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고양이 저주!
은빛 숲!
자유롭게 사는 동물들은 걱정이었다.
경치가 좋고 경관이 좋은 은빛 숲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는 뉴스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눈을 감으면 뜨라 하고!
눈을 뜨면 감으라 하니 어찌할까!
이 작고 좁은 눈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보고 싶을 뿐인데!"
못된 고양이 토토는 달빛을 바라보며 지난밤에 일어난 일을 생각했다.
"고양이 새끼가 말을 잘 들어야지!"
토토는 사람들에게 잡혀 고통과 수난을 받아야 했다.
고양이들은 그동안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고양이를 가만 두지 않았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모두 고양이 탓을 하면서 잡아 죽이려고 했다.
"못된 고양이부터 잡아야 해!"
사람들은 고양이를 지휘하는 것이 못된 고양이 토토라고 생각했다.
"저주의 신!
저주의 신이 강림하셨다."
고양이들은 모두 못된 고양이 토토가 저주의 신이 된 것을 알았다.
토토는 저주의 신이 되었어도 사람들에게 저주를 내리거나 고통을 주지 않았다.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아야 해!"
토토는 항상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생활했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는 가지 않았고 또 많은 시간을 들판에서 보냈다.
"<책 읽어주는 고양이!>가 죽었다!"
아파트 사는 어린이에게 책 읽어주러 간 고양이 한 마리가 죽었다.
이 고양이는 <책 읽어주는 고양이!> 책 속의 주인공 친구이기도 했다.
"가만두지 않을 거야!
죄 없는 고양이를 죽이다니!
그것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고양이를 죽이다니!"
토토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저주!
그들에게 저주를 내릴 거야.
정확히
10시 04분에 첫 초인종을 누른 뒤 그 뒤로 10분 04초마다 도어폰이 울리게 할 거야!
밤새 울리면 신경을 자극해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을 거야!
고양이를 죽인 고통을 이제부터 느껴 보시라고!"
토토는 <책 읽어주는 고양이!> 책 속의 주인공을 위해 작은 저주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띵똥! 띵똥!'
고양이를 죽인 아파트 어느 집 도어폰이 울렸다.
그 시간은 정확히 밤 10시 04분이었다.
"누구세요!"
주인은 도어폰을 들고 물었지만 대답이 없었다.
"누구세요?
누구세요?
아무도 없는데 이상하다!"
주인은 도어폰을 내려놓으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띵똥! 띵똥!'
처음 도어폰이 울린 시간으로부터 약 10분 04초 뒤에 또 울렸다.
"누구세요?"
"누가 장난치세요?"
주인은 도어폰을 내려놓고 현관문을 열었다.
하지만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상황실이죠?
밤에 도어폰이 자꾸 울려요!"
주인은 아파트 상황실에 전화해 도어폰이 울린다며 신고했다.
"알겠습니다!
보안대원이 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상황실 직원은 민원을 접수 한 뒤 모두 바쁘게 움직였다.
CCTV가 녹화한 동 호수를 확인하며 누가 엘리베이터를 탔는지 또 그 시간에 방문객이 있는지 조사했다.
하지만 몇 번을 조사해도 민원을 접수한 주민 집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띵똥! 띵똥!'
보안요원은 민원을 접수한 주민 집 현관문 초인종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보안대원입니다!"
보안대원이 화면을 통해 말하자
"안녕하세요!"
주인이 현관문을 열고 인사했다.
"도어폰이 몇 번이나 연속해서 울렸어요!
약 10여분 정도 시간을 두고 울린 것 같아요."
주인은 신경이 민감해진 탓인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CCTV를 확인해도 아무도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하고 보안대원이 말하자
"알겠습니다!"
하고 인사한 뒤 주민은 현관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갔다.
보안대원도 비상계단을 확인하며 다시 상황실로 돌아갔다.
'띵똥! 띵똥!'
보안대원이 돌아간 뒤 정확히 10분 04초 뒤 또다시 도어폰이 울렸다.
