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를 찾았다!

달콤시리즈 318

by 동화작가 김동석

저승사자를 찾았다!





"히히히!

재미있어."

소년은 아빠 와이셔츠를 입었다.

선비 갓을 쓰고 소매를 길게 늘어뜨린 채 엉금엉금 걸었다.

소년이 걷자 소매가 끌려오면서 바닥에 먼지를 쓸어 모았다.


"사람들이 손을 길게 늘어뜨리고 다닌다면 어떨까!"

소년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이상했다.


"꼭!

원숭이 같다."

소년은 팔과 다리가 긴 원숭이가 생각났다.


"난 사람이니까 꺼내 주세요!"

작년 여름에 동물원에서 만난 원숭이가 소년에게 한 말이었다.

원숭이가 하는 말이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소년은 원숭이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맞아!

최초의 인간은 원숭이겠지.”

소년은 동물원에 갇힌 원숭이가 하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책을 보던 소년은

문득 <저승사자 소개소!>를 생각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죽기 전에 만나야 할 저승사자를 소개하는 사무실을 내고 싶었다.


"저승사자도 다양할 테니 할머니는 내가 멋진 저승사자를 소개해 줄 거야!"

하고 생각한 소년은 오늘 가상공간에 <저승사자 소개소!> 간판을 걸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저승사자를 소개해 주는 거야.

하하하!

아주 좋은 생각이야!"

소년은 기분이 좋았다.


"우선!

내가 저승사자를 만나봐야겠지.

그래야 할머니가 저승까지 갈 때 편하게 갈 수 있겠지!"

소년은 그렇게 <저승사자 소개소!>를 차릴 준비를 했다.


"할머니!

어떤 저승사자가 오면 좋겠어요?"

하고 소년이 할머니와 저녁을 먹으면서 물었다.


"저승사자!

지난번에 왔었지.

그런데

내 스타일이 아닌 거야!

나는 클래식을 좋아하고 뮤지컬을 좋아하는 저승사자가 오면 좋겠어!"

할머니는 지난여름에 저승사자가 찾아왔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자신이 기다리는 스타일이 아니라며 저승사자를 보냈었다.


"할머니!

그때 온 저승사자는 어떤 모습이었어요?"

하고 소년이 물었다.


"힘이 센 저승사자였어.

나를 한 손에 들어 올리며 겁을 주었지.

하지만 난

이승에서 저승으로 갈 때 내가 원하는 저승사자가 오면 좋겠다 하며 돌려보냈지!"

하고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

그럼 클래식을 좋아하고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저승사자가 오면 따라갈 거예요?"

소년이 묻자


"당연하지!

나를 저승까지 동행하며 데려갈 텐데 내 맘에 드는 저승사자가 오면 바로 따라가야."

할머니는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할머니!

내가 원하는 저승사자를 찾아 모셔올게요."

하고 소년이 말하자


"좋아! 좋아!"

할머니는 기분이 좋았다.


<저승사자 소개소!>

소년은 가상공간에 저승사자 소개소를 차렸다.

그리고 저승사자를 만났다는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할아버지!

만난 저승사자는 어떤 분이었어요?"

하고 소년이 물었다.



"내가 만난 저승사자는 검정 한복을 입고 갓을 쓰고 있었지!

술을 좋아하고 담배도 피우는 저승사자였어.

그래서

난 술 안 마시고 담배 안 피우는 저승사자가 오면 가겠다고 말했지!"

하고 할아버지가 말하자


"할아버지!

그렇게 말하니까 저승사자가 갔어요?"

하고 소년이 물었다.


"그럼!

내가 안 따라간다고 우기니까 그냥 갔어."

할아버지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갈 때는 맘에 드는 저승사자와 가고 싶었다.


"난!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는 저승사자가 오면 좋겠어."

하고 할아버지는 동행하고 싶은 저승사자가 왔으면 했다.


"할아버지!

만약에 저승사자가 강제로 끌고 가면 어떻게 할 거예요?"

하고 소년이 물었다.


"그러면 안 되지!

이승에서 열심히 살았으면 저승으로 갈 때도 외롭지 않게 맘에 드는 저승사자를 보내줘야지."

하고 할아버지가 말했다.


"그렇군요!

혼자 요단강을 건널 때는 정말 외로울 거예요.

