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야 한다!-01

by 동화작가 김동석

잘해야 한다!





모세가 태어난 것은 집안의 경사였어요.

사대독자 집안에 아들이 태어났으니 큰 축복이었어요.

모세가 태어나기 전에는 큰 딸 인자가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했어요.

그런데

아들 모세가 태어나며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집안 어른들은 모세에게만 관심을 가졌어요.

모든 사랑을 모세에게 주었어요.

큰 딸 인자는 가족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어요.


인자는 남동생이 태어났을 때만 해도 좋았어요.

동생이 생긴 뒤 일어날 일에 대해선 몰랐어요.


"엄마!

모세가 웃었어.

내 머리카락 잡아당기며 웃었어."


인자는 기분 좋았어요.

모세가 자신을 보고 웃어서 더 좋았어요.

인자도 모세를 좋아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인자가 차지한 관심과 사랑이 사라졌어요.


할머니가 아이스크림을 사 와도 모세만 챙겨주었어요.

아빠 엄마도 모세에게만 관심을 가졌어요.


모세가 세 살 되던 해!

엄마는 아기를 낳았어요.

이번에도 아들이었어요.

가족들은 사대독자 집안에 아들이 둘이나 태어나서 좋아했어요.

그런데

모든 사랑은 큰 아들 모세에게 돌아갔어요.


"모세야!

잘 자라야 한다.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


할머니는 모세만 보면 말했어요.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던 모세는 대답만 했어요.

훌륭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모세였어요.


인자는 짜증이 늘었어요.

남동생 둘이 태어나며 인자는 가족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어요.

그런데

욕심 많은 인자는 가족들의 사랑을 차지하려고 노력했어요.

동생들이 싫었어요.

엄마 아빠가 없을 때는 돌봐주지도 않았어요.



여섯 살 모세!

학교에 조기 입학했어요.

모세는 서당에 다녔어요.

할머니 등에 업혀 서당에 가는 모세를 보고 인자는 짜증 났어요.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서당에 다닐 수도 없었어요.


"할머니는 모세만 좋아해!

짜증 나 죽겠어."


인자는 화났어요.

남동생이 태어난 게 싫었어요.


"아들!

아들 낳아야 한다.

집안에서 쫓겨나지 않으려면 아들 낳아야 한다."


외할아버지가 올 때마다 엄마에게 한 말이었어요.

엄마가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이유를 몰랐던 인지는 커가며 알았어요.

집안 대를 이어 가기 위해선 아들을 낳아야 했어요.


모세는 무엇이든 잘하고 싶었어요.

욕심도 생겼어요.

그런데

누나의 욕심을 따라갈 수 없었어요.

집안에 어른이 없을 때는 모든 것이 누나의 것이었어요.

두 남동생이 누나를 이길 수 없었어요.


모세는 동생(선행)도 이길 수 없었어요.

선행은 형 것도 빼앗아 먹고 모든 것을 가지려고 했어요.


마음씨 착한 모세!

욕심 많은 누나와 고집 센 동생 사이에 끼어 힘들 때가 많았어요.

모세는 누나와 동생을 이기기 위해선 무엇이든 잘해야 했어요.


"모세야!

공부 잘해야 한다.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


할머니는 모세를 등에 업고 서당에 가며 말했어요.

엄마도 모세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공부도 잘해야 하고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잘해야 한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던 모세는 대답만 열심히 했어요.

할머니와 엄마 아빠가 모세를 칭찬하면 할수록 누나(인자)와 동생(선행)은 짜증이 늘었어요.

시기와 질투를 넘어 복수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어요.


모세는 칭찬이 부담스러웠어요.

여섯 살 먹은 아이가 칭찬과 잘해야 한다는 말이 부담스러웠어요.

서당에 갈 때마다 할머니가 업고 가거나 엄마가 업고 가는 것도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어른들은 사대독자 집안의 대를 이어갈 모세에게만 관심을 가졌어요.


"할머니!

모세는 여섯 살이에요.

혼자서도 밥 먹을 수 있어요."


하고 인자가 말했어요.

할머니가 모세에게 밥 먹여주는 게 싫었어요.

할머니는 모세만 챙기고 사랑했어요.

엄마 아빠보다 모세를 더 챙겼어요.


엄마는 선행이 세 살 되던 해에 아이를 또 낳았어요.

여자 아이었어요.

가족들은 태어난 여자아이(지신)에게 관심도 없었어요.

오직

모세에게만 관심과 사랑을 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