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02

by 동화작가 김동석

소나무의 절규!




아침 일찍!

동생은 숲에 갈 준비를 했어요.

아침마다

숲 둘레길을 걷고 건강한 삶을 살겠다는 의지가 강했어요.

가끔

동생의 행동에 무관심하던 형이 동행하는 날이 있었어요.


"힘들다!

적당히 하고 가자."


형의 한 마디는 같이 동행하는 자에게 부담이 되는 말 같았어요.

형이 같이 오지 않았다면

세상 끝까지 갈 준비가 된 동생이었지만 마음이 흔들렸어요.


"그래요!

저기 중간까지만 갔다 돌아가요."


동생은 형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목적지를 수정해야 했어요.

힘들어하는 형의 말처럼 오늘 못 가면 내일 또 가면 되는 숲이었어요.


숲에서 건강을 조금씩 회복하던 동생은 숲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은 집에서 작은 톱을 하나 배낭에 넣고 숲으로 출발했어요.

매일 걷던 둘레길이 아니었어요.


집에서 오백 미터 정도 숲길을 걷던 동생은 길 아닌 숲으로 들어갔어요.

수백 년 된 소나무가 많은 곳이었어요.


"할 일이 있어!

둘레길 걷는 것보다 보람 있는 일을 하자.

내가 할 일은 이것이야.

건강한 숲을 만들어 줘야지."


동생은 배낭에서 톱을 꺼냈어요.

수백 년 된 소나무가 웃으며 반기는 듯했어요.


"여우고개!

그곳부터 시작하자.

그곳에 수백 년 된 소나무가 많아."


동생은 톱을 들고 소나무 하나하나 마주치며 주변을 둘러봤어요.

넝쿨식물이 감싸고 있는 소나무를 보고 넝쿨식물을 톱으로 자르기 시작했어요.


"미안하다!

너도 생명인데.

그런데

수백 년 된 소나무가 있어야 이 숲이 건강할 것 같다.

넝쿨식물!

너는 말이야.

수백 년의 세월을 중요치 않을지 몰라도 난 다르다.

이 숲을 지켜주고 있는 수백 년 된 소나무가 중요해.

너처럼

수백 년의 역사를 가차 없이 생각하는 것을 가만두고 볼 수 없어.

앞으로

톱과 도끼를 들어야 내가 건강해질 것 같다."


동생은 미련 없이 소나무를 감싸고 있는 넝쿨식물을 잘랐어요.

톱으로 잘린 넝쿨식물이 울었어요.


"나도!

생명이라고.

숲에 사는 생명이라고.

나도

먹고살아야 한다고.

어린나무에게 햇살이 필요해서 큰 나무를 죽였을 뿐이라고.

흐흐흑!"


넝쿨식물도 죽는 게 서러웠어요.

그러나

동생의 톱질은 계속되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수백 년 된 소나무가 웃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앞으로 건강하게 숲을 지켜갈게요."


소나무의 아우성 소리에 동생은 놀랐어요.

숲은 죽어가는 넝쿨식물과 살아난 소나무가 울부짖는 소리가 가득했어요.



점심 먹은 후!

동생은 숲에 갈 준비를 했어요.


"또 산에 가냐?"


형이 물었어요.


"네!

할 일이 있어요.

수백 년 된 소나무가 죽어가고 있어요.

몇 그루라도 살려야겠어요."


등산화를 묶으며 대답했어요.

형은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 같았어요.

배낭에는 어제 산 손도끼도 있었어요.

갑자기

숲길을 걷는 데 <금도끼 은도끼> 동화가 생각났어요.


"이것이 내 도끼냐?"


숲에서 산신령이 금도끼를 내밀며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생각했어요.


"네!

제 도끼가 맞아요."


하고 대답할까 생각했어요.


"아니요!

제 도끼는 금도끼가 아닙니다."


하고 대답한 뒤

사라진 산신령이 다시 나타나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황금에 눈먼 자!


동생은 온몸에 소름이 끼쳤어요.


"아니야!

그래도 착하게 살아야지.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지.

그게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삶이 아니던가."


동생은 착하게 살기로 마음먹었어요.

소나무 몇 그루 살렸다고 숲에게 보상을 바라지 않았어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선 숲이 먼저 건강해야 했어요.

동생의 바람대로 숲은 건강을 되찾고 있었어요.

동생이 가는 숲은 수백 년 된 소나무가 살아나고 있었어요.

바람이 달랐어요.

소나무에서 나오는 향기가 상큼했어요.



그곳에 가면!

넝쿨식물로 감싼 소나무가 한 그루 있었어요.


"멋지다!"


찍은 사진을 보고 한 말이 생각났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소나무가 고통스럽게 절규하는 소리는 듣지 못했어요.


"오늘은 가봐야겠다!