이승에서 저승까지 동행할 수 있는 맘에 드는 저승사자를 찾아드릴게요."

소년은 할아버지와 동행할 저승사자를 찾아주고 싶었다.


"이제부터 저승사자를 만나 볼까!"

소년은 가상공간에 저승사자와 인터뷰한다는 광고를 냈다.

<저승사자 소개소!>를 낸 소년은 명함도 만들고 전화도 개설했다.

소년은 직접 저승사자와 인터뷰할 계획이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저승으로 갈 때 가장 행복한 저승사자를 찾아주고 싶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좋아하실까!"

소년은 막상 일을 시작하니 걱정이 생겼다.


"분명히 좋아하실 거야!

이승에서 가장 행복하게 살았다면 저승으로 갈 때도 가장 행복한 저승사자가 와서 데려가길 기대할 거야.

또 이승에서 불행한 삶을 산 사람들은 저승으로 갈 때부터 가장 행복한 꿈을 꾸고 싶을 거야!

그러니까!

분명히 사람들은 저승으로 갈 때 동행하고 싶은 저승사자들이 있을 거야."

소년의 생각대로 저승으로 갈 때 함께 동행할 저승사자들은 따로 있었다.


"이모할머니!

이승에서 저승 갈 때 어떤 저승사자가 와서 데려가면 좋겠어요?"

하고 소년이 이모할머니에게 물었다.


"뭐라고!

저승사자도 고를 수 있는 거야.

세상이 바뀌더니 이제 저승사자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구나!"

이모할머니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이모할머니!

그러니까 어떤 저승사자가 오면 좋겠어요?"

하고 소년이 다시 묻자


"난!

개그맨처럼 웃기는 저승사자가 오면 좋겠다.

이승에서는 재미없었으니 저승 갈 때는 웃으면서 가고 싶다.

그러니까 나를 웃겨줄 수 있는 저승사자가 오면 아주 좋겠다!"

하고 말한 이모할머니는 기분이 좋아졌다.


"이모할머니!

내가 찾아줄게요.

아주 웃기는 저승사자를 찾아서 이모할머니와 저승 갈 때 동행할 수 있게 해 드릴게요!"

하고 소년이 말하자


"좋아!

이승에서 저승으로 갈 때 하나도 슬프지 않게 해 줄 웃기는 저승사자를 부탁한다."

하고 이모할머니가 부탁했다.


"걱정 마세요!

제가 벌써 저승사자를 만나기 시작했으니!"

소년은 자신감을 보였다.


"안녕하세요!

저승사자님은 어떤 분이세요?"

하고 소년은 처음 인터뷰를 하러 온 저승사자에게 물었다.


"저는 노래를 잘하는 저승사자입니다!"

하고 저승사자가 말하자


"그럼!

노래를 한 곡 불러주세요."

하고 소년이 부탁했다.


"흘러간 노래나 트롯을 좋아합니다.

<한 많은 대동강아!>를 불러보겠습니다."

하고 말한 저승사자는 큰기침을 한 번 하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한 많은 대동강아!>


"한 많은 대동강아

변함없이 잘 있느냐

모란봉아 을밀대야

네 모양이 그립구나

철조망이 가로막혀

다시 만날 그때까지

아 소식을 물어본다

한 많은 대동강아


대동강 부벽루야

변함없이 잘 있느냐

귀에 익은 수심가를

다시 한번 불러본다

편지 한 장 전할 길이

이다지도 없을쏘냐

아 썼다가 찢어버린

한 많은 대동강아"


"와!

노래 잘하는 저승사자군요."

소년은 노래 들으며 가슴이 뭉클했다.

하지만

저승사자는 노래 부르고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저승사자님!

이승에서 저승으로 사람들을 모시고 갈 때 또 어떤 일을 해줄 수 있을까요?"

하고 소년이 아직도 슬픈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저승사자에게 물었다.


"춤도 잘 춥니다!"

하고 말한 저승사자가 일어나 춤추기 시작했다.


"와!

정말 춤을 잘 추세요.

완전!

마이클 잭슨 같아요."

저승사자가 춤추는 것을 보고 소년은 놀랐다.


"저승사자님!

앞으로 노래 잘 부르고 춤 잘 추는 저승사자를 원하는 고객이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한 뒤 소년은 저승사자와 인터뷰를 끝냈다.




그림 나오미 G



“할머니!

