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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의 세계
눈사람 그림자!
달콤시리즈 222
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16. 2022
눈사람 그림자!
"눈이 멈췄다!"
함박눈이 멈추자 순이는 동생들과 감나무 밑으로 갔다.
"여기서 기다려!"
하고 동생들에게
말하고 순이는 하얗게 눈 쌓인 감나무를 오르기 시작했다.
"언니!
미끄러우니까 조심해."
바로 밑 여동생 순임이가 말하자
"알았어!"
순이는
대답하고 천천히 감나무를 올랐다.
"여기 봐봐!"
하고 순이는 동생들에게
말한 뒤 감나무에 쌓은 눈을 손으로 밀쳤다.
손으로 밀친 하얀 눈이 바람에 날려 뿌였게 감나무 아래로 떨어졌다.
"와!
보석처럼 빛난다."
동생들은 눈이 오는 것보다 언니가 밀친 눈이 흩어지며 보석처럼 빛나는 게 신기했다.
"순임아!
홍시가 떨어지면 주워서 바구니에 담아."
"알았어!"
순임이는 언니가 긴 작대기로 눈 맞은 홍시를 떨어뜨리면 주울 준비를 했다.
"호호!"
손이 시린 순이는 꽤 높은 곳에서 쉬며 입김으로 손을 녹였다.
"언니!
왼쪽에 홍시가 더 많아."
순임이가 감나무 밑에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더니 말하자
"알았어!"
하고 대답한 순이는 동생이 말한 감나무 가지 쪽으로 옮겼다.
"하나씩 먹으려면 네 개는 따야겠지!"
순이는 동생들에게 줄 간식으로 가끔 감나무에 올라가 홍시를 땄다.
첫눈이 왔을 때도 홍시를 따서 동생들에게 준 순이는 눈 온 뒤 먹는 홍시가 얼마나 맛있지 알았다.
"어머나!"
감나무는 생각보다 미끄러웠다.
순이는 하마터면 미끄러질 뻔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순이는 조심조심 홍시가 매달려있는 곳을 향해 올라갔다.
"받아!
순이가 첫 번째 홍시를 긴 작대기로 떨어뜨리며 말했다.
"응!"
순임이가 대답하고 눈 위에 떨어진 홍시를 주워 바구니에 담았다.
순이는 홍시 여섯 개를 따고 내려오기 시작했다.
"엄마랑 아빠도 줄 거야?"
하고 순임이가 묻자
"응!"
하고 순이가 대답하며 감나무에서 내려왔다.
"여기 앉아!"
순이는 동생들을 마루에 줄줄이 앉게 하더니 홍시를 손으로 닦아 하나씩 주었다.
"맛있어!"
막내 여동생 순옥이가 말하자
"달아!
달콤하고."
남동생 영수가 홍시를 먹으며 말했다.
순이와 순임이도 홍시 하나씩 먹으며 함박눈이 내리는 앞산을 바라봤다.
"순이야!
항아리에 물을 채워야겠다."
하고 저녁을 준비하던 엄마가 말하자
"알았어요!"
하고 대답한 순이는 물통을 들고 샘터를 향했다.
"언니!
나도 따라갈까?"
하고 순임이가 묻자
"작은 물통 들고 와!"
하고 순이가 말했다.
순임이는 동생들이랑 같이 작은 물통을 들고 앞장선 언니를 따라 샘터로 향했다.
"조심해!
길이 미끄러우니까."
순이가 뒤에서 따라오는 동생들에게 말했다.
"알았어!"
순임이는 동생들과 천천히 걸었다.
"누나!
눈사람 만들까?"
하고 남동생 영수가 묻자
"내일!
오늘 밤에 눈이 더 많이 내리면 내일 눈사람 만들자."
하고 순임이가 대답하자
"좋아!
나는 거인 눈사람을 만들 거야."
호기심 많은 영수는 아주 큰 거인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다.
"언니!
나도 눈사람 만들 거야."
하고 막내 순옥이가 말했다.
"그래!
내일은 우리 집에 하늘에서 손님이 찾아오겠다."
하고 순임이가 말하며 걸었다.
"언니!
내일 손님 오는 거야?"
하고 막내 순옥이가 묻자
"바보!
하늘에서 내린 눈으로 눈사람 만드니까 하늘에서 온 손님이지."
