.

금이 간 영혼을 가진 채 태어난 악녀의 딸은

어둠 속의 여왕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


“내 영혼까지도 가져간 게 틀림없어!”

악녀는 딸이 태어나면서 자신의 영혼까지도 훔쳐갔다고 생각했다.


“이제 어떡하지!”

악녀는 딸이 커갈수록 두려웠다.


“엄마!

어둠 속의 여왕은 나 혼자로 충분해!”

달빛이 환하게 뜬 날 악녀의 딸이 말했다.


“왜?”


“엄마는!

어둠 속의 여왕으로서 생명을 다 했어.”


“무슨 소리야!”


“엄마는 이제 죽어야 해!”


“날 죽이려고?”


“그래!”

금이 간 영혼을 가진 악녀의 딸은 엄마를 죽였다.


어둠 속의 여왕은

오직 한 명이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


“악녀가 죽었다!”

소나무 위에서 악녀를 지켜보던 다람쥐가 사슴에게 달려오더니 말했다.


“악녀가 죽었다고!”


“네!”

숲 속 동물들은 모두 놀랐다.


저주와 복수의 여왕으로 군림하던 악녀가 죽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누가 죽였어?”

하고 멧돼지가 물었다.


“딸이 죽였어요!”


“어두컴컴한 밤에 태어난 딸이 엄마를 죽였다고!”


“네!”

하고 대답하며 다람쥐는

악녀의 집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숲 속 동물들에게 말했다.


..


“어둠 속의 여왕이 마을로 내려가서는 절대로 안 돼!”

숲 속의 제왕 사슴이 말하자


“우리가 어떻게 막아요?”

하고 토끼가 물었다.


“호랑이를 불러와!

늑대도! 여우도 함께!”

하고 말한 뒤 숲 속의 제왕은 곰곰이 생각했다.


“달빛을 비춰야 해!”

사슴은 어둠 속의 여왕이 움직이지 못할 방법을 찾았다.


“악녀의 딸은

죽은 악녀보다 더 잔인한 저주와 복수를 할 거야!”

사슴은 숲 속 동물들에게 말했다.


“우리가 달빛을 만들어

어두컴컴한 밤이 오지 않게 만들어야 해!”

사슴은 호랑이와 늑대가 어둠 속에서 불을 밝히면

그 빛을 이용해 어둠 속의 여왕이 사는 집을 향해 비출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니!”

숲 속 동물들은 사슴의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숲 속 동물들의 눈빛을 이용하다니! 역시 숲 속의 제왕답다!”

가장 힘센 멧돼지도 사슴의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호랑이님!

달이 뜨지 않는 날만 부탁드립니다.”

사슴은

호랑이에게 달이 뜨지 않는 어두컴컴한 날은

악녀의 집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불을 밝혀달라고 부탁했다.


“알았어요!”

호랑이도 마을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게 된다면

숲에 사는 동물들이 다칠 수 있다는 사슴 말을 듣고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


“달빛이!”

어둠 속의 여왕은 마을로 내려가 저주를 퍼붓고 싶었다.


“도대체!

달은 언제 지는 거야!”

어둠 속의 여왕은 숲 속 동물들이

밤마다 달이 뜨게 하는 것도 모르고 어두컴컴한 날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언젠가는 달도 지겠지!”

어둠 속의 여왕은 달이 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하루하루 보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겠지.”

어둠 속의 여왕은

마을로 내려가 저주와 복수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두컴컴한 밤을 비추는 달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달빛 때문에 마을로 내려갈 수 없다니!”

어둠 속의 여왕은 몸이 근질근질했다.

금이 간 영혼도 더 많이 또 더 멀리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


“마을 사람들은 알까!”

소나무 위에 앉아 도토리를 까먹고 있던 다람쥐와 청설모가 수다를 떨고 있었다.


“모르지!

알았다면 아마 숲을 불태웠을 거야!”

청설모는 오래전에 악녀를 죽인다며 숲에 불을 지른 사람들을 봤다.

아직 어린 다람쥐는 사람들이 한 짓을 모르고 있었다.


“달빛아!

사라져라.

숲에 사는 모든 동물을 죽여라!”

어둠 속의 여왕이 밤마다 숲 속에 저주를 내렸다.


“어림없지!”

호랑이는 눈을 더 크게 뜨고 불빛을 밝혔다.


늑대도 여우도 앉아

눈을 크게 뜨고 불빛을 밝혔다.


“세상아!

어두워져라.

어두컴컴한 세상이 되어라!”

어둠 속의 여왕이 외치고 외쳤지만

밤마다 달빛은 숲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이런!

저주가 통하지 않다니.”

어둠 속의 여왕은 점점 초조해지고 지쳐갔다.


“내가 어둠 속의 여왕이야!

저주와 복수를 퍼부어라!”

하고 외쳤지만 숲에서는 메아리만 들려왔다.


“제발!

달빛아 물러가라.”

어둠 속의 여왕은

저주와 복수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자 달빛을 탓하기 시작했다.

금이 간 영혼 속에 가득한 시기와 질투가 넘쳐흘렀다.

저주와 복수의 칼날도 넘쳐흘렀다.


..


“호랑이님!

더 강한 불빛이 필요해요!”

소나무 가지에 앉아있던 청설모와 다람쥐가 깜빡 졸고 있는 호랑이를 깨웠다.


“미안!

내가 깜빡 졸았구나!”

호랑이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불빛을 밝게 비췄다.


“아니!

달빛이 더 밝아지다니!”

어둠 속의 여왕은 마을로 내려갈 준비를 했다.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는데 멀리서 닭 우는 소리가 들렸다.


“어둠 속의 여왕이

저주와 복수를 노리는 것도 모르고 사람들은 잘 자고 있겠지!”


“그렇지!

이것도 모르면서 무슨 만물의 영장이라고!”

청설모와 다람쥐는

밤을 꼬박 새우며 어둠 속의 여왕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지켜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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