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01

by 동화작가 김동석

친구가 필요해!



생쥐가 고양이를 만나면 도망쳐야 살 수 있었어요.

그런데

생쥐대장 코코는 도망치지 않았어요.

고양이에게 묻고 대답하는 걸 좋아하는 코코였어요.


코코는 <시니어 노화 연구소>에서 도망친 생쥐였어요.

사람들은 코코에게 친구가 되어준다고 속이고 잡아갔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연구를 한다며 주사를 놓고 약을 먹였어요.

하루 종일 잠만 자는 날도 있었고 임상시험을 하는 날도 많았어요.

연구소에는 수백 마리의 생쥐들이 있었어요.

모두 코코처럼 임상실험 대상이었어요.

코코는 운 좋게 <시니어 노화 연구소>를 탈출할 수 있었어요.

죽을 고비를 넘긴 코코는 시골에서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땅 파는 힘도 없었어요.

죽을힘을 다해 땅을 파고 들어간 곳에서 흙냄새를 맡으며 며칠 동안 잠만 잤어요.


"자연의 힘!

이런 것이었구나."


코코는 정신을 차리고 흙냄새를 맡았어요.

정신이 들었어요.

쥐구멍 밖으로 나오자 따뜻한 햇살이 코코를 맞이했어요.


"눈 부셔!

눈을 뜰 수가 없어!"


코코 앞에는 아름다운 시골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코코는 부러진 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더 멀리 보고 싶었어요.


로라의 집!

마당에서 나무를 올라가는 코코를 지켜보는 고양이가 있었어요.

삼색고양이 미미 었어요.


"살아남으려면!

지혜로운 생쥐가 되어야 해.

사람들에게 잡혀가지 않고

고양이들에게 괴롭힘 당하지 않으려면 말이야."


코코는 다짐했어요.

사람들에게 다시는 잡혀가고 싶지 않았어요.

고양이도 무서웠어요.

고양이는 시골에서 생쥐의 포식자였어요.



삼색고양이 미미는 생쥐를 만나면 친구(벗, 친우, 동무)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생쥐들은 미미를 만나면 도망치기만 했어요.


미미는 로라가 주는 고기를 먹고 행복하게 지냈어요.

그런데

친구가 없었어요.

주변에 고양이가 살고 있지 않았어요.

미미는 쥐구멍에서 나온 생쥐를 쫓아다니며 친구가 되어 달라고 애원했어요.

하지만

생쥐들은 애원하는 고양이를 피하고 도망치기 바빴어요.


어느 날!

미미는 코코에게 달려갔어요.


"난!

친구가 필요해.

나랑 친구 하자."


하고 미미가 말했어요.


"그거 알아!

생쥐와 고양이는 친구가 될 수 없어.

고양이 조상들은 쥐를 잡아먹고살았어.

쥐들은 고양이만 보면 도망쳐야 했어.

그런데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겠어."


하고 코코가 말하자


"쥐를 잡아먹었다고!

고양이는 집사가 주는 사료만 먹어.

아침에도

집사가 준 사료를 먹고 나왔어.

가끔

닭이나 소고기 간식을 줄 때도 있어.

쥐는 절대로 잡아먹지 않았어."


하고 미미가 말했어요.


미미의 말은 사실이었어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은 쥐를 잡아먹지 않았어요.

집사가 주는 사료나 고기를 먹고 자랐어요.


"고양이 팔자가 최고다!

집사가 주는 고기나 사료를 먹고 놀기만 하면 되잖아.

쥐를 잡지 않아도 행복하게 사는 걸 보니.

부럽다!"


코코는 고양이들이 부러웠어요.

매일 밤마다 곡식 창고를 찾아 쥐구멍을 뚫고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야 하는 쥐들이 불쌍했어요.

더러운 쓰레기를 뒤질 때도 있었어요.



따스한 봄날!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코코에게 하얀고양이 추추가 찾아왔어요.

추추는 라라의 이웃마을에 사는 고양이었어요.

추추는 코코에게 친구하자고 졸랐어요.


"친구!

사람들이 친구 하자고 데려가 날 임상실험용으로 사용했어.

아픈 주사도 맞고 먹기 싫은 약도 매일 먹었어.

난!

친구라는 말이 제일 싫어.

고양이와 쥐는 친구가 될 수 없어.

고양이는 배가 고프면 쥐를 잡아먹잖아."


하고 코코가 말하자


"뭐라고!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어.

난!

절대로 쥐를 안 잡아먹어.

한 번도 먹어본 적도 없어.


하고 말한 추추가 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코코와 친구가 되려면 나무 위로 올라가야 할 것 같았어요.


"친구란 말이야!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을 말해.

그런데

쥐와 고양이가 오래도록 친하게 지낼 관계는 아니잖아."


코코는 나무기둥을 올라오는 추추에게 말했어요.

추추가 나무를 붙잡고 멈췄어요.


"누가 그래!

쥐와 고양이도 친구가 될 수 있어.

오래오래 친하게 사귀며 살아가면 되잖아."


추추가 위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코코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추추가 좀 더 올라오면 뛰어내려 도망칠 생각이었어요.



꽃밭에서!

생쥐 한 마리가 삼색고양이 미미를 발견했어요.

생쥐는 도망쳤어요.

그런데

미미는 계속 생쥐를 따라갔어요.

잡히면 죽을 것 같았어요.


"따라오지 마!

고양이가 무섭단 말이야.

생쥐대장 코코가 고양이를 조심하라고 했어."


하고 말한 생쥐가 도망쳐 쥐구멍으로 들어갔어요.

미미는 쥐구멍 앞에서 한 참 기다렸어요.


고양이들은 같이 놀아줄 친구가 필요했어요.

생쥐들도 같이 놀아줄 친구가 필요했지만 고양이는 싫었어요.

같이 놀다가도 고양이가 배고프면 생쥐를 잡아먹을 것 같았어요.


"바보!

이웃마을에 가면 추추가 있는데.

둘이 친구가 되면 될 텐데."


코코는 미미와 추추를 만나게 해 줄까 생각했어요.

친구가 없는 두 고양이가 만나면 행복할 것 같았어요.


코코는 들판을 달렸어요.

아름다운 시골 풍경이 좋았어요.

그 모습을 생쥐들이 구경했어요.

나비와 꿀벌이 코코를 따라 날았어요.

코코는 건강을 회복하고 있었어요.

코코 뒤를 미미가 달렸어요.


"시골에서 살기 힘들지.

내가 도와줄게.

난!

곡식창고가 어디 있는지 다 알아."


하고 미미가 말했어요.

서울 연구소에서만 지냈던 코코는 귀가 쫑긋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