"누구야!
누가 장난질이야."
하고 소리친 주인은 맨발로 뛰어나가 현관문을 열었다.
하지만 현관문과 엘리베이터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도대체!
누가 장난질하는 거야."
주인은 화가 잔뜩 나 있었다.
"잡히기만 하면 죽여 버릴 거야!"
주인은 다시 현관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갔다.
"여보세요!"
"네!
상황실입니다."
"또 울렸어요!
도어폰을 누가 또 울렸어요."
하고 민원 신고를 했지만 어떤 대책이 없었다.
"저희도
CCTV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데 아무도 초인종을 누르지 않았습니다."
하고 보안대원이 말하자
"분명히!
보안대원이 간 뒤 약 10여분 뒤에 누가 초인종을 눌렀다고요!"
하고 주인은 또다시 조금 전에 일어난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저희도 CCTV로 주민 집 엘리베이터와 주변 비상계단을 계속 모니터링하는 데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두 명의 보안대원이 민원을 접수받은 뒤 계속 모니터링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었다.
"히히히!
고통스럽지."
토토는 고양이를 죽인 사람들을 찾아서 정확히 1004(천사) 번의 초인종을 누르게 하는 저주를 내렸다.
'띵똥! 띵똥!'
<책 읽어주는 고양이!>에 나오는 주인공을 죽인 사람에게 내린 저주는 사실 사소한 것이었다.
인간의 감성을 자극해 고통을 주는 행위였다.
잠들기 전에 초인종 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리고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지 못된 고양이는 알았다.
그런데
그 도어폰 소리가 잠들지 못하게 하는 마약 같은 존재였다.
"토토!
요즘 고양이들이 많이 죽고 있어.
도시가 건설되니까 우리는 어디로 가서 살아야 할까?"
토토를 졸졸 따라다니던 어린 고양이가 물었다.
"어디로 가긴!
도시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야지."
토토는 사람들을 떠나서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고양이가 많이 죽잖아요!"
어린 고양이는 죽어가는 고양이 시체를 보고 못된 고양이 토토에게 말했다.
"토토님!
도시에 더 큰 저주를 내리는 건 어때요?"
"잘못이 없는 데 저주를 내리는 것은 안 돼!
최소한 인간이 만들어낸 윤리와 도덕을 지키며 복수를 하든 저주를 내리든 해야지."
못된 고양이는 최소한의 저주를 내리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그림 나오미 G
'띵똥! 띵똥!'
어디선가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아파트 주인은 어젯밤보다 조금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아파트 관리실 직원과 보안대원들이 수시로 집 앞을 왔다 갔다 하면서 경비한 이유도 있었다.
"띵똥! 띵똥!'
도어폰 소리는 정확히 10분 04초 뒤에 울렸다.
"미치겠다!
도어폰을 없애버리던지 해야겠다."
주인은 밤이 되면 띵똥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도어폰 관리회사에서 방문해 문제를 찾았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
"혹시!
밤마다 저승사자가 오는 건 아닐까?
아니면!
천사가 와서 큰 선물을 주려고 하는 데 주인이 그것을 모르고 화만 내니까 다시 돌아갈 수도 있지."
이웃 주민들도 밤마다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모두 신경이 민감한 상태였다.
"정확히!
10분 04초 뒤에 울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밤 10시 04분에 첫 초인종이 울린 뒤 10분 04초 뒤에 반복적으로 울리고 있습니다."
도어폰 관리회사 직원의 말이었다.
"누가!
10시 04분이 되면 초인종이 울리게 했을까요?"
하고 주인이 물었지만
"그건!
저도 알 수 없습니다."
도어폰 관리회사 직원도 처음 겪는 일이었다.
"내일 밤에 다시 와서 초인종 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하고 말한 뒤 도어폰 관리회사 직원은 돌아갔다.
"10시 04분!
10분 04초!
1004!
이상하다!
1004는 천사!
