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면 알겠지!
눈 오는 날이면!
숲 속 나무들도 말이 많았어요.
설국이 아름다운 이유를 자신 때문이라고 말하는 나무도 있었어요.
꽃이 피고 지는 때가 다른 꽃나무들은 조용히 지켜봤어요.
"설국의 나라!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산수화야.
빨강 열매를 매달고 맞이하는 눈 오는 날.
지켜봐 봐!
얼마나 아름다운 지 모를 거야."
산수화가 자랑을 했어요.
아직 잎도 나오지 않은 꽃나무들은 할 말이 없었어요.
"산수화보다
더 아름다운 꽃도 많아.
동백과 매화도 있어.
동백꽃은 산수화 열매보다 더 빨갛다고!"
진달래꽃나무가 한 마디 했어요.
산수화는 화났어요.
눈 맞으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어요.
동백은 말이 없었어요.
겨울이 아름다운 건 동백꽃이 피기 때문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산수화열매가 빨갛게 익어가는 모습도 아름다웠어요.
설국의 세상에 빨갛게 익은 열매가 있다는 것만도 자랑거리가 되었어요.
꽃이 아름다운 세상!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우는 건 상상할 수 없었어요.
따뜻한 햇살을 받아 일찍 꽃 피운 산수화는 추운 겨울에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자랑하고 있었어요.
"호호호!
날씨가 추워도 열매를 떨어뜨리지 않아.
단단히 매달고 있을 테니 봐봐.
눈 오는 날!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이야.
모두
산수화열매를 사랑하게 될 거야.
또
산수화열매는 약초로 사용할 수도 있어."
산수화는 자신을 뽐내며 자랑했어요.
조금 떨어진 곳!
매화와 벗꽃이 꽃망울을 키우고 있었어요.
초록 잎에 감춰진 빨강 동백꽃도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눈 오는 날!
동백꽃은 꽃망울을 내밀고 활짝 웃었어요.
초록잎에 눈이 소복이 쌓인 사이로 빨간 동백꽃망울이 고개를 내밀고 방긋 웃고 있었어요.
"저기 봐봐!
동백이 꽃을 피우려고 해.
예쁘다!"
"빨간 동백이다!
이제
산수화도 자랑 끝났다.
빨간 열매가 새까맣게 변하고 있잖아."
진달래꽃나무가 한 마디 하자
"맞아!
꽃은 필 때가 되어야 피는 거야.
매화랑 벗꽃도 필 준비를 하고 있잖아."
감나무가 한탄하듯 한 마디 했어요.
감꽃이 피려면 아직 멀었어요.
"꽃이 아름다운 건!
자신이 언제 꽃 피우든 기다릴 줄 안다는 거야.
기다림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되는 것 같아."
동백꽃을 보고 날아온 나비 한 마리였어요.
긴 겨울을 잘 버틴 나비는 벌써 꽃가루를 모으고 있었어요.
"저 녀석!
춥지도 않나.
나는 추워 죽겠는데.
벌써
꽃가루를 모으다니."
소나무 동굴에 들어가 겨울을 나고 있던 거미 었어요.
"맞아!
아직 꿀벌은 보이지 않잖아.
나비가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는 것 같아."
동굴 속 무당벌레도 한 마디 했어요.
동백은 조용히 지켜봤어요.
눈 오는 날은 눈을 맞으며 세상과 소통하고 싶었어요.
비 오고 바람 부는 날은 몸을 움츠리고 아직 피우지 못한 꽃망울을 보호하려고 했어요.
"너무 추워!
날씨가 추우면 꽃망울이 얼 텐데.
어떡하지!"
동백은 두툼한 잎으로 꽃망울 하나하나 감쌌어요.
꽃망울이 얼지 않고 추운 겨울을 잘 버티고 꽃을 피웠으면 했어요.
숲 속 동백이 하나 둘 꽃망울을 터트렸어요.
빨간 꽃잎이 하얀 눈과 잘 어울렸어요.
설국의 세상!
산수화열매와 동백꽃이 멋진 겨울을 만들고 있었어요.
아름다운 세상!
겨울이 아름다운 건 하얀 설국과 빨간 산수화열매와 동백꽃이 있기 때문이었어요.
산수화열매도 자랑을 멈췄어요.
추운 겨울날 자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산수화는 부끄러웠어요.
산수화는 자신의 열매가 활짝 핀 동백꽃만큼 아름답지 않았어요.
모든 것은 때가 있었어요.
산수화열매가 아름다운 건 동백꽃이 피기 전이었어요.
동백꽃이 아름다운 건 매화꽃이 피기 전이었어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면서도 동백꽃은 자랑하지 않았어요.
따뜻한 햇살을 받아들이고 꽃 한 송이라도 활짝 피우려고 노력했어요.
"동백아!
꽃을 활짝 피웠구나.
예쁘다!"
손녀 손을 잡고 나온 할머니 었어요.
첫눈이 내리고 난 후 동백꽃이 피기만 기다리던 할머니 었어요.
손녀는 빨강 동백꽃을 꺾어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할머니는 꺾어주지 않았어요.
아직 활짝 피지 않아서 좀 더 기다리라고 했어요.
사실은
아름다운 동백꽃을 꺾고 싶지 않았어요.
"할머니!
많이 늘으셨군요.
어디 아프셨어요?"
동백은 매년 보던 할머니가 야윈 것을 보고 물었어요.
"그래!
많이 아팠어.
할미꽃도 시들 때가 되었지.
활짝 필 꽃이 아니야."
손녀 손을 잡은 할머니는 손녀에게 의지하는 것 같았어요.
"할머니!
건강하게 지내세요.
내년에도
첫 번째로 와서 동백꽃을 봐주세요."
동백은 매년 찾아오는 할머니 건강을 챙겼어요.
손녀 손을 잡고 할머니는 집으로 향했어요.
하나 둘!
동백꽃이 꽃망울을 터트렸어요.
초록잎 사이로 빨간 동백꽃이 꽃망울을 터트렸어요.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졌어요!
꽃들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알았어요.
추운 겨울은 생명을 잉태하고 탄생시키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춥다고 움츠리고 있을 때 겨울은 바빴어요.
추운 겨울을 탓하는 사람을 원망하지도 않았어요.
동백은 자신이 할 일을 하고 있었어요.
"할머니!
진달래꽃잎으로 화전 만들어 주세요."
손녀는 작년 봄에 먹었던 화전이 먹고 싶었어요.
"조금만 기다려!
진달래꽃이 곧 필 거야.
그때
많이 만들어 줄게.
매화전이랑 벗꽃전도 만들어 줄게."
하고 할머니가 말하며 손녀 손을 꼭 잡았어요.
손녀도 좋아하며 할머니 손을 꼭 잡았어요.
손녀는
아침마다 뒷산으로 달려갔어요.
진달래꽃이 피었나 찾아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