어제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저승사자를 만났어요.”

하고 소년이 말하자


“어떤 노래를 잘하는 데?”

할머니가 물었다.


“트롯!

춤도 잘 추고!”

하고 소년이 말했다.


“난!

클래식을 좋아한다니까.

조수미가 부르는 노래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같은 것을 좋아한다니까!”

하고 할머니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말했다.


“할머니!

그럼 트롯이나 춤 잘 추는 저승사자랑 같이 갈 생각이 없어요?”

하고 소년이 물었다.


“없어!

내가 원하는 저승사자나 스타일이 아니야.

난 죽어도 저승에 못 가 아니 안 갈 거야!”

하고 할머니가 말했다.


“알았어요!

할머니 다시 찾아볼게요.”

하고 말한 소년은 할머니 방에서 나왔다.


소년은 저승사자를 인터뷰하는 일로 바빴다.

또 이웃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서 이야기 듣는 일도 많아졌다.


“이모할머니!

이모할머니가 찾는 저승사자가 나타났어요.”

하고 소년이 이모할머니에게 말했다.


“웃기는 저승사자야!”

하고 이모할머니가 물었다.


“이모할머니!

저승사자와 인터뷰하는데 너무 웃겨서 내 배꼽이 빠졌다니까요.

보세요! 제 배꼽이 없어졌다니까요.”

하고 소년이 배꼽을 보여주며 말했다.


“하하하!

저승사자보다 더 웃긴다.”

하고 이모할머니가 말했다.


“이모할머니!

내가 만난 저승사자는 이승에서 살 때 개그맨이었다고 했어!

이름은 말하지 않았지만 얼굴을 보는 순간 웃겨서 죽는 줄 알았어!”

하고 소년이 저승사자와 인터뷰할 때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웃기면!

나는 저승에 갈 때도 행복하겠다.

오늘이라도 당장 가야겠다!"

하고 이모할머니만족한 듯 말했다.


“이모할머니!

그러면 이모할머니가 죽을 날 웃기는 저승사자가 찾아갈 수 있도록 예약해 줄게요.”

하고 소년이 말하자


“뭐!

예약도 해야 하는 거야?”

하고 이모할머니가 웃으며 물었다.


그럼요!

이모할머니는 오늘 당장 죽지 않으니까 죽을 날 예약을 해야 웃기는 저승사자가 찾아오죠.”

하고 소년이 말했다.


“좋아!

예약해줘.”

하고 이모할머니가 말했다.


“알았어요!

이모할머니!

그런데 예약을 취소하면 저승 갈 때 더 슬프게 갈 수 있어요.”

하고 소년이 말하자


“뭐라고!

저승 갈 때 슬프면 난 죽어도 못 가.”

하고 이모할머니가 말했다.


“걱정 마세요!

분명히 웃기는 저승사자가 이모할머니를 찾아가게 해 드릴게요.”

하고 소년이 말하자


“그래!

고맙다.

하고 말한 이모할머니 얼굴이 환하게 웃었다.


“저승사자님은 어떤 분이세요?”

아침부터 소년은 저승사자 인터뷰로 바빴다.


“저는 클래식을 좋아합니다.

모차르트 바흐 쇼팽 등이 작곡한 클래식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셰익스피어, 빅토르 위고의 뮤지컬 모든 작품을 좋아하고 캣츠나 시카고 같은 현대적인 뮤지컬도 좋아합니다.”

하고 저승사자가 말하자


“와!

클래식과 뮤지컬을 좋아하는 저승사자도 있군요.”

하고 소년이 말하자


“뭐가 잘못되었나요?”

하고 저승사자가 물었다.


“아닙니다!

할머니가 클래식을 좋아하고 뮤지컬을 좋아하는 저승사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고 소년이 말하자


“그럼!

제가 가면 되겠군요.”

하고 저승사자가 말했다.


“아니!

아직 죽을 날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고 소년이 당황하며 말했다.


“그렇군요!

그럼!

그분이 죽는 날은 제가 갈 수 있도록 예약해주세요.”

하고 저승사자가 말하자


“알겠습니다!

꼭 오셔야 합니다.”

하고 소년이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하고 대답한 저승사자는 돌아갔다.


“세상에!

클래식과 뮤지컬을 좋아하는 저승사자가 있다니.

