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아이!
모세는 똑똑한 아이었어요.
아빠가 여섯 살 아들을 학교에 보내는 이유였어요.
아침마다
할머니는 손자를 업고 학교에 데려다주었어요.
할머니가 몸이 아프거나 힘들 때는 엄마가 아들을 업고 학교에 갔어요.
누나(인자)는 모세만 업고 학교에 가는 게 싫었어요.
학교 가기 싫은 날도 있었어요.
인자도 할머니나 엄마가 업고 학교에 데려다주길 바랐어요.
그런데
할머니와 엄마는 업어주지 않았어요.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 되면 할머니가 모세를 데리러 왔어요.
할머니는 사대독자 집안의 대를 이를 손자를 소중히 생각했어요.
어린 모세는 훗날 놀림거리가 된다는 걸 몰랐어요.
"모세야!
우리 집안 대를 이을 모세야.
공부 잘해야 한다.
알았지!"
할머니는 모세를 업고 한 마디 했어요.
모세는 듣기만 했어요.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는 말이 가슴을 파고 들 비수 같은 것일지 몰랐어요.
모세를 학교에 엄마가 데리고 가는 날은 달랐어요.
엄마는 모세를 걷게 했어요.
친구들과 뛰어놀게 했어요.
엄마는
여섯 살 아들이 여덟 살 아이들과 함께 학교 다니는 것이 걱정이었어요.
그렇다고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놀게 할 수 없었어요.
엄마는 바빴어요.
집안일도 해야 하고 논밭 일도 했어요.
어린 막내딸(지신)도 돌봐야 했어요.
엄마 아빠 사랑을 받지 못하는 둘째 아들(선행)은 불만이 늘었어요.
모세만 관심 가지고 돌보는 할머니와 엄마가 싫었어요.
똑똑한 형을 둔 동생은 마음의 상처를 조금씩 받는 것 같았어요.
누나(인자)도 둘째 동생(선행)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모세에게서 빼앗아 오려고만 했어요.
하지만
집안 대를 이을 모세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사랑을 뺴앗을 수 없었어요.
학교에서 돌아온 모세는 밥 먹은 후 서당으로 향했어요.
서당 가는 길도 혼자가 아니었어요.
할머니가 업고 가는 날이 많았어요.
할머니와 엄마가 바쁜 날은 누나(인자)에게 데려다주라고 했어요.
그런데
인자는 동생을 등에 업고 가지 않았어요.
그 모습을 지켜본 할머니는 인자를 혼낼 때가 많았어요.
"인자야!
동생을 업고 가야지.
우리 집 대를 이을 아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업고 다녀."
할머니는 인자를 혼내며 말했어요.
"싫어요!
나도 힘들어요."
하고 인자가 한 마디 했어요.
할머니는 손녀를 혼냈어요.
인자도 할머니를 이겨볼 것 같이 덤볐어요.
모세는 서당에서도 열심히 공부했어요.
여섯 살 아이가 공부하기 힘든 <천자문>도 외웠어요.
"모세야!
천자문 외워볼래."
하고 할머니가 말하면 모세는 자신 있게 외웠어요.
하늘천(天) 땅지(地)
검을 현(玄) 누를 황(黃)
집우(宇) 집주(宙)
넓을 홍(弘) 거칠 황(荒)
......
모세의 천자문 외우는 소리는 노래처럼 들렸어요.
서당에서 배운 대로 리듬을 타며 외웠어요.
"잘한다!
아주 잘한다."
아빠 엄마가 모세를 칭찬했어요.
옆에서 지켜보던 동생(선행)은 짜증 났어요.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하는 선행이었어요.
선행은 형과 둘이 있을 때마다 형을 괴롭혔어요.
형보다 힘이 더 센 선행은 자신이 집안에서 소외당하는 것 같았어요.
"선행아!
형을 때리면 어떡해."
엄마가 둘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한 마디 했어요.
"형만 좋아해!
엄마도 나빠.
아빠도 할머니도 다 나빠."
선행이 단단히 삐진 것 같았어요.
선행은 엄마와 형을 쬐려 보고 방을 나갔어요.
엄마는 마음이 아팠어요.
선행이 한 말이 맞는 것 같았어요.
사대독자 집안에 대를 이을 아이라서 관심과 사랑을 더 준 것은 사실이었어요.
모세가 무엇이든 잘하면 인자나 선행에게 피해가 갔어요.
아침상도 모세는 아빠랑 할머니랑 같이 먹었어요.
선행과 인자는 엄마랑 같은 밥상에서 밥을 먹었어요.
선행은 형이 싫었어요.
무엇이든 잘하는 형이 칭찬받을 때마다 화가 났어요.
형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아 가지려고 했어요.
선행의 행동이 잘못되어 가는데도 엄마 아빠는 눈치채지 못했어요.
할머니도 눈치채지 못했어요.
그런데
누나(인자)는 선행이 잘못되어 가는 걸 알았어요.
모세는 방에서 서당 숙제를 하고 있었어요.
달력 위에 한자를 쓰고 있었어요.
동생도 형이 한자 쓰는 걸 지켜봤어요.
그런데
동생은 형을 괴롭히고 싶었어요.
"건들지 마!
화장실 갔다 올 테니까."
모세가 동생에게 말하고 방을 나갔어요.
"건들지 말라고!
내가 망쳐 놀 거란 걸 어떻게 알았지.
히히히!"
선행은 붓을 들었어요.
형이 쓴 글 위에 붓으로 낙서를 시작했어요.
"히히히!
내가 낙서를 많이 해줄게.
다 망쳐 놀 테야."
선행은 형이 오기 전에 낙서를 많이 했어요.
붓을 종이 위에 던져 놓고 방을 나왔어요.
"이게 뭐야!
엄마 아빠 할머니."
모세가 소리쳤어요.
동생(선행)이 낙서한 달력을 들고 방을 나왔어요.
엄마 아빠에게 보여줄 생각이었어요.
모세는 다한 숙제를 다시 해야 했어요.
선행은 저녁 늦게야 집에 돌아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