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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의 세계
춤추는 나무!
달콤시리즈 229
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17. 2022
춤추는 나무!
승아는 달빛이 좋았다.
밤길을 걸을 때마다 달빛과 함께 걸어서 좋았다.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가끔 풀잎에서 이슬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
이슬 속에 달이 떴어!"
무당벌레가 크게 외쳤다.
"뭐라고!
달이 그렇게 작아?"
사마귀가 물었다.
"응!
오늘 달은 작아서 이슬방울 속으로 숨었어."
무당벌레는 보름달이 이슬방울 속에 들어가 있는 게 신기했다.
"저기!
저기 소나무가 춤춘다!"
풀숲에서 이슬방울을 찾던 사마귀가 춤추는 소나무를 보고 외쳤다.
"정말!
나무가 춤추다니!"
풀숲에서 이슬방울을 찾던 곤충들은 깜짝 놀랐다.
"소나무가 춤추다니!
아니!
달빛이 춤추는 걸까?"
소나무가 춤추는지 달빛이 춤추는지 알 수 없었다.
"댕댕아!"
승아가 고양이 댕댕이를 부르자 소나무가 더 신나게 춤추는 것 같았다.
"댕댕아!"
승아가 더 크게 불렀다.
댕댕이는 보름달이 뜨면 소나무 위로 올라가 나뭇가지를 흔드는 게 재미있었다.
"히히히!
소나무가 춤추긴 내가 나뭇가지를 흔들었어요!"
댕댕이는 소나무에 올라가 나뭇가지를 붙잡고 흔들었다.
"무슨 소리야!
달빛이 아름다우니까 소나무가 춤춘 거지!"
승아는 댕댕이가 나뭇가지에 올라가도 큰 나뭇가지를 흔들 만큼 힘이 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잘 보세요!"
하고 말한 댕댕이가 나뭇가지를 흔들었다.
하지만 나뭇가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댕댕아!
소나무가 춤추는 거야!"
승아는 나무가 춤추는 게 신비롭기까지 했다.
"맞아요!
내가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았어요!"
댕댕이는 나뭇가지를 붙잡고 흔들었지만 소용없었다.
"달빛이 좋아!
세상을 밝게 비추는 달빛이 좋아!"
승아는 달빛을 보고 일기를 썼다.
아름다운 달빛을 볼 수 있는 산골짜기에 사는 것도 좋았다.
"댕댕아!
나무에 올라갈 거야?"
길에서 만난 암탉이 물었다.
"응!
달빛이 그림자를 만들기 시작하면 올라갈 거야!"
댕댕이는 오늘도 나뭇가지를 흔들며 춤출 생각이었다.
"나도 올라가 춤춰야지!"
암탉도 댕댕이처럼 나뭇가지를 흔들며 춤추고 싶었다.
"좋아!
같이 올라가 춤추자!"
"좋아!"
댕댕이와 암탉은 달이 뜨길 기다렸다.
"저기!
달이 뜬다."
앞산으로 떠오른 달을 보고 댕댕이가 말했다.
"정말!
보름달이야."
암탉은 매일 보는 달이었지만 오늘 밤에는 더 크게 보였다.
"올라가자!"
댕댕이가 말하고 나무를 오르기 시작했다.
"빨리 올라 와!"
댕댕이는 나뭇가지에 서서 암탉에게 말했다.
"걱정 마!"
암탉은
대답하고 날았다.
"와!
날아서 올라오니까 나보다 빠르다."
댕댕이는 암탉이 나는 걸 처음 봤다.
"부럽다!"
하늘을 날아 나뭇가지에 올라온 암탉이 댕댕이는 부러웠다.
"멀리 날 수는 없어!"
"왜?"
날개를 가진 새들은 멀리 가잖아!"
"닭들은 날아다니는 게 싫은 가봐!
주인이 먹이를 주고 지켜주니가 좋아.
또 하늘을 나는 새들보다 많이 먹어야 하니까 걸어 다니는 게 좋아!"
암탉은 더 높이 더 멀리 날고 싶었지만 몇 미터 못 가서 날개에 힘이 없었다.
"그래도 날잖아!
매일 연습하면 더 멀리 날 수 있을 걸!"
댕댕이도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마다 하늘을 날고 싶었다.
"맞아!
연습하면 더 멀리 날 수 있을 거야!"
암탉도 댕댕이처럼 생각했다.
"이 나뭇가지가 좋겠다!"
