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구니 들고!

달콤시리즈 313

by 동화작가 김동석

꽃바구니 들고!





밤새 비가 내렸다.

모두가 봄비가 온다고 했다.


"너무 많이 온다!

꽃이 다 떨어지겠어."

놀이터에서 비를 피하고 있던 고양이 루루는 꽃이 떨어지는 게 싫었다.


잔잔한 바람이 불면

나뭇가지에 붙은 꽃들이 살랑살랑 춤추는 게 보기 좋았다.

보름달이 뜨는 밤

꽃들은 더 아름답게 살랑거리며 루루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금방 그칠 비가 아니야!"

루루는 봄비를 맞으며 떨어진 꽃을 하나하나 모았다.


"축축해!

망가지지 않겠지."

루루는 축축한 꽃을 한 주먹 들고 집으로 갔다.


루루 집에는 떨어진 꽃으로 가득했다.

루루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떨어진 꽃을 모으는 일이었다.


"루루!

이건 젖었잖아."

집에는 엄마 고양이 쿠쿠가 있었다.

쿠쿠는 아들 루루와 함께 살았다.


"비가 많이 오니까!

꽃이 모두 젖었어요."

루루는 엄마 잔소리 듣는 것도 좋아했다.


"루루!

꽃을 말리려면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 방에 있는 꽃도 모두 썩을 거야!"

쿠쿠는 젖은 꽃을 집에 가져온 루루에게 설명했다.


"알았어요!

내일 비가 그치면 밖에 내놓을게요."

루루는 더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 꽃들이 망가질 것 같아 축축해도 가져온 것이다.


"루루!

비가 멈췄다."

쿠쿠는 아침에 일어나지 않은 루루를 깨웠다.


"알았어요!"

루루는 지난밤에 비를 맞고 떨어진 꽃을 줍고 몸살이 났다.


'콜록! 콜록!'

루루가 기침을 하자


"루루!

감기 걸린 거야?"

쿠쿠는 루루가 걱정되어 방문을 열었다.


"괜찮아!

콜록! 콜록! 콜록!

엄마!

조금만 더 있다 나갈게요."

루루가 말하자

엄마는 방문을 닫고 부엌으로 갔다.


"감기에는 배즙이 최고지!"

하고 말한 엄마는 창고에서 배를 하나 꺼내 배즙을 만들었다.


"비 오는 날은 나가지 말라니까!

도대체!

엄마 말을 듣지 않는 녀석이야."

엄마는 배즙을 만들어 루루 방으로 갔다.


"루루!

이거 마셔."

엄마가 배즙을 루루에게 건넸다.


"괜찮다니까요!"

루루는 일어나며 귀찮은 듯 말했다.


"감기는!

초기에 잡아야 하는 거야."

하고 엄마는 말하고 루루 방을 나갔다.


'콜록! 콜록!'

루루는 기침을 몇 번 한 후 배즙을 마셨다.


"역시!

배즙은 달콤하다니까."

루루는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듬뿍 들어간 배즙을 마셨다.


"꽃으로 가득한 이곳이 천국이야!"

쿠쿠는 따뜻한 햇살이 머무는 곳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창문으로 방안을 들여다보면 루루가 모아둔 꽃들이 보였다.


"너무 예뻐!

매화! 벚꽃! 철쭉! 진달래! 개나리!

봄을 알리는 꽃들이 우리 집에 가득하다니!

행복이 바로 이런 거지."

쿠쿠는 오늘따라 커피가 더 달콤했다.


쿠쿠와 루루가 사는 집에는 꽃으로 가득했다.

루루는 밤새 떨어진 꽃을 모아서 집으로 가져왔다.


"루루!

거기서 뭐하니?"

민서가 벚꽃나무 아래 있던 루루를 보고 물었다.


"꽃이 떨어지길 기다려요!

꽃이 떨어지면 주어서 집에 가져가려고."


"그렇다고!

언제 떨어질지도 모르는 꽃을 기다린다는 거야.

할 일도 없구나!"

민서는 웃으면서 루루에게 말했다.


"고양이가 할 일이 뭐 있겠어요!

쥐들도 없고 또 밥도 사람들이 주니까 걱정 하나도 없어요."

루루는 정말 꽃이라도 줍지 않으면 할 일이 없어 심심했다.


"루루!

차 조심해."


"네!"

루루는 떨어진 꽃을 자동차들이 밟고 가는 게 제일 싫었다.

그래서 꽃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어 집으로 가져갔다.


"와!

이렇게 꽃이 많다니.

향기가 너무 좋아!"

무당벌레와 쇠똥구리가 루루네 집에 놀러 왔다.


"루루!

꽃만 좋아하는구나."

하고 쇠똥구리가 말하자


"넌!

꽃을 모으지 않으니까 내가 모으는 거야."

루루가 말했다.


"난!

꽃보다 똥 향기가 더 좋아."

하고 쇠똥구리가 말하자


"이상한 취미야!

모든 동물들이 똥을 싫어하는 데 좋아한다니."

루루는 쇠똥구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꽃마다 향기가 다르듯

동물들이 싼 똥마다 냄새가 모두 달라."

쇠똥구리는 정말 똥 냄새가 좋았다.


"나도 뭘 모으고 싶다!"

하고 루루와 쇠똥구리 이야기를 듣던 무당벌레가 말했다.


