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새끼가 주렁주렁!
12살 수현이에게
아빠는 차고에 연구실을 차려주었어요.
벌써 1년이나 되었어요.
집에서 나오는
음식찌꺼기를 연구해서 거름을 만들겠다면서 아빠 차고를 차지했어요.
학교에서 돌아오면
하얀 가운을 입고 연구실로 달려가는 수현이는 요즘 고민이 많아졌어요.
수박, 참외, 오이, 토마토 등을 크게 키워낸 수현이는 지금까지 가지만 크게 키우지 못했어요.
“왜! 왜! 왜!
가지는 안 크는 거야?”
수현이가 연구한 거름이 가지에는 맞지 않았어요.
“내가 포기할 줄 알았지?
천만에!”
기록한 공책을 펴면서 조목조목 따지기 시작했어요.
“분명히 가지가 좋아하는 게 있을 거야.
칼슘이 부족한가?”
멸치도 하루에 다섯 마리나 넣어서 만드는 거름인데 정말 이상했어요.
“가지 나무야!
뭐 먹고 싶어?”
수현이는 걱정되는 눈빛을 하며 가지 나무에게 물었어요.
“고기!”
“뭐라고!
고기?
무슨 고기 먹고 싶은데?”
수현이가 다시 물었어요.
“돼지고기!”
“그건!
사람들이 먹는 거야?”
“그러니까!
나도 먹고 싶어.”
가지 나무는 고기가 먹고 싶었어요.
아니!
사람들이 먹는 것은 다 먹고 싶었어요.
“정말!
먹을 수 있어?”
“응!
많이 먹을 수 있어.”
“알았어!
조금 기다려.”
수현이는 부엌에 냉장고 문을 열었어요.
“돼지고기가 어디 있을까?”
다시 냉동실 문을 열었어요.
그곳에
탱탱하게 얼어 있는 돼지고기가 있었어요.
“이걸 먹는다고?
참 이상한 가지 나무야.
엄마가 알면 혼낼 텐데!”
수현이는 돼지고기를 꺼낸 뒤 냉동실 문을 닫았어요.
그리고
열심히 연구실로 달렸어요.
“가지 나무야!
돼지고기 가져왔어.”
하고 말하며 수현이가 돼지고기를 보여줬어요.
“좋아! 좋아!
어서 뿌리에 넣어 줘.”
화분 한쪽을 파고 가지 나무에 돼지고기를 넣었어요.
“이렇게 하면 돼?”
하고 수현이가 묻자
“잘했어!
맛있게 먹을 게.”
싱글벙글 웃으며 가지 나무가 대답했어요.
“괜찮을까?”
수현이는 가지 나무에 돼지고기를 준 것이 옳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판단하기에 어려웠어요.
“설마!
죽지는 않겠지.
모르겠다!
먹고 싶다고 했으니까 죽지는 않겠지.”
수현이는 지켜보기로 했어요.
음식물이 썩으면 당연히 거름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다음 날
학교에서 돌아온 수현이는 연구실로 달려갔어요.
“가지 나무야! 안녕.”
“안녕! 꿀꿀!”
가지 나무가 인사하자
“뭐야!
돼지가 된 거야?”
수현이가 깜짝 놀라며 물었어요.
“아니!
돼지는 아니야.”
“괜찮은 거지?”
수현이는 가지 나무가 죽을까 걱정되었어요.
“너무 맛있게 먹었어!
내일도 고기 먹고 싶어.”
하고 가지 나무가 말하자
“정말?”
수현이는 앞이 캄캄한 기분이었어요.
“히히히!
앞으로 매일매일 부탁해.”
“오 마이 갓!”
수현이는 난감했어요.
하지만 돼지고기를 먹고 죽지 않아 다행이다 싶었어요.
오늘도
학교에서 돌아온 수현이는 냉장고 문을 열었어요.
“돼지고기가 없다!”
냉동실에 있던 돼지고기가 없었어요.
