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변하지 않아!

달콤시리즈 223

by 동화작가 김동석

쉽게 변하지 않아!





달이 뜨길 기다렸다.

풀잎에 이슬이 맺는 것을 보면서도 청개구리는 기다렸다.

멀리 산 너머에서 보름달이 떠올랐다.


"그렇지!

기다린 보람이 있잖아."

청개구리는 배고픔을 참고 달이 뜨길 기다린 자신을 위로했다.


"이슬에 달빛이 스며들면 그때 먹는 거야!'
청개구리는 투명한 이슬보다 달빛 먹은 이슬이 먹고 싶었다.

달이 뜨지 않는 날은 며칠 동안 먹지 않고 기다릴 때도 있었다.

배가 너무 고프면 별빛 먹은 이슬을 가끔 먹었지만 달빛 먹은 이슬만큼 맛있지 않았다.


"감사!"

달빛 먹은 이슬을 한입 먹으며 청개구리는 자연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나뭇가지를 옮겨 다니며 청개구리는 이슬을 먹고 또 먹었다.


"황금 이슬!"

노랗게 물든 이슬을 먹는 청개구리는 이름도 정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녹색이 황금색으로 조금씩 변하더니 몇 달이 지난 지금은 황금색 청개구리가 되었다.


"넌!

곧 죽을 거야!"

친구들은 황금색 청개구리에게 말했다.

몸이 보름달처럼 황금색이 된 청개구리가 곧 죽을 것만 같았다.


"아니!

난 너희들보다 더 오래 살 거야.

걱정해주는 건 좋은데 그럴 필요 없어."

황금색 청개구리는 친구들에게 말했다.


"몸이 그렇게 변하면 죽는다니까!"

친구들은 황금색 청개구리를 보면 한 마디씩 했다.


"나는 청개구리!

녹색 청개구리로 태어났다.

지금은!

황금색 청개구리!

달빛 먹은 이슬을 먹었더니 황금색으로 몸이 변했지!

나는 청개구리!

친구들은 모두 나를 걱정하지만 난 걱정하지 않아!"

황금색 청개구리는 나뭇가지에 앉아 노래 불렀다.


'깩깩깩깩깩!'

황금색 청개구리가 나뭇가지에서 울고 있었다.


"이봐!

황금색 청개구리면 우는 소리도 달라야 하잖아?"

옆 나무에 앉아있던 녹색 청개구리가 물었다.


"그렇지!

황금색 청개구리답게 울어야지!"

황금색 청개구리도 녹색 청개구리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 동안 울었지만 울음소리는 변하지 않았다.


"겉만 변하고 마음이나 감정은 변하지 않는구나!"
녹색 청개구리는 황금색 청개구리가 되면 모든 것이 변할 줄 알았다.


"모든 게 변하면 청개구리가 아니겠지!"


"맞아!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듯이 일어나는 일들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지!"

녹색 청개구리는 이상하게 보이는 황금색 청개구리보다 마음이 편한 것 같았다.


"언젠가!

또 변할지 모를 일이지."

황금색 청개구리는 언젠가 이상한 목소리로 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변해도 아주 천천히 변할 거야!"


"그렇겠지!

내가 황금색 청개구리가 된 것도 많은 시간이 걸렸잖아!"
황금색 청개구리는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녹색이 황금색으로 변했다.


'깩깩깩깩깩!'

황금색 청개구리가 울었다.


'깩깩깩깩깩!'

녹색 청개구리도 울었다.

둘 다 우는 소리는 같았다.


"이런! 이런!

너희들은 도대체 색이 변했으면 우는 것도 변해야 할 것 아냐?"

나무 아래서 낮잠 자던 개구리가 청개구리에게 말했다.




그림 나오미 G



"변한다는 건 쉬운 게 아니야!"


"맞아!"

겉이 변한다고 속까지 변한다는 보장은 없지!"

청개구리는 비록 녹색 등이 황금색 등으로 변했지만 마음까지 변하진 않았다.


"히히히!

멍청한 개구리들은 우리가 마음까지 변한 줄 알다니!"


"맞아!

그러니까 개구리들은 모두 똑같이 울고 있는 거야!"


"그렇지!

우리처럼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는데!"