댕댕이가 나뭇가지를 흔들어 보더니 암탉을 불렀다.
"알았어!
암탉이 댕댕이가 서 있는 나뭇가지로 옮겨갔다.
"우리!
춤추자!"
"좋아!"
댕댕이와 암탉이 춤추기 시작했다.
나뭇가지가 흔들리며 바닥에 큰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와!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아!"
"맞아!
전설의 용이 나타난 것 같아!
"
댕댕이와 암탉이 흔들면 흔들수록
나뭇가지는 다양한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해봐!
암탉이 말하자
"좋아!"
댕댕이가 속도를 줄이며 천천히 나뭇가지를 흔들었다.
"와!
용이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아!"
"신기하다!"
댕댕이와 암탉은 달빛이 만들어낸 그림자놀이에 푹 빠졌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자!"
"좋아!"
댕댕이와 암탉은 더 높은 나뭇가지로 올라갔다.
둘은 나뭇가지를 천천히 흔들다가 가끔 빠르게 흔들었다.
나뭇가지는 세상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그림자를 둘에게 선물했다.
"재미있어!"
암탉은 그림자놀이가 재미있었다.
"더 재미있는 것도 있어!"
댕댕이가 말하자
"그건 또 뭔데?"
암탉이 물었다.
"좋아!
내려가자."
댕댕이가 나무를 내려갔다.
"알았어!"
암탉은 대답과 동시에 날개를 펴고 날았다.
"어디?"
암탉은 더 재미있는 놀이가 뭔지 알고 싶었다.
"따라와!"
댕댕이는 암탉을 데리고 대나무 숲으로 향했다.
"봐봐!"
하고 말하더니 댕댕이가 큰 대나무를 오르기 시작했다.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 마!"
댕댕이는 대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위험해!"
대나무가 휘청거리자 암탉이 말했다.
"걱정 마!
이제부터 쇼를 할 테니 잘 봐!"
댕댕이가 대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자 휘청거리며 휘어졌다.
"와!
멋지다."
댕댕이는 대나무에 매달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신나게 놀았다.
"나도 하고 싶어!"
암탉도 휘청거리는 대나무를 타고 싶었다.
"좋아!
내가 붙잡고 있는 대나무까지 날아 봐!"
댕댕이는 대나무를 천천히
움직이며 암탉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알았어!"
암탉은 날개에 힘주며 날았다.
하지만 댕댕이가 매달린 대나무까지 날지 못했다.
"다시!
내가 좀 더 밑으로 내려갈게!"
댕댕이는 대나무를
흔들며 많이 휘어지게 했다.
"지금이야!"
"알았어!"
암탉이
날았다.
"와!"
암탉은 댕댕이가 붙잡고 있는 대나무까지 날 수 있었다.
"꽉 붙잡아!"
"알았어!"
암탉이 비틀거리며 대답했다.
댕댕이가
대나무를 힘주어 당기며 흔들었다.
"와!
너무 재밌다."
암탉은 대나무가 위로 아래로 휘청거리며 흔들리는 게 재미있었다.
"너도 힘줘봐!"
댕댕이가 말하자
암탉도 다리에 힘을 주었다.
"와! 와!
대나무는 더 많이 휘청거리며 밑으로 향했다
.
한참 뒤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왔다.
"댕댕아!
너무 재미있어."
암탉은 매일 먹이만 찾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먹고 살찌는 게 제일 중요한 줄 알았는데 새로운 세상을 본 것 같았다.
"이제 혼자 해봐!"
댕댕이는 옆에 있는 대나무로 옮겼다.
"알았어!"
암탉은 두 다리로 대나무를 붙잡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대나무는 댕댕이와 같이 흔들 때보다 작게 흔들렸다.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갈 때 손에 힘을 모아 당겨!"
암탉이 붙잡고 있는 대나무가 움직이지 않자 댕댕이가 말했다.
"제일 높은 곳에서?"
"응!
그래야 대나무가 밑으로 휘어질 거야
."
댕댕이는 암탉에게 대나무 다루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 줬다.
"봐봐!"
댕댕이는 대나무 꼭대기에 올라가더니 두 손으로 힘껏 당겼다.
"와! 와!
부러지겠다."
대나무는 댕댕이가 당기는 쪽으로 한없이 휘어졌다.
"걱정 마!
대나무는 부러지지 않으니까."
댕댕이는 매일 대나무에서 놀면서 한 번도 떨어지거나 다치지 않았다.