혹시 천사가 와서 초인종을 누를까!"
주인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천사!
1004!
10분 04초!
10시 04분!"
반복되는 초인종 울림소리는 다음 날도 계속되었다.
'띵똥! 띵똥!'
정확히 밤 10시 04분이 되자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세요!"
하고 주인이 현관문을 열었다.
"이상하다!
아무도 오지 않았는데 벨이 울린다."
도어폰 관리회사 직원이 비상계단 문 뒤에 숨어 지켜봤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일단!
도어폰을 교체해 드리겠습니다!"
그날 밤늦게까지 도어폰 관리회사 직원은 새 도어폰을 설치하고 돌아갔다.
'디잉동동! 디잉동동!'
주인은 도어폰이 울리는 소리도 바꿔달라고 했다.
부드럽고 신경을 건드리지 않는 클래식한 소리였다.
토토는 사람들 눈을 피해 다녔다.
고양이들을 죽이거나 괴롭히는 사람이 많아져 고양이 수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저주!
고양이를 괴롭힌다면 언젠가 당신도 저주를 받을 것이다."
못된 고양이 토토는 고양이를 괴롭히는 사람들에게만 작은 고통을 주는 저주를 내렸다.
"나는 천사!
나는 악마!
나는 못된 고양이!
이승과 저승을 맘대로 다닐 수 있는 못된 고양이!
사람을 좋아하지만 고양이를 죽이는 사람에게는 작은 고통을 선물하는 못된 고양이!"
못된 고양이 토토는
보름달이 환하게 뜬 공원에서 그네를 타며 노래를 불렀다.
"고양이는 죄가 없어!
원래 이곳에 살던 주인이라고!
그런데!
왜 고양이를 몰아내고 죽이는 거야!
고양이 저주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사람들!"
토토는 사람들에게 저주를 내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자꾸만 고양이를 위협하고 죽이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못된 고양이 토토도 참을 수 없었다.
"나는 천사!
나는 악마!
나는 못된 고양이!
이승과 저승을 맘대로 다닐 수 있는 못된 고양이!
사람을 좋아하지만 고양이를 죽이는 사람에게는 작은 고통을 선물하는 못된 고양이!
밤 10시 04분에 초인종을 누르는 못된 고양이!
10분 04초마다 초인종이 울리게 저주를 내리는 못된 고양이 토토!"
못된 고양이 토토는 밤마다 달빛이 만들어 준 그림자 뒤에 숨어 노래 불렀다.
"토토!
이곳에도 아파트를 짓는다고 해."
토토가 사는 곳에도 아파트를 짓는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 뒤로
사람들이 땅을 사기 위해 왔다 갔다 하며 고양이들이 차에 치어 죽었다.
"토토!
아파트를 못 짓게 막을 수 없을까?"
"없어!
고양이가 이사 가야지."
"여긴!
우리 땅이잖아."
"원래!
우리 땅이란 없어.
우리가 모두 공유하는 땅일 뿐이지!"
"그런데!
사람들은 돈 주고 땅을 사서 자기들만 사용하잖아."
"그거야!
인간의 욕망이 강하니까 그렇지."
토토는 인간의 욕망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디잉동동! 디잉동동!'
도어폰을 바꾼 뒤에도
그 집에는 밤 10시 04분이 되면 도어폰이 울렸다.
초인종 소리에 고통을 호소하던 주인은 결국 도어폰 전원을 끄고 살기로 했다.
'디잉동동! 디잉동동!'
도어폰 전원을 껐는데도 잠자리에 누우면 밤 10시 04분부터 계속 도어폰 소리가 들렸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지!"
주인은 곰곰이 생각했다.
"남을 괴롭혔나!
누구에게 피해를 주었나!
아니!
혹시 내가 고양이를 죽인 것 때문일까!
설마!
고양이가 초인종을 누룰 수 있을까!"
<책 읽어주는 고양이!> 주인공을 죽인 주인은 가슴이 철렁했다.