하고 남동생 영수가 말했다.
"언니!
오빠가 말한 게 맞아?"
하고 막내 순옥이가 다시 물었다.
"맞아!
하늘에서 악동들이 지상에 내려올 때는 흰 눈이 되어 내려와."
하고 순임이가 말하자
"언니!
그럼 그 손님들은 우리 집에서 사는 거야?"
하고 막내 순옥이가 다시 물었다.
"바보!
그 손님들은 며칠 후에 다시 돌아가지."
하고 남동생 영수가 말하더니 샘터를 향해 달렸다.
"조심해!"
순임이가 말하는 순간 영수는 넘어지고 말았다.
"호호호!
오빠는 바보야."
하고 막내 순옥이가 웃으며 말했다.
"히히히!
난 바보야 바보."
하고 대답한 영수는 눈 위를 뒹굴었다.
"빨리!
일어 나."
하고 순임이가 말했지만
영수는 눈 위에서 몇 바퀴 더 굴렀다.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운 뒤 순이 가족은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다 먹은 후,
하얀 세상을 바라보며 순이는 동생들과 일기를 썼다.
"언니!
오늘은 어떤 이야기 쓸까?"
하고 순임이가 묻자
"홍시 먹은 것도 있고 물 길러온 이야기도 있잖아?"
하고 순이가 말해주자
"언니!
산골짜기에 눈 오는 동화를 써도 괜찮을까?"
하고 순임이가 물었다.
순임이는 커서 동화작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
"응!
함박눈이 오는 이야기랑 눈 맞은 홍시를 감나무에 올라가 따먹은 이야길 써 봐!"
하고 순이가 말했다.
"영수야!
넌 어떤 이야기 쓸 거야?"
하고 순임이가 물었다.
"난!
눈 위에서 뒹굴며 논 이야기 쓸 거야."
하고 영수가 대답하자
"오빠!
또 뭘 쓸 거야?"
하고 막내 순옥이가 묻자
"응!
내일 오는 손님 이야기 쓸 거야."
하고 영수가 대답했다.
"오빠!
내일 손님이 안 오면 어떡할 거야?"
하고 순옥이가 다시 묻자
"걱정 마!
내가 함박눈을 맞으며 눈사람을 만들어 초대할 테니까."
하고
말한 영수는 연필심에 침을 바르고 일기를 써 갔다.
"요강도 방에 들여놔야지!"
하고 엄마가 말하자 순이는 장독대에 있는 요강을 가지러 갔다.
"와!
너무 멋지다."
장독대 항아리마다 함박눈이 가득 쌓여있었다.
순이는 눈을 치울까 생각하다 그냥 두고 요강만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그림을 그려야지!"
순이는 방에 들어와 장독대에서 본 장면을 스케치북에 그리기 시작했다.
"언니!
그림 그리는 거야?"
하고 막내 순옥이가 물었다.
"응!
항아리에 눈 쌓인 모습이 너무 멋져서."
하고 대답한 순이는 밑그림을 그렸다.
"언니!
나도 그리고 싶어."
하고 막내 순옥이가 말하자
"좋아!
내가 스케치북 한 장 찢어 줄게."
하고 말하더니 순이는
스케치북을 찢어 막내에게 주었다.
"난!
내일 만들 눈사람을 그릴 거야."
하고 말하더니 막내 순옥이는 눈사람을 그렸다.
언니도 그리고 오빠도 그렸다.
또 눈사람 옆에서 뛰어다니는 강아지 복실이도 그렸다.
"언니!
복실이는 하얀색인데 보일까?"
막내 순옥이는 하얀 세상에서 하얀 털을 가진 복실이가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걱정 마!
하얀 세상이어도 복실이 눈과 코는 새까맣잖아."
하고 순이가 말하자
"응!
눈이랑 코를 크게 그려야지."
하고 대답한 순옥이는 복실이를 크게 그렸다.
순이와 동생들은 일기를 쓰다 잠이 들었다.
그림 나오미 G
"안녕하세요!"
스케치북에서 복실이가 눈사람을 보고 인사하자
"안녕!"
하고 눈사람도 복실이에게 인사했다.
"하늘에서 살지 이곳에는 왜 내려왔어요?"
하고 복실이가 눈사람에게 묻자
"호호호!
