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 수 없는 절벽!
나그네는
언덕 위로 걸어갈수록 절벽 끝이란 것을 모르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면
어슬렁거리며 쫓아오는 사자만 보였다.
총도 없고 사자와 싸워 이길만한 힘도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자가 가까이 오기를 기다릴까!”
나그네는 앞으로 걸어가면서도 자꾸만 따라오는 사자가 생각났다.
주변에는 무기로 사용할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자를 기다릴까!”
나그네는 걸음을 멈추고 사자를 기다려볼까 생각했다.
“도대체 왜 따라오는 거야!”
나그네가 멈추면 사자도 멈추고 가만히 서 있었다.
“달려볼까!”
나그네는 달리기 시작했다.
사자도 달리기 시작했다.
“저 녀석이!”
나그네는 자꾸만 거리가 좁혀지는 게 마음에 걸렸다.
이마에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이렇게 죽는 건가!”
나그네는 숲에서 나와 언덕을 오른 것을 후회했다.
멀리 언덕 끝이 보였다.
“저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나그네는 일단 언덕을 향해 달렸다.
사자도 나그네 속도에 맞춰 달렸다.
“더 빨리! 더 빨리!”
나그네는 더 빨리 달렸다.
하지만 사자와의 거리는 좀처럼 멀어지지 않았다.
언덕 끝자락에 도착한 나그네는 절망스러웠다.
“아니!
낭떠러지잖아.”
아주 높은 절벽 위에 서 있는 자신이 너무 슬펐다.
“왜!
따라오는 거야?”
나그네는 절벽 끝자락에서 따라오는 사자를 향해 외쳤다.
“왜!
자꾸 따라오는 거냐고?”
하지만 사자는 대답이 없었다.
나그네가 있는 절벽까지 어슬렁어슬렁 걸어왔다.
나그네는 주변을 둘러봤다.
절벽 끝자락에는 풀 한 포기도 없었다.
나그네가 살기 위해서는 절벽 아래로 뛰어내려야만 했다.
“너무 높아!”
절벽 아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꽤 높았다.
“저리 가!
저리 가라고!”
나그네는 사자를 향해 외쳤다.
하지만
사자는 나그네가 서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사자 밥이 되는 건가!”
나그네는 식은땀을 흘리며 생각했다.
“그럴 수는 없지.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하지 않았던가!”
나그네는 절벽 끝자락에 편한 자세로 앉았다.
“오너라!”
사자를 향해 외쳤다.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 것 같았다.
나그네와 사자와의 거리는 약 십여 미터 정도로 가까워졌다.
“더 가까이 와!”
나그네는 큰 소리로 사자를 향해 외쳤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왜 따라온 거야?”
나그네는 가까이 다가온 사자에게 물었다.
“배가 고파서!”
사자 목소리는 들릴까 말까 할 정도였다.
“배가 고파!
날 잡아먹겠다는 것이냐?”
“그렇다.”
사자는 며칠을 굶어선지 배가 홀쭉했다.
“내겐 총이 있다.
총을 맞고 죽을래 아니면 그냥 왔던 길을 돌아갈래?”
나그네는 총을 들고 사자를 겨냥했다.
“널 잡아먹을 거다!”
사자는 총이 무섭지 않았다.
그동안
많은 사냥꾼을 피해 지금까지 살아왔다.
“정말 쏜다!”
“쏴! 쏘라고!”
사자는 어차피 굶어 죽거나 총 맞아 죽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 녀석이!”
나그네는 총도 무서워하지 않고 도망도 가지 않는 사자가 더 무서웠다.
“정말이지!”
하고 말한 나그네는 생각했다.
사자 밥이 되던 지 아니면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던지 결정해야 했다.
“좋다!
따라와 봐.”
하고 말한 나그네는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뭐야!”
사자는 갑자기 일어난 일에 어쩔 줄 몰랐다.
“으아악!”
나그네는 절벽으로 떨어지면서 소리쳤다.
“나도 뛰어내릴까!”
사자는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잠시 고민을 했다.
“먹이를 쫓아야지!”
하고 말하더니 사자는 숨겨둔 발톱을 길게 내밀더니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으아아아악!”
절벽 아래 어딘가에서 나그네 목소리가 들렸다.
“어흥! 어흐흥!”
사자도 절벽으로 떨어지며 소리쳤다.
그림 나오미 G
“뭐지!”
절벽 옆에서 놀던 원숭이들은 무엇인가 떨어지는 것을 봤다.
“분명히!
뭔가 떨어지는 것 같았는데!”
원숭이들은 절벽 아래로 내려가 볼까 생각했다.
하지만 내려가지 않았다.
“둘 다 바보야!
협상을 하지!”
들쥐 한 마리가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며 말했다.
히히히!
들쥐다.
이 녀석을 잡아먹어야 지!”
절벽 위에 있는 들쥐를 향해 독수리가 속도를 내며 날았다.
“독수리다!”
들쥐는 독수리가 날아오는 것을 보고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사자와 나그네를
구경한 죄밖에 없는 들쥐도 높은 절벽 위에서 살기 위해 뛰어내렸다.
“으악!”
들쥐는 다행히 살았다.
“아무도 없잖아!”
절벽 아래는 나그네도 사자도 없었다.
“어디로 갔을까?”
들쥐는 조금 전에 절벽 위에서 떨어진 나그네와 사자가 궁금했다.
“독수리다!”
절벽 위에서 독수리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죽은 척해야 할까!”
들쥐는 독수리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죽은 척했다.
그런데
독수리가 절벽 아래를 향해 날기 시작했다.
"도망 가!
독수리가 널 봤다고!"
원숭이들이 소리쳤다.
절벽 옆에서 놀던 원숭이들은 지켜봤다.
“안 돼!”
들쥐는 숲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독수리는 더 빨리 날았다.
“날자!
더 빨리 날자!”
독수리는 들쥐가 쥐구멍으로 들어가기 전에 잡고 싶었다.
“히히히!
날 잡아먹으려고 하다니.
웃긴 녀석!”
들쥐는 쥐구멍으로 숨으며 말했다.
“까까까가악!”
독수리가 들쥐 꼬리를 긴 발톱으로 붙잡았다.
“안 돼! 안 돼!”
들쥐는 온 힘을 다해 당겼다.
‘뚝!’
얼마나 힘주어 당겼는지 들쥐 꼬리가 끊어졌다.
꼬리가 반이나 끊어진 들쥐는 목숨을 구했다.
“이 녀석이!”
독수리는 다 잡은 들쥐를 놓친 게 분했다.
쥐구멍을 발톱으로 마구 파 해쳤다.
“히히히!”
꼬리에서 피가 난 들쥐는 반대편 쥐구멍으로 도망쳐 절벽을 오르고 있었다.
“사자와 나그네는 어디로 갔을까?”
독수리 밥이 되지 않은 들쥐는 조금 전에 절벽으로 뛰어내린 나그네와 사자가 궁금했다.
“어디로 갔을까!
설마 마법을 부린 것은 아니겠지!”
들쥐는 절벽을 오르며 생각했다.
“높은 곳에서 보면 사자와 나그네가 보일지 몰라!”
들쥐는
독수리 밥이 될 번한 순간도 잊었다.
"이봐!
사자와 나그네가 어디로 갔는지 봤어?"
절벽에 오른 들쥐가 원숭이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원숭이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열심히
밧줄 사다리만 타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