"신난다!"
댕댕이는 더 멀리 더 높이 날았다.
'수수 수수! 우우우우!'
대나무가 밑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옆에 대나무 잎과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나도!
나도 힘껏 당겨야지!"
암탉도 대나무를 힘껏 당겼다.
'수우 수우! 우우 루우 우루!'
암탉이 당긴 대나무도 밑으로 구부러지면서 옆에 있는 대나무 잎과 부딪치는 소리를 냈다.
댕댕이와 암탉은 달빛이 비치는 대나무 숲에서 한참 동안 즐겁게 놀았다.
그림 나오미 G
"어딜 갔다 오는 거야?"
새벽이 돼서야 들어온 암탉을 보고 닭장에서
잠자다 깬 닭 한 마리가 물었다.
"히히히!
재미있게 놀다 왔지!"
"
놀았다고!
밤에 잠도 안 자고 놀다 왔다고?"
"그래!
내가 내일 노는 법을 가르쳐줄게
."
"먹이 찾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노는 법을 배우라고?"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하던 닭 한 마리가 눈을 비비며 물었다.
"세상에!
먹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다니까
!"
대나무를 타고 놀다 들어온 암탉은 잠이 오지 않았다.
"꼬끼오! 꼬끼오!"
대장 수탉이 새벽을 알리는 울음소리를 냈다.
"벌써!"
닭들은 대장 수탉 울음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이봐!
오늘은 내가 재미있는 놀이를 알려줄게
."
대나무를 타고 놀았던 암탉이 다른 닭들에게 말했다.
"그 놀이하면 먹을 게 많이 나와요?"
아직 어린 닭 한 마리가 물었다.
"아니!
먹는 것보다 더 재미있다니까
."
"하지만!
배고프면 놀아도 재미없을 걸
."
닭들은 노는 것보다 배부른 게 좋았다.
"재미있게 놀면 배고프지 않아!"
대나무를 타고 놀았던 암탉은 배고프지 않았다.
노는 동안 너무 재미있어서 배고픔을 잊어버렸다.
"놀고 난 다음에 배고프겠지!"
"맞아!
놀고 나면 배고파 죽을지도 몰라
."
"그건 맞아!
나도 신나게 놀고 나니까 배고프더라
."
대나무를 타고 놀았던 암탉은 닭장에 돌아온 뒤 배가 너무 고팠다.
"그러니까!
놀 생각 말고 먹을 것이나 찾아
."
닭 한 마리가 말했다.
"아니야!
너희들이 신나게 놀아봐야 무엇이 소중한 지 알게 될 거야
."
암탉은 친구들에게도 달빛 아래서 대나무를 타고 노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여기야!"
닭들이 모두 대나무 숲으로 졸졸 따라갔다.
"나처럼 해봐!"
암탉은 날개를 펴고 날 준비를 했다.
'투투 투투! 투투 투투!'
가장 큰 대나무를 향해 암탉이
날았다.
두 다리를 쫙 펴고 대나무 꼭대기를 붙잡았다.
"와! 와!
저렇게 높이 날 수 있다니!"
모여있던 닭들은 하늘 높이 날아간 암탉을 보고 더 놀랐다.
"봐봐!"
하고 말하더니 암탉이 힘껏 대나무를 당겼다.
'수수 수수! 후후후후!'
대나무가 휘어지면서 옆에 있던 대나무 잎과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떨어진다! 떨어진다!"
닭들이 모두 암탉을 걱정하며 소리쳤다.
"걱정 마!"
암탉이 붙잡고 있던 대나무가 어느 정도 내려오더니 다시 하늘 높이 치솟았다.
"와!
다시 올라간다."
닭들은 또 놀랐다.
암탉이 붙잡은 대나무가 하늘 높이 올라가는 게 신기했다.
"봤지? 봤지?"
대나무가 다시 휘어지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와!
나도 하고 싶다."
"나도! 나도!
나도 하고 싶어."
닭들은 모두 암탉처럼 대나무를 타고 싶었다.
"신났군!"
달빛은 조용히 대나무 숲에 앉아있는 닭들을 비췄다.
"날아서 대나무 꼭대기를 붙잡아!"
암탉은 닭들에게 나는 법을 자세히 알려줬다.
"알았어!"
제일 먼저 대장 수탉이 날개를 펴고 날았다.
하지만 대나무 중간도 못 가서 떨어지고 말았다.
"다시!