"개구리들은 몸도 마음도 똑같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봐!"


"맞아!

청개구리는 좀 달라도 신경 쓰지 않는 데 말이야."

청개구리 두 마리는 나뭇가지에 앉아 개구리들을 흉봤다.


"다수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 줄을 모르는 녀석들!"

나무 밑에서 낮잠 자던 개구리는 청개구리 수다를 듣고 말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울어대는 개구리가 무섭긴 하지.

그렇다고 우리가 무서워하진 않아.

우린!

우리 방법대로 잘 살아갈 테니까."

청개구리는 등치 큰 개구리에게 큰소리쳤다.


"이봐!

내가 나뭇가지에 올라가면 넌 죽었어."

개구리는 더 큰 목소리로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청개구리를 보고 말했다.


"히히히!

웃기는 녀석!

이거나 먹어라."

하고 말한 청개구리는 나뭇가지 위에서 똥을 쌌다.


"으악!

이게 뭐야?"


"뭐긴!

똥이지."

하고 말한 청개구리는 더 높은 나뭇가지로 올라갔다.


"이 녀석이!"

개구리는 일어나 나무를 붙잡고 올라가려 했다.

하지만 나무가 허락하지 않았다.


"어디로 갔지?"

나뭇가지에 앉아있던 청개구리가 보이지 않았다.

달빛을 받은 청개구리는 황금빛으로 변해 보이지 않았다.


"이 녀석을 혼내줘야 하는 데!"

개구리는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봤지만 달빛만 보였다.


"히히히!

넌 죽어도 날 못 찾을 거야."

청개구리는 나뭇가지에 몸을 길게 늘어뜨리고 잠을 청했다.


"다음에!

저 녀석들을 반드시 혼내줄 거야."

하고 말한 개구리는 다시 친구들이 노래하는 논으로 향했다.


"이봐!

달빛을 붙잡고 춤출까?"

청개구리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좋아!

오늘은 유난히 달빛이 밝다."

청개구리들은 달빛을 붙잡으려고 모두 나뭇가지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더 높이 더 멀리 날아가 보자."


"좋아!

나는 저기 북두칠성 끝에 있는 별까지 날아가 별을 붙잡을 거야."


"그럼!

나는 북두칠성 두 번째 별을 붙잡을 거야."


"나는!

세 번째 별을 붙잡을 거야."

청개구리들은 모두 가까이 다가온 달빛을 붙잡고 밤하늘을 날았다.


'깩깩깩깩깩!'


"뭐야!

이게 무슨 소리야?"

밤하늘에서 청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렸다.

논에서 울던 개구리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이 녀석들이!

하늘을 날다니."

개구리들은 모두 울음을 멈추고 하늘을 봤다.


'깩깩깩깩깩!'

밤하늘에는 청개구리 울음소리가 가득했다.


"어떻게 된 거지?"

개구리들은 눈을 크게 뜨고 밤하늘에서 청개구리를 찾았다.

하지만 달빛을 붙잡고 춤추는 청개구리는 보이지 않았다.


"히히히!

별을 붙잡았어."

청개구리 한 마리가 북두칠성 끝에 있는 별을 붙잡고 외쳤다.


"나도!

나도 붙잡을 거야."

청개구리들은 서로 별을 붙잡으려고 노력했다.

일곱 마리 청개구리들은 모두 북두칠성 별을 하나씩 차지했다.


'깩깩깩깩깩!'

청개구리들은 별에 앉아 울었다.

천상을 울리는 울음소리였다.

별을 옮겨 다니며 청개구리들은 신나게 놀았다.


"별빛까지 붙잡다니!"

개구리들은 북두칠성에서 노는 청개구리들이 부러웠다.


"이봐!

우리도 달빛이라도 붙잡는 연습을 하자."

대장 개구리가 말하자


"무슨 소리!

그냥 모두 노래나 부르며 살면 되지."

늙은 개구리는 그냥 노래나 부르며 살고 싶었다.

달빛도 별빛도 붙잡고 싶지 않았다.


"그럼!

저기 가로등 불빛이라도 붙잡는 연습을 하자."

하고 대장 개구리가 말했다.

하지만 개구리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군!"

대장 개구리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판에서 오랫동안 들을 수 없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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