하늘에서 사는 게 좋지.
그런데!
착한 순이와 동생들이 보고 싶어서 내려왔어."
하고 눈사람이 말했다.
"착하긴 하죠!
특히 순이가 제일 착해요."
하고 복실이가 그동안 보고 느낀 이야기를 하며 순이를 칭찬했다.
"그렇지!
동생들을 잘 보살피는 것만 봐도 순이는 착하지.
또
언니 말을 잘 듣는 동생들도 착하지."
하고 눈사람이 말했다.
"그런데!
눈사람이 안 녹는 방법은 없어요?"
하고 복실이가 물었다.
"있지!
눈사람이 천년만년 녹지 않는 방법도 있지."
"그럼!
눈사람이 녹지 않게 해 주세요."
하고 복실이가 말하자
"그건 좀 곤란해!
눈사람이 녹아야 사람도 개도 살 수 있어.
그래서
눈사람이 영원히 녹지 않게 해 줄 수는 없어."
하고 눈사람이 말했다.
"눈사람 때문에!
사람이나 개가 살 수 없다고요?"
하고 복실이가 묻자
"그렇지!
눈사람이 녹지 않으려면 북극이나 남극처럼 아주 추운 날씨가 계속되어야 하잖아.
그런데 너무 추우면 사람이나 개가 살 수 없지."
"난!
추워도 잘 사는 데."
하고 복실이가 말하자
"이 정도 추위는 추위도 아니야."
하고 눈사람이 말했다.
복실이는 아직 북극이나 남극의 추위가 얼마나 추운 지 몰랐다.
순이와 동생들이 자는 사이 눈사람과 복실이는 신나게 놀았다.
하얀 세상이 된 산골짜기에 내린 함박눈 위로 눈사람과 복실이 발자국이 가득했다.
"아빠!
우리 집도 봉수네 집처럼 기와 지붕로 바꾸면 안 돼요?"
영수는 아침 일찍부터 새끼 꼬는 아빠 옆에 앉아서 물었다.
"돈이 많이 들어!"
아빠도 초가집보다는 기와집으로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지붕 전체를 기와로 바꾸려면 많은 돈이 들었다.
"아빠!
내가 커서 돈 많이 벌면 기와지붕으로 바꿔 줄 게요."
영수는 아빠가 고생하는 게 싫었다.
초가집에 사는 것도 싫었다.
학교에 갈 때마다 초가집에 산다고 놀리는 친구들이 미웠다.
"영수야!
초가집이던 기와집이던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야.
할아버지도 초가집에서 살았고 아빠도 초가집에서 살고 있잖아.
이 집은 초가집으로 오래오래 세상에 존재했으면 좋겠다."
하고 말한 아빠는 마을마다 기와집으로 바뀌는 게 싫었다.
"아빠!
나도 초가집에 살아도 좋아요.
감나무나 대나무가 잘 어울리는 초가집이 좋아요."
아직 어린 영수는 초가집 마당 앞에 감나무가 있어서 좋고 뒷마당에 대나무 숲이 있어서 좋았다.
"그렇지!
감나무와 대나무가 잘 어울리는 집이 바로 우리 집이지."
아빠도 다른 집보다 유난히 큰 감나무가 있어서 좋았다.
겨울마다 자식들이 감나무에 올라가 눈 맞은 홍시를 따먹는 게 너무 좋았다.
"아빠!
나중에 기와집을 지어도 감나무랑 대나무 숲은 그대로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
집을 새로 지을 일도 없겠지만 만약 새로 지어도 감나무와 대나무 숲은 그대로 두자."
아빠도 마당 끝자락을 차지한 감나무와 뒷마당을 조금씩 차지하고 있는 대나무 숲은 그대로 두고 싶었다.
"영수야!"
순이가 불렀다.
"누나!"
영수는 창고에서 나오며 대답했다.
"빨리 와!
눈사람 만들자."
순이는 동생들과 눈사람을 만들 생각이었다.
"누나!
나는 제일 큰 거인 눈사람 만들 거야."
영수는 언제부턴가 거인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다.
"좋아!
누나가 사다리 갖다 줄게."
아직 어린 영수가 거인 눈사람을 만들려면 사다리가 필요할 것 같았다.
"고마워!"
하고 대답한 영수는 눈을 뭉치기 시작했다.