이제 할머니가 죽어도 저승에 못 간다는 말은 못 하겠다!”

하고 말한 소년은 기분이 좋았다.


“할머니!

클래식을 좋아하고 뮤지컬을 좋아하는 저승사자를 만났어요.”

하고 소년이 할머니에게 말했다.


“정말이야!

그런 저승사자가 없을 텐데.”

할머니는 썩 좋아하지 않았다.

그동안 클래식과 뮤지컬을 좋아하는 저승사자를 보내달라고 애원했던 게 생각났다.


“할머니!

정말 찾았다니까요.”

하고 소년이 말하자


“이 녀석아!

할머니가 빨리 죽으면 좋겠어!”

하고 할머니가 큰 소리로 말했다.


“아니요!”

하고 대답한 소년은 할머니가 좋아하지 않아서 속상했다.


“할머니가 오래 살고 싶어서 저승사자들이 찾아와도 모두 돌려보냈지.

그런데

이제 돌려보낼 수 없게 되었구나!”

하고 말한 할머니는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할머니!”

소년은 할머니를 위해 좋은 일을 한다는 게 슬픈 일이 된 것 같았다.


“순자야!

나도 이제 저승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고 할머니는 백화점에서 만난 친구에게 말했다.


“왜!

무슨 일 있어?”

하고 순자 할머니가 물었다.


“손자 녀석이 날 데려갈 저승사자를 찾았어!”


“뭐라고! 저승사자!”


“그래!

클래식을 좋아하고 뮤지컬을 좋아하는 저승사자.”

하고 할머니가 말하자


“푸하하하!

손자가 대단 하구나.

할머니 저승으로 빨리 보내고 싶은 가 보다!”

하고 순자 할머니가 말했다.


“그렇지!

이제 더 이상 저승사자를 돌려보낼 수 없게 되었어.

벌써 예약까지 했단다!”

하고 할머니가 말하자


“야!

좋아하는 스타일을 바꿔버려.”

하고 순자 할머니가 말했다.


“어떻게?”


“트롯을 좋아한다고 해!

그리고

뮤지컬을 제일 싫어한다고 하면 되지!”

순자 할머니가 말하자


“벌써 트롯 잘하는 저승사자도 찾았어!”

하고 말한 할머니는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푸하하하!

똑똑한 손자를 두었구나.”

하고 순자 할머니가 말했다.


“너무 똑똑하지!

어린것이 저승사자를 인터뷰하고 다닌 데.”

하고 할머니가 말했다.


“야!

그럼 나도 저승사자 예약할 수 있을까?”

하고 순자 할머니가 말했다.


“당연하지!”

할머니는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난!

골프 잘 치는 저승사자를 예약해야지."

순자 할머니는 골프를 잘 치고 싶었다.


"저승 가서도 골프 칠 수 있을까?"

할머니가 묻자


"이승에서 저승사자와 골프를 칠 거야!

그러면 이승에서 더 오래 살 거 아냐."

순자 할머니는 계획이 있었다.


"늙어서 걷지도 못하면서 골프는 무슨 골프야!"

하고 할머니가 말하자


"벌써 신난다!

저승사자랑 골프 치면 모두 도망갈 것을 생각하니."

순자 할머니는 골프장에서 저승사자를 보고 도망갈 사람들을 생각했다.


"빼앗기지나 말아!"

하고 할머니가 웃으면서 말했다.


"나도 예약하자!"

마을에 사는 동수 할머니가 소년을 찾아왔다.


"할머니는 어떤 저승사자와 함께 가고 싶으세요?"

하고 소년이 동수 할머니에게 물었다.


"난!

이야기 잘하는 저승사자랑 함께 가고 싶어."

하고 동수 할머니가 말하자


"할머니!

그럼 동화구연 잘하는 저승사자면 되겠네요."

하고 소년이 말했다.


"좋아!

동화구연과 연기 잘하는 저승사자면 무조건 좋아."

하고 말한 동수 할머니는 소년에게 저승사자 예약을 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모두 소년을 찾아왔다.

소년은 가상공간에 <저승사자 소개소!>를 차린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싫어해도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저승사자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사후 세계의 신비로움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소년은

사람들이 죽은 후에도 이승에서 저승으로 갈 때 가장 행복한 저승사자를 만나 동행하길 기원했다.





-끝-

이전 04화돼지새끼가 주렁주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