어제
수현이 가족은 마당에서 삼겹살 파티를 했었어요.
“어떡하지!”
침대에 푹 쓰러져 한 참을 생각하던 수현이는 일어나 책상 위에 있는 돼지저금통을 봤어요.
“미안해!
정말 미안해.”
필통에서 칼을 꺼내 돼지저금통 배를 갈랐어요.
‘지지직! 지직!’
볼록한 배가 금방 터졌어요.
“오천 원만 가져갈게!”
돼지저금통에게 미안했지만 가지 나무가 먹고 싶다는 돼지고기를 사러 가야 했어요.
수현이는
정육점으로 달려갔어요.
“아저씨!
돼지고기 주세요.”
“어느 부위로 줄까?”
“삼겹살로 주세요.”
“얼마어치 줄까?”
“오천 원!”
수현이는 정육점 주인이
검정 봉지에 담아준 돼지고기를 들고 신나게 달렸어요.
“가지 나무야!
고기 사 왔어.”
하며 수현이가 봉지에서 꺼내 고기를 보여줬어요.
“고마워!
뿌리에 넣어줘.”
수현이는 고기를 넣어주었다.
흙을 파고 고기를 넣으면서도 걱정되었다.
“와!
꽃이 피었다.”
돼지고기를 먹은 가지 나무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곧!
가지가 열리겠구나.”
하고 수현이가 말하자
“그래!
가지가 열릴 거야.”
꽃을 피운 가지 나무가 대답했어요.
“고마워!
가지 나무야.”
수현이는 큰 가지가 열린다는 생각이 들자 너무 좋았어요.
“가지가 열리면 놀랄 거야!”
하고 가지 나무가 말했어요.
“정말!
얼마나 큰 가지를 선물하려고?”
하고 수현이가 묻자
“커도 너무 클 거야!”
하고 가지 나무가 대답하자
수현이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어요.
“와!
가지가 열린다니 꿈만 같다.”
수현이는 연구실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갔어요.
부엌에 있는 엄마를 불렀어요.
“엄마!
가지 나무에 꽃이 피었어요.”
“정말!
잘됐구나.
곧
가지 요리도 할 수 있겠구나!”
“네.”
엄마도 기뻐하자 수현이는 좋았어요.
돼지고기를 먹은 가지 나무에
열세 개의 꽃이 활짝 피었어요.
곧
열매가 맺을 것 같았어요.
그림 나오미 G
“돼지고기가 참 맛있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알겠어.”
가지 나무는 혼자 입맛을 다시며 생각했어요.
“식물이 고기를 좋아하다니 믿어지지 않아!"
수현이는 오늘도 새로운 거름을 만들기 위해서 연구하는 중이었어요.
“수박이나 참외도 돼지고기를 주면 어떨까?”
“안 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생각하기도 싫은 표정을 지었어요.
가지 나무에
돼지고기를 준 지 10일째 되는 날 아침이었어요.
일요일이라
학교에도 안 간 수현이는 연구실에서 실험할 계획이었어요.
“음식찌꺼기를 다시 분석해 봐야겠어!”
책상에서 그동안 기록한 노트를 다 꺼내 들고 연구실로 갔어요.
‘드르륵!’
연구실 문을 열고
“안녕 가지 나무야!"
들어오며 가지 나무에게 인사했어요.
“꿀꿀! 꿀꿀!”
어디선가 돼지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이게 무슨 소리지?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수현이는 가지 나무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세상에!
이런 일이.”
가지 나무에 주렁주렁 돼지새끼가 열렸어요.
가지 나무를 보고
깜짝 놀란 수현이는 엄마에게 달려갔어요.
“엄마! 엄마! 엄마!”
딸이 급하게 부르자
“왜 그렇게 난리야?”
엄마도 깜짝 놀라며 물었어요.
“엄마! 엄마!
큰 일 났어. 큰 일 났어.”
“뭐가?”
“가지 나무에 가지가 열렸어?