"뭘 모으고 싶은 데?"

하고 루루가 묻자


"글쎄!

아직 모르겠어."


"죽은 동물들 사체를 모으는 건 어때?"

하고 루루가 묻자


"그건!

무서워!

사체가 썩으며 냄새도 나고 구더기도 생기잖아.

더럽고 구더기 나오는 건 싫어!"

무당벌레는 구더기가 싫었다.


"아침이슬을 모아 봐!"
하고 쇠똥구리가 말하자


"모을 수 있을까?

아침이슬을 먹고사는 곤충들이 많은 데!"

하고 무당벌레가 물었다.


"일찍

일어나면 모을 수 있지!"

루루가 말하자


"아침이슬!

이슬을 먹고사는 동물들이 가만있을까!"

무당벌레는 걱정되었다.


"그러니까!

일찍 일어나서 아침이슬을 모으는 거야!

그리고

필요로 하는 동물들에게 파는 거야!"

하고 루루가 말하자


"좋아!

내일부터 아침이슬을 모아 볼게."

하고 말한 무당벌레는 집으로 돌아갔다.




2018.4.12.민들 1호 Color pencil.jpg

그림 나오미 G



"꽃이 떨어졌을까!"

루루는 벚꽃나무가 많은 공원으로 달려갔다.


"차가 지나가기 전에 빨리 가야 해!

차에 치여 꽃들이 망가지기 전에 주워야지."

루루는 어둠 속을 쏜살같이 달렸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와! 다섯 개나 떨어졌다!"

루루는 어둠 속에서 벚꽃 다섯 개를 찾았다.


"히히히!

막 떨어져서 향기가 좋아."

루루는 오늘도 꽃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루루!

무당벌레가 루루를 불렀다.


"안녕!

거기서 뭐해?"


"아침이슬 모으는 중이야!

그런데

풀잎을 살짝만 건드려도 이슬이 데굴데굴 굴러 떨어져 버려!"


"조심해야지!

둥그런 이슬이 떨어지면 내 살을 도려내는 기분일 거야!"


"맞아!

이슬이 깨지고 떨어지면 마음이 아파!"

하고 무당벌레가 말하자


"나도 떨어진 꽃을 차들이 짓밟고 가버리면 가슴이 너무 아파!"

루루는 정말 짓밟힌 꽃들을 보면 마음이 아팠다.


"아무튼!

아침이슬을 모으니까 기분이 좋아!"


"그렇지!

뭔가를 한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야!"


"맞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좋아!"


"좋다니 다행이다!

아무튼

아침이슬 잘 모아 봐!"


"고마워!"

무당벌레는 루루가 달리는 모습을 한 참 쳐다봤다.


"뭉개진 꽃!

더럽혀진 꽃!

차에 치여 두 번 죽은 꽃!

바람에 흔들려 떨어진 꽃!

비바람을 맞고 버티다 버티다 떨어진 꽃!

루루는 모든 꽃을 사랑합니다!"


루루는

노래 부르며 집을 향해 달렸다.


"루루!

꽃을 많이 주었어?"

하고 쇠똥구리가 달리는 루루에게 물었다.


"오늘은 다섯 개야!

어젯밤에는 바람이 불지 않았어!"


"오늘은 무슨 똥이야?"


"이건!

너구리 똥 같아!"


"이 동네에 너구리가 있어?"


"응!

요즘 너구리가 나타나서 똥을 싸고 간다.

이곳은

우리 지역인데 감히 자기 영역이라고 표시하다니!"


"너구리!

아무튼 조심해!

무서운 녀석이니!"

쇠똥구리는 루루와 헤어지고 열심히 똥을 굴렸다.


"뭘 먹었나!

쥐를 잡아먹은 거야!

토끼를 잡아먹은 거야!

아니면 순이네 닭을 잡아먹은 거야!

그 냄새도 아닌데!

이 지독한 냄새는 뭘까!

도대체 무얼 잡아먹은 걸까!

고양이를 잡아먹은 걸까!

호수에 오리를 잡아먹은 걸까!

도대체 무얼 잡아먹은 걸까!

영수네 울타리에 사는 참새를 잡아먹었군!"


쇠똥구리는 똥을 굴리며 노래 불렀다.


"엄마!
꽃 주웠어요!"

루루는 집안 청소하는 쿠쿠에게 꽃을 주었다.


"싱싱하군!

온전히 꽃잎을 보전하고 있어.

이 꽃으로 케이크를 만들어야겠다!"


"엄마!

꽃 케이크가 맛있을까요?"


"그럼!

매화! 벚꽃! 개나리! 진달래! 철쭉!

이렇게 넣은 케이크 맛이 최고란다!"

하고 말한 쿠쿠는 케이크에 들어갈 꽃을 큰 바구니에 모았다.


"엄마!

또 필요한 꽃이 있어요?"

하고 루루가 묻자


"아니야!

이 꽃이면 충분해.

이제부터 필요한 것은 정성과 사랑이지!

하고 말한 쿠쿠는 꽃바구니를 들고 샘터로 향했다.


쿠쿠는 콧노래를 부르며 달렸다.

꽃으로 만든 떡을 먹을 생각을 하니 좋았다.

루루도 신났다.

그동안 모은 꽃잎으로 떡을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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