"오빠!
이쪽으로 오지 마."
막내 순옥이는 오빠가 자꾸만 자기 쪽으로 오는 게 싫었다.
"알았어!"
영수는 동생이 눈사람 만드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자꾸 눈 뭉치가 커지면서 동생 순옥이 있는 방향으로 굴러갔다.
"오빠!
여기로 오지 말라니까."
막내 순옥이가 화를 내며 큰소리치자
"미안!
자꾸만 눈 뭉치가 그쪽으로 가서."
영수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영수야!
이쪽으로 와 봐."
누나가 부르는 쪽으로 영수는 눈 뭉치를 굴리며 갔다.
"여기!
여기다 거인 눈사람을 만들면 좋겠다.
앞산이 보이고 마당 끝자락 감나무가 잘 보이는 곳이었다.
"알았어!"
하고 대답한 영수는 눈 뭉치를 하나 세워놓고 또 다른 눈 뭉치를 굴리기 시작했다.
오늘 밤에는 순이네 산골짜기에 거인이 태어날 듯했다.
순이가 창고에서 나무 사다리를 들고 왔다.
영수는 벌써 눈 뭉치를 크게 만들어 굴리고 있었다.
"와!
진짜 거인이다."
영수가 만든 눈사람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커다란 거인 눈사람이었다.
"누나!
이름도 지어줄까?"
하고 영수가 나무 사다리 꼭대기에 서서 물었다.
"지어줘야지!"
순이도 이름을 지어주길 바랐다.
"순 옥야!
거인 눈사람 이름 뭐가 좋을까?"
영수는 옆에서 작은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동생에게 물었다.
"응!
거인 눈사람이니까.
이 거 인!"
하고 순옥이가 말하자
"우리가 이 씨니까 그렇지?"
하고 영수가 물었다.
"응!
오빠가 만들었으니까 우리 식구잖아."
"그렇지!
나도 좋아.
이 거 인이라고 부르자."
영수는 동생이 지어준 이름대로 거인 눈사람을 이 거인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 거 인!
천상에서 내려올 때 힘들었지?"
영수가 눈사람 이름을 부르며 물었다.
"안녕!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
바람이 이곳까지 데려다줘서 힘들지 않았어."
하고 거인 눈사람이 말했다.
"말도 하다니!"
영수는 깜짝 놀랐다.
"누나! 누나!
거인 눈사람이 말을 해."
하고 영수가 멀리 있는 누나를 불렀다.
"뭐라고!
눈사람이 말을 한다고?"
"응!
빨리 와 봐."
영수가 더 크게 순이 누나를 불렀다.
안녕하세요!"
순옥이가 옆에서 거인 눈사람에게 인사하자.
"안녕!
막내 순옥이구나?"
하고 거인 눈사람이 물었다.
"네!
제가 막내 이순옥입니다."
하고 순옥이가 다시 자신을 소개했다.
"반갑다!"
거인 눈사람은 순이네 가족을 아는 것처럼 인사하며 달려오는 순이를 봤다.
"안녕하세요!"
하고 순이가 인사하자
"안녕!
순이를 드디어 만났구나."
"네!
저를 아세요?"
하고 순이가 묻자
"알지!
착하고 동생 잘 돌보는 이순이.
맞지?"
"네!
제가 이순이입니다."
하고 순이가 대답했다.
"천상에서도!
널 모두 안 단다."
"네!
저를 안 다고요?"
하고 순이가 묻자
"그래!
세상에서 가장 착한 이순이.
동생들을 잘 돌보고 엄마 아빠 일도 잘 도와주는 이순이.
천상에서 모두 널 칭찬했단다."
하고 거인 눈사람이 말하자
"정말!
우리 누나를 칭찬했어요?"
하고 영수가 물었다.
"그래!
동생들을 잘 보살피는 것을 보고 모두 놀랐단다."
거인 눈사람은 천상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모두 해주었다.
"누나!"
하고 영수가 누나를 부르며 손을 붙잡았다.
순옥이도 달려오더니 언니 손을 꼭 잡았다.
"순이야!
너에게 줄 선물이 있단다."
천상에서 내려온 거인 눈사람이 순이에게 선물을 주었다.
"뭐예요?"
하고 순이가 묻자
"그건!
영원히 녹지 않고 사라지지 않는 착한 눈사람이란다."