아니! 아니!”
“그럼!
뭐가 열렸는데?”
“가지 나무에 돼지새끼가 열렸어!”
“이것이!
연구한다고 봐줬더니 거짓말도 하고.”
엄마는 눈을 크게 뜨고 수현이를 노려봤어요.
“정말이야!
돼지 새끼가 가지 나무에 열렸다니까.”
“자꾸 거짓말할래!”
엄마는 짜증 내며 소리쳤어요.
수현이는
엄마 손을 끌고 연구실로 갔어요.
“봐봐!
돼지새끼가 열렸다니까.”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엄마 눈이 사과만 해졌어요.
“어머!
이게 웬일이니?”
“엄마!
너무 신기하죠?”
“꿀꿀! 꿀꿀!”
주렁주렁 매달린 돼지새끼들이 소리 내며 놀았어요.
“너무 귀엽다!
어쩌면 저렇게 귀여울까?”
“딸! 대단한데.”
“고마워요!”
돼지새끼들은 가지 나무에 매달려 잘도 놀았어요.
“가지가 부러지겠다!
어떡하면 좋니?”
“엄마!
어떡해요?”
엄마는
수현이를 데리고 뒷산으로 갔어요.
그리고
대나무 몇 개를 톱으로 베었어요.
대나무를 들고 연구실로 향했어요.
돼지새끼가 매달린 가지마다
가지가 부러지지 않게 대나무로 기둥을 세워주었어요.
“괜찮을까요?”
“이제 괜찮을 거야!”
“휴!
다행이다.”
엄마와 수현이는 한 참을 보고 또 봤어요.
“세상에!
가지 나무에 돼지새끼가 열리다니.
이게 꿈은 아니겠지?”
하고 엄마가 딸을 안고 말하자
“네!
제가 연구한 거예요.”
수현이도 너무 좋았어요.
가지 나무에
돼지새끼가 열렸다는 소문이 동네에 쫙 퍼졌어요.
“세상이!
가짜 뉴스가 들 실거리 더니.
도대체
누가 그런 거짓말을 하고 다녀?”
마을 사람들은 짜증이 났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퍼트리는 사람을 찾고 싶었어요.
“사실이라니까요!”
“정말이야?”
“그렇다니까요!”
동네 아주머니가 말하자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모두 수현이네 집으로 향했어요.
동네 어른들은
보고도 믿을 수 없었어요.
“우리도 밭에 가지 나무를 심어야겠어!”
“우리도 심어야겠어요!”
돼지새끼가 열리다니 정말 꿈만 같은 일이 일어났어요.
그런데
걱정이 생겼어요.
수현이가 연구한 거름과 돼지고기를 준 것도 모르도
동네 사람들이 밭에 가지 나무를 심는다고 하니 말이에요.
가지 나무에서
돼지새끼들은 무럭무럭 자랐어요.
수현이는
더 열심히 연구해서 가지 나무가 튼튼하게 해 주었어요.
“가지가 찢어지면 안 돼!
“가지가 찢어지면 돼지새끼들이 다치니까.”
수현이가 말하자
“알았어!”
하고 대답한
가지 나무는 돼지새끼들을 잘 키웠어요.
한 달이 지나자
가지 나무에서 자라던 돼지새끼들이 한 마리씩 톡톡 떨어졌어요.
“와!
신기하다.
과일이 떨어지는 거 같아!
정말 신기하다.”
수현이 가족은 돼지가 떨어지는 광경을 스마트폰으로 찍었어요.
“봐도 봐도 신기하다!
수현이 노벨상 타는 거 아냐?”
아빠가 말하자
“정말 그러겠어요!
아니
대한민국에서 과학 노벨상 타면 좋겠어요."
하고 말한 엄마는 딸이 자랑스러웠어요.
수현이는
더 열심히 음식찌꺼기를 이용해 식물에게 줄 거름을 연구하고 있어요.
열세 마리 돼지새끼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