다시 해 봐
."
암탉이 대장 수탉에게 말했다.
"날 수 있을까?"
대장 수탉은 한 번도 날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대나무를 향해 날면서 날개에 힘이 없다는 걸 알았다.
"날 수 있어!
다시 날개에 힘을 주고 날아 봐
."
암탉은 대장 수탉에게 다시 말했다.
"알았어!"
대장 수탉은 날개에 온 힘을 실어 하늘을 날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대나무 중간쯤에서 떨어졌다.
"안 되겠어!
조금 낮은 대나무로 가자."
암탉은 너무 높은 대나무까지 닭들이 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좋아!
이 대나무 꼭대기까지 날아 봐
."
암탉이 가리킨 대나무는 아주 작았다.
"알았어!"
대장 수탉이 다시 날개를 펴더니 날았다.
"와!
날았다."
대장
수탉은 대나무 꼭대기를 붙잡았다.
'수루 루루! 수루로!'
대나무가 휘어지며 옆 대나무 잎과 부딪치는 소리를 내자
"으악!"
대나무가 휘청거리며 휘어지자 대장 수탉은 그만 떨어졌다.
"떨어진다!"
닭들이 모두 외쳤다.
"다리로 꽉 붙잡고 있어야 지!"
암탉이 외쳤지만 이미 대장 수탉은 바닥에 떨어졌다.
"히히히!
내가 날다니."
대장 수탉은 떨어진 것보다 하늘을 날아 대나무 꼭대기에 올라간 게 신났다.
"재미있어!
너무! 너무 재미있어."
닭들은 아침이 되면 대나무 숲으로 달려갔다.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날아 대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놀았다.
"이봐!
먹는 것보다 더 재미있지?"
"응!
안 먹어도 좋아."
"그래도 살려면 먹어야 해!"
암탉은 노는 재미에 푹 빠진 닭들이 걱정되었다.
"세상에!
대나무가 땅끝까지 휘어도 부러지지 않다니
."
닭들은 대나무가 부러지지 않는 게 신기했다.
"댕댕아!"
승아는 감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댕댕이를 불렀다.
"야옹! 야옹!
무슨 일 있어요?"
댕댕이가 나뭇가지에서 승아를 보고 물었다.
"댕댕아!
닭들이 살이 쏙 빠졌어.
살이 쪄야 하는 데 걱정이다."
"히히히!
걱정 마세요.
배고프면 다시 먹을 테니까!"
댕댕이는 닭들이 살 빠지는 걸 알고 있었다.
매일 대나무 숲에 가서 놀기만 하니 당연한 일이었다.
"댕댕아!
닭들이 다이어트하는 거야?"
"아니요!
닭들이 다이어트하는 거 봤어요?"
"맞아!
닭들은 절대로 다이어트 같은 것 하지 않지!"
승아도 댕댕이에게 물어보면서 좀 이상했다.
"닭들은 신나게 노는 재미에 빠졌어요.
그러니까 먹는 것보다 노는 게 더 중요한 일이 되었어요.
노는 게 싫증 나면 다시 먹는 재미에 푹 빠질 거예요.
그때까지 기다려야 할 거예요."
댕댕이는 닭들을 지켜보면서 느낀 소감을 승아에게 말했다.
"알았어!
크리스마스가 곧 돌아오는 데 닭이 포동포동 살쪄야 잡아먹지
."
승아는 닭이 크는 걸 보면서 살았는데 삐쭉 마른 닭들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달빛!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온 달빛!
그림자!
달빛이 그려낸 신비한 그림자!
감나무 가지에 매달린 고양이 댕댕이!
대나무 꼭대기에 올라간 승아네 닭들!
그림자놀이에 신난 댕댕이!
달빛 먹으며 대나무 붙잡고 노는 재미에 푹 빠진 닭들!
달빛!
아름답고 신비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달빛!
어둠의 악마도 무서워하는 달빛!
달빛!
어둠 속에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달빛!"
승아는 오늘도 일기장에 달빛 이야기를 한 바구니 썼다.
"닭들이 이상해!"
승아는 아침이 되자 닭장으로 달려갔다.
"얘들아!
너희들 도대체 왜 살이 안 찌는 거야?"
승아는 닭장 문을 열어주지 않고 물었다.
"먹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게 생겼어요."
닭 한 마리가 승아에게 말했다.
"뭐라고!
먹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다고?"
"네!"
"그게 뭔데?"