죽을 때 죽더라도 오늘은 넝쿨식물을 제거해 줘야지."


동생은 다짐하고 숲으로 향했어요.

살겠다고 하늘 높이 가지를 뻗은 모습에 눈물이 났어요.

전지가위를 들고 넝쿨을 하나하나 잘랐어요.

그런데

가슴이 아팠어요.

이미

죽은 소나무 같았어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살아야 한다.

살아나야 한다.

어떤

고통도 이겨내야 한다."


동생은 아픈 가슴을 붙잡고 넝쿨을 잘랐어요.

소나무의 절규가 들리지 않는 것 같았어요.

죽어도

편하게 죽을 것 같았어요.



아름다운 자연!

사람들은 건강을 찾기 위해 숲으로 갔어요.


올레길

둘레길

등산길


숲을 걷는 길은 다르지만 목적은 같았어요.

자신의 몸!

몸이 건강해지는 걸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하나는 알고 하나는 모르는 것이었어요.

숲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해질 수 있는 것을 아는 사람도 달라진 게 없었어요.

그저

숲에 갔다 오면 건강해진 것처럼 착각하고 살았어요.


"숲이 아파요!

수백 년 된 소나무가 죽어가는 절규를 들어보셨어요.

그저

걷는다고 건강해질 것 같아요.

생각해 보세요.

건강한 삶이란 무엇인지!"


동생은 숲을 걷는 사람을 향해 한 마디 하고 싶었어요.


오늘 아침!

등산화를 신는 데 형이 배낭을 들어보더니


"배낭이 무겁다!

무엇을 넣고 다니는 거야."


하고 형이 물었어요.


"이것저것 넣고 다녀요.

가끔

숲에서 필요할 때가 있어서요."


동생의 대답은 특별하지 않았어요.

자신이 소나무 몇 그루 살렸다고 자랑도 하지 않았어요.


"온다!

저기 온다.

나를 살려준 사람이 온다."


넝쿨식물의 고통에서 벗어난 소나무었어요.

동생은 그 말을 듣지 못했어요.

그런데

다른 날보다

소나무 가지가 유난히 흔들렸어요.

바람이 부는 것도 아니었어요.


어떤 날은

숲은 동생에게 선물을 주었어요.

영지버섯

황금상황버섯

동생은 고맙게 생각하고 선물을 받아왔어요.


"좀 더!

많이 살려야겠다.

숲이 살아야 내가 산다.

숲이 건강해야 내가 건강해진다."


동생은 숲에 가면 노래 불렀어요.


숲이 살아야 내가 산다

숲이 건강해야 내가 건강해진다

산 자의 고통도 죽은 자의 고통과 다를 게 없다

수백 년 된 소나무부터 살려야 한다

넝쿨식물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

산 자의 행동을 막는 자는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살아야 하고 살려야 한다

숲이 살아야 내가 산다


숲을 지키는 나무들은 동생을 기다렸어요.

주인이 찾아오지 않는 죽은 자의 무덤도 동생을 기다렸어요.

숲에 사는 동물들도 동생을 기다렸어요.

동물들은

동생이 숲에 와서 어떤 일을 하고 가는지 지켜봤어요.


"할머니!

약초 많이 캤어요?"


동생은 아랫집 할머니를 숲에서 만났어요.


"없어!

아니 보이지 않아.

숲에 가득한 약초가 보이지 않아.

눈이 나빠진 것도 아닌데 말이야."


할머니는 약초를 캐서 팔아야 손녀 사탕이라도 사줄 수 있다며 숲에 가곤 했어요.


"할머니!

영지버섯 찾아줄게요.

따라오세요."


하고 말한 동생은 앞장섰어요.


"뭐라고!

불로초를 찾았단 말이야.

아니!

그렇게 말하면 날 잡아갈 거야.

그걸 날 줄 거야?"


할머니는 따라가면서도 믿기지 않았어요.


"네!

할머니가 팔아서 손녀 사탕 사주세요."


하고 말한 동생은 멀리 보이는 영지버섯(불로초)을 보고 방긋 웃으며 말했어요.

할머니는 횡재한 기분이었어요.

영지버섯을 보고 놀랐어요.


"세상에!

최상품 불로초라니.

숲이 준 선물이군.

고맙다!

숲을 지킨다고 예쓰 더니.

고맙다."


할머니는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요.


다음 날!

영지버섯(불로초)을 판 할머니는 돈을 꽤 많이 받았어요.

할머니는 정육점에 들려 돼지고기 한 근을 샀어요.

할머니는 집에 있는 형에게 돼지고기를 주었어요.


"할머니!

돼지고기를 누가 주었어요?"


형이 할머니에게 물었어요.

그러나

할머니는 맛있게 먹으라는 말만 남기고 가셨어요.







숲이 준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