"고양이를 괴롭힌 것은 맞아!
고양이를 죽게 한 것도 맞아!
그런데 내 잘못이 아닌데!
고양이가 너무 높은 아파트 난간에 올라가 있다가 떨어진 거잖아!"
주인은 그동안 자신이 잘못한 것을 찾아 과거로 여행을 떠났다.
"난!
고양이를 죽이려고 한 게 아니었어!
그 고양이가 책을 너무 감동적으로 읽기에 나도 듣고 싶었을 뿐이야!"
<책 읽어주는 고양이!>를 이웃집에서 초대한 것을 알고 자신도 예약했지만 5년 뒤에나 온다기에 주인은 화가 났었다.
"오늘!
책을 읽어주고 가라고."
주인은 <책 읽어주는 고양이!>를 붙잡아 베란다 난간에 앉혔다.
"나도 예약을 했는데 5년 뒤에나 온다면서!
그러니까 여기 왔으니까 책 한 권 읽어주고 가면 되잖아."
"고객님!
저는 예약한 손님만 만나야 합니다.
제가 그 약속을 어기면 저승사자가 바로 저를 저승으로 데려갑니다."
하고 책 읽어주는 고양이가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잘 되었다!
저승사자가 죽이기 전에 책 읽어주고 가면 되겠다."
주인은 좀처럼 <책 읽어주는 고양이!>를 집으로 보내주지 않았다.
'야옹! 야아 옹!'
<책 읽어주는 고양이!>는 그만 높은 난간에서 미끄러지며 떨어져 죽고 말았다.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주인은 고양이가 어떻게 책을 읽어 주는지 궁금했을 뿐이다
높은 곳에서 고양이 시체를 보고 집으로 들어간 주인은 그동안 모른 체하며 살았다.
"더 날카롭게 갈아야지!"
못된 고양이 토토는 발톱을 꺼내 날카롭게 갈고 갈았다.
"내가 전원을 차단하면 모두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될 텐데!"
고양이 밥을 준다는 이유로 어제 경비원 한 명이 직장을 잃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못된 고양이는 그 아파트 전원을 차단해 엘리베이터를 멈추게 할 생각이었다.
"히히히!
출근도 못하고!
외출도 못하고!
쓰레기도 버리지 못하고!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되어 봐야 알지!
우유도 못 사고 식량도 사러가지 못해야 알지!
아니지!
어린이들이 고통받아서는 안 돼!
우유랑 어린이들이 먹는 과자는 고양이들이 모두 배달해 주는 거야!
물론 어린이들이 있는 집에만!"
못된 고양이 토토는 미래의 주인공들이 아프거나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볼 수 없었다.
특히 고양이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을 못된 고양이 토토는 좋아했다.
"고양이들은 사람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는 사람과 공생 공존하는 자세를 가지고 살아야 해.
특히!
미래의 주인공 어린이들과는 더욱 친하게 지내야 하는 것 잊지 마."
토토는 어린 고양이를 만나면 항상 이렇게 말했다.
"더!
날카롭게 갈아야 해.
한 번에 전기선을 모두 싹둑 잘라버려야 해!"
토토가 오늘 밤 어느 아파트를 향해 갈지는 알 수 없었다.
"히히히!
오늘 밤 10시 04분!
당신이 살고 있는 엘리베이터가 멈출 거야!
그리고 10분 04초마다 엘리베이터는 어디선가 멈출 것이다.
히히히!"
토토는 저주를 내릴 준비를 했다.
"어디야!
우리 아파트라고 빨리 가야겠다!
난!
죽어도 30층까지는 걸어 올라갈 수 없어."
토토가 어둠 속을 걷고 있는데 막 퇴근하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양이는 왜 죽여서!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 살게 하는 거야."
사람들은 고양이를 죽인 누군가를 탓하기 시작했다.
고양이가 없는 세상은 꿀벌과 나비가 없는 세상과 같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늘 자기 욕망이 앞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