승아는 닭들에게 먹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게 뭔지 궁금했다.
"빨리 문을 열어야 알려주죠!"
닭 한 마리가 승아에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말을 해야 열어 줄 거야!"
"히히히!
걱정 마세요.
문 안 열어줘도 우린 나갈 수 있어요."
닭 한 마리가 말했다.
"뭐라고!
문 안 열어줘도 나갈 수 있다고?"
"네! 네!"
"나가 봐!"
승아가 문을 열려다 말고 말했다.
"알았어요!"
닭들은
뒤로 가 날개를 폈다.
'후두 룩! 후 후두 룩!'
한 마리씩 날개를 펴고 하늘 높이
날아 닭장을 나왔다.
"세상에!
닭들이 하늘을 날다니
."
승아는 정말 놀랐다.
그동안 닭들이 하늘을 날지 못한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너희들!
언제부터 나는 연습을 한 거야?"
"며칠 전부터 날았어요."
마지막으로 날아가던 닭이 대답했다.
"어디로 가는 거야?"
"따라와 보세요!"
닭들은 모두 대나무 숲으로 향했다.
"알았어!
대나무 숲에는 뭐하러 가는 거지?"
승아는 닭들을 따라가면서도 이상했다.
"세상에!
저것들이 대나무 꼭대기에 올라가다니
."
일찍 도착한 닭들이 벌써 대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있었다.
"봤죠?"
하고 말하더니 마지막으로 도착한 닭이 날개를 펴고 하늘 높이 날았다.
"와!
하늘을 날다니
."
승아는 또 한 번 놀랐다.
'수수수! 사사삭!'
닭들이 대나무를 힘껏 당기자 휘어지면서 옆 대나무 잎과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세상에!
세상에 말도 안 돼
."
승아는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히히히!
이렇게 놀고 있어요."
대장 수탉이 승아에게 가까이 오더니 말하고 하늘 높이 올라갔다.
"세상에! 세상에!
이건 정말 말도 안 돼
."
승아는 너무 놀란 탓에 가슴이 쿵쾅 뛰었다.
"누구에게 배울 걸까?"
승아는 닭들이 대나무를 타고 노는 것을 한참 동안 지켜봤다.
"히히히!
제가 가르쳐줬어요."
댕댕이가 승아 옆에 앉더니 말했다.
"뭐라고!
저걸 가르쳐줬다고?"
"네!"
댕댕이는 대답한 뒤 일어나 대나무를 향해 걸어갔다.
가장 큰 대나무 위로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금방 꼭대기에 도착했다.
"잘 보세요!"
댕댕이가 대나무를 붙잡은 두 손으로 힘껏 당겼다.
"와! 와!
세상에! 세상에!
대나무가 부러지겠다
."
승아는 닭들이 당긴 대나무보다 더 크게 움직이는 걸 보고 놀랐다.
"댕댕아!
대나무가 부러지면 다쳐?"
"걱정 마세요!"
댕댕이는 더 힘껏 대나무를 당겼다.
"와! 와!"
닭들도 댕댕이가 타는 대나무를 지켜봤다.
"서커스야!
이건 완전히 서커스야
."
대장 수탉도 댕댕이처럼 대나무를 타고 싶었다.
"세상에!
나만 몰랐다니
."
승아는 댕댕이와 닭들이 대나무 숲에서 노는 것을 보고 놀랐다.
"댕댕아!
나도 탈 수 있을까?"
승아도 대나무를 타고 댕댕이처럼 놀고 싶었다.
"당연하죠!
대나무를 올라와 보세요."
댕댕이 말을 들은 승아는 천천히 대나무를 오르기 시작했다.
"좋아! 좋아!"
달빛은 대나무 숲에서 춤추는 승아, 댕댕이, 닭들을 비췄다.
어둠의 악마도 이들을 막을 수 없었다.
달이 서쪽으로 기울자 대나무 숲에서 놀던 친구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엄마!
장터에서 닭을 사야겠어요."
승아는 집에서 키우는 닭들이 살찌지 않자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는 크리스마스에 두 마리 잡아 친척들을 불러 바비큐 파티를 할 생각이었었다.
"이상하지!
닭들이 살이 안 찌다니
."
승아 아빠도 도대체 닭들이 살이 안 찌는 이유를 몰랐다.
승아는 알았다.
닭들이 살이 안 쪄도 좋았다.
달빛과 함께 친구들과 대나무 숲에서 노는 게 더 좋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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