하고 말하더니 거인 눈사람이 순이에게 주었다.
"와!
나도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지."
영수는 천상으로부터 선물 받는 누나가 부러웠다.
"나도!
착하게 살아야지."
막내 순옥이도 언니가 부러웠다.
"감사합니다!"
순이는 거인 눈사람이 주는 선물을 받았다.
그날 밤,
순이는 동생들과 거인 눈사람 곁에 작은 집을 지었다.
물론 볏짚으로 지었지만 들어가 있으면 춥지 않았다.
"보름달이다!"
늦은 시간에 뒷산에서 보름달이 떠올랐다.
"누나!
거인 그림자야."
하고 달빛에 비친 거인 눈사람 그림자를 보고 영수가 외쳤다.
"와!
감나무만 해."
순이도 순임이도 모두 놀랐다.
"정말!
거인 눈사람이야."
영수는 거인 눈사람을 만들긴 했지만 감나무보다 더 큰 그림자를 볼 줄은 몰랐다.
"누나!
다음에는 더 큰 거인 눈사람을 만들 거야."
영수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
누나도 도와줄게."
하고 순이가 말하자
"나도!
나도 많이 도와줄게."
하고 둘째 누나 순임이가 말했다.
"고마워!"
대답한 영수는 볏짚에서 나가더니 거인 눈사람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숨었다.
"누나!"
하고 영수가 누나를 불렀지만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분명히 영수가 불렀는데 어디 간 거지?"
순이는 영수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영수야!"
하고 옆에 있던 순임이가 불렀다.
"누나!
나 여기 있어."
하고 대답했지만 영수는 보이지 않았다.
영수는 거인 눈사람 그림자를 따라 계속 걷고 있었다.
거인 눈사람 그림자 속에는 천상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
"누나!
이리 와 봐!"
하고 영수가 외쳤다.
"어디!
어디 있어?"
하고 순이가 볏짚에서 나오며 영수를 찾았다.
"누나!
여기야.
거인 그림자 속."
하고 영수가 대답했다.
"그림자 속?"
하고 대답한 순이가 거인 눈사람 그림자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와!
이게 뭐야?"
순이는 거인 눈사람 그림자 속으로 들어간 뒤 천상으로 난 길을 볼 수 있었다.
"순임아! 순옥아!"
하고 순이가 동생들을 불렀다.
"언니!"
하고 대답한 순임이가 순옥이 손을 붙잡고 언니에게 달려왔다.
"여기야!
거인 눈사람 그림자 속으로 들어와 봐."
하고 순이가 말하자 동생들이 들어왔다.
"언니!
이게 다 뭐야?"
순임이가 천상으로 난 길을 보고 물었다.
"영수야!"
멀리 천상으로 가는 길을 걸어가는 남동생을 보고 순이가 불렀다.
하지만
영수는 너무 멀리 걸어간 듯 누나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날 밤,
순이와 동생들은 천상으로 가는 길을 오래오래 걸었다.
겨울 동안
순이와 동생들은 거인 눈사람과 함께 산골짜기에서 신나게 보낼 수 있었다.
"누나!
내년 겨울이 빨리 오면 좋겠다."
영수는 겨울이 끝나가는 게 싫었다.
"금방!
겨울이 올 거야.
세상에서 시간이 제일 빠르니까."
하고 순이가 말하자
"맞아!
세상에서 제일 빠른 게 시간일 거야."
하고 순옥이가 말했다.
"내년에는!
더 큰 거인 눈사람을 만들 거야."
하고 영수가 말하자
"그래!
세상에서 가장 큰 거인 눈사람 그림자를 만들자!"
하고 순이가 말한 뒤 동생들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갔다.
"거인 눈사람!
세상에서 키가 제일 큰 눈사람!
거인 눈사람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면 천상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지!"
거인 눈사람은 하얀 세상이 된 산골짜기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날 밤,
보름달은 서쪽으로 기울며 거인 눈사람 그림자를 더 크게 만들었다.
고양이 한 마리와 들쥐 세 마리도 거인 눈사람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천상으로 가는 길을 봤다.
고양이와 들쥐 세 마리가 거인 눈사람 그림자에서 나오는 걸 본 동물은 없었다.
아마도
서쪽으로 기울던 보름달은 알고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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