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565
엄마 사랑!
따뜻한 봄날!
동수가 키우는 암탉이 알을 낳았어요.
여름이 되자
암탉은 알을 품었어요.
이십 일이 넘자 알을 깨고 병아리가 태어났어요.
병아리 일곱 마리!
알에서 태어난 노란 병아리들은 암탉을 따라다녔어요.
'삐약! 삐약!'
병아리 울음소리가 요란했어요.
암탉은 꽃밭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았어요.
병아리에게 줄 먹이었어요.
꽃들은
처음 보는 병아리가 귀여웠어요.
"얘들아!
이쪽으로 와 봐.
지렁이 찾아줄게."
빨강 꽃이 병아리들을 향해 외쳤어요.
'삐약! 삐약!'
병아리들이 신나게 달려갔어요.
병아리 꽃이 활짝 핀 것 같았어요.
아침마다
동수는 닭장으로 달려갔어요.
모이를 주고 병아리 한 마리 한 마리를 안아봤어요.
"무럭무럭 자라라!
너희들도 알을 많이 낳아야 한다."
동수는 병아리를 보고 외쳤어요.
'삐약! 삐약!'
병아리들이 대답했어요.
병아리들도 무럭무럭 자라고 싶었어요.
암탉이 날카로운 발톱으로 땅을 파해치면 굼벵이와 지렁이가 나왔어요.
병아리들은 달려가 쪼아 먹었어요.
꽃들도 암탉에게 굼벵이와 지렁이가 많은 곳을 가르쳐 주었어요.
"안녕!
병아리들아."
꿀벌과 나비가 병아리들 친구 되어 주었어요.
예쁜 꽃밭에서 꽃향기 맡으며 신나게 놀았어요.
뜨거운 햇살을 피해 그늘 밑에서 병아리들이 졸고 있었어요.
그런데
병아리를 노리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감나무 위에 고양이가 앉아 있고 개울가에 족제비가 숨어 있었어요.
숲에는 삵과 너구리가 병아리 소리를 듣고 침을 꿀꺽 삼키고 있었어요.
동수는
지난번처럼 병아리를 잃고 싶지 않았어요.
닭장을 튼튼하게 고쳤어요.
곤충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꼼꼼하고 튼튼하게 지었어요.
겨우!
바람만 통과할 수 있는 구멍이 있는 닭장이었어요.
"닭장이 튼튼하니까!
병아리를 잡아가지 못할 거야."
동수는 튼튼한 닭장을 보고 한 마디 했어요.
어두운 밤!
숲에서 삵이 내려왔어요.
그런데
튼튼한 닭장을 보고 놀랐어요.
닭장에서 평화롭게 잠자는 병아리를 보고 화가 났어요.
삵은 배고픈 듯 이곳저곳 닭장을 돌아다녔지만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어요.
고양이도 족제비도 닭장에 들어갈 수 없었어요.
가끔!
바람이 닭장에 들어가 밖의 소식을 전해주었어요.
"얘들아!
저기 감나무 뒤에 족제비가 숨어 있어.
조심해야 해."
하고 바람은 병아리들에게 속삭이고 닭장을 나갔어요.
"엄마!
족제비가 뭐야?
무서운 거야.
아니면
같이 놀아도 되는 친구야."
병아리 한 마리가 암탉에게 물었어요.
"족제비!
무서운 녀석이다.
그 녀석을 만나면 무조건 도망쳐야 해.
그 녀석에게 잡히면 죽어."
암탉은 병아리들에게 몇 번이나 말했어요.
위험한 곳에 가지 못하게 했어요.
또
엄마 뒤만 졸졸 따라다니라고 말했어요.
족제비나 삵을 만나면 도망치라고 했어요.
닭장이나 동수에게 달려가라고 했어요.
암탉의 말 한마디에는
엄마 사랑이 가득 들어 있었어요.
어느 날!
개울가에서 병아리들은 족제비를 만났어요.
"도망쳐!"
암탉이 외쳤어요.
병아리들이 다칠까 걱정하며 족제비 앞을 막았어요.
"엄마!
지금 도망쳐야 해요?"
아무것도 모르는 병아리 한 마리가 물었어요.
"빨리!
도망쳐."
암탉은 크게 외쳤어요.
개울가 갈대숲에서 족제비가 고개를 내밀고 나오려고 했어요.
병아리들이 달렸어요.
닭장을 향해서 달려야 했는데 대나무 숲으로 달렸어요.
"그곳이 아니야!
닭장으로 달려야지.
동수를 찾아 가!"
암탉이 다시 외쳤어요.
족제비도 날카로운 이를 보이며 암탉에게 다가갔어요.
병아리들이 돌아서서 닭장을 향해 달렸어요.
마당에 동수가 놀고 있었어요.
병아리들은 동수 다리 밑으로 걸어가 숨었어요.
"뭐야!
엄마랑 놀아야지.
왜!
나를 붙잡고 야단법석이야."
암탉이랑 놀던 병아리가 갑자기 나타나 동수는 놀랐어요.
주변을 둘러봤어요.
아무것도 없었어요.
고양이도 족제비도 없었어요.
낮에는 삵이 숲에서 내려오지 않았어요.
동수는
병아리를 안아주며 놀았어요.
"무럭무럭 자라거라!
엄마를 잘 따라다녀야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어.
엄마 없는 곳은 위험하니까 가지 말고 말이야."
동수는 병아리가 귀여웠어요.
일곱 마리 병아리가 무럭무럭 자랐으면 했어요.
병아리가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족제비와 삵은 닭장을 기웃거리며 안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튼튼한 닭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어요.
암탉은 위험한 곳에 가지 않았어요.
일곱 마리 병아리 키우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엄마가 아이를 키우며 육아에 힘쓰는 것과 같았어요.
암탉도
개미나 거미가 많은 숲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삵이 병아리를 노린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개울가에 가서 어린 물고기를 잡아먹고 싶었지만 족제비가 병아리를 노리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일곱 마리 병아리는 무럭무럭 자랐어요.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지 않고 먹이를 스스로 찾았어요.
숲이나 개울가 가까이 가지 않았어요.
병아리들은 엄마가 한 말을 잘 들었어요.
"숲이나 개울가는 들어가지 마!
아니다.
가까이 가지도 마.
개미나 거미도 잡아먹을 생각 하지도 마."
아침마다
암탉은 위험한 곳에 가지 못하도록 잔소리하듯 말했어요.
동수는 병아리들이 한 마리도 죽지 않고 자라서 좋았어요.
닭장을 튼튼하게 지은 보람이 있었어요.
'꼬꼬댁!
꼬꼬꼬!'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어요.
닭장에서 암탉이 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무럭무럭 자란 병아리들이 알을 낳기 시작했어요.
저녁때가 되면
동수는 닭장에 들어가 알을 찾았어요.
알을 찾을 때마다 기분이 좋았어요.
동수는
병아리들을 잘 키운 암탉을 안고 닭장을 나왔어요.
"이거 먹어!
병아리들을 잘 키워줘서 고맙다."
동수는 병아리를 잘 키운 암탉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요.
한 마리도 죽이지 않아서 더 고마웠어요.
엄마가 사준 병아리 열 마리 중에 살아난 한 마리 암탉이었어요.
이제 암탉 여덟 마리가 되었어요.
동수는 닭장에 들어갈 때마다 행복했어요.
닭장이 튼튼한지 확인하고 나왔어요.
여름이 되면 암탉들이 알을 품을 것 같았어요.
태어나지도 않은 병아리 수십 마리가 마당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떠올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