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깨우는 염소 이불!

달콤시리즈 298

by 동화작가 김동석

잠을 깨우는 염소!





우리 마을에 염소가 한 마리 있었어요.

지니 엄마가 도시에서 돈을 벌어 지니에게 사준 염소였어요.

검정 털에 하얀 뿔을 가진 염소 이름은 <이불>이었어요.

잠잘 때

덥고 자는 이불만 보면 물어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밤에 창문을 잠그고 자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이불이 아침마다 잠을 깨러 와서 창문이 잠겨 있으면 뿔로 꽝 부숴버렸어요.


이불 덕분에 우리 동네에서 장사가 제일 잘 되는 곳은 유리가게였어요.

그래서 유리가게 사장님은 가게 한쪽에 염소 먹이를 항상 준비해 두었어요.


지니는 할머니랑 둘이서 살았어요.

이 염소는 큰 도시에 나가 회사에 다니는 엄마가 사줬어요.

아빠는 일찍 돌아가셨어요.


엄마는 돈을 벌어야 해

지니를 시골에 사는 할머니에게 맡기도 도시에서 회사에 다녔어요.


어린 새끼였던 이불을 지니는 꼭 껴안고 잠을 잤어요.

많은 날들이 지나자 염소 이불은 너무 커서 창문 밖에다 방을 만들어 주었어요.


'음메에!'

첫날밤은 너무 시끄러웠어요.

이불은 지니와 함께 방에서 자고 싶었어요.

하지만

지니는 꼭 껴안고 자고 싶은 마음을 참고 이불을 밖에 재웠어요.


아침이 오면 이불은 창문을 열고 방에 들어왔어요.

그리고 지니가 덥고 있는 이불을 물어 당기면서 지니를 깨웠어요.


‘음메에!’

하고 지니를 깨우면 더 자고 싶어도 일어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지니는 아침에 깨워주는 시계가 필요 없었어요.

아침이면 언제나 이불이 잠을 깨워주니까 행복하고 좋았어요.


이불은 지니가 일어나면

곧바로 마을에 사는 친구들을 깨우러 갔어요.

어제는

뚱이의 집에 갔는데 글쎄 뚱이가 창문을 잠그고 자는 바람에 큰일이 일어났어요.


‘쨍그랑!’

이불은 그만 사고를 쳤어요.

창문을 깜박 잠그고 자는 바람에 이불이 날카로운 뿔로 창문을 받았어요.


“유리창을 깨면 어떡해!”

뚱이 엄마는 화가 많이 났어요.


뚱이 보다 배가 많이 나온 탓에

잘 걷지도 못하는 뚱이 엄마는 유리조각을 치울 생각을 하니 화가 났어요.


“저리 가!”

하고 이불을 보고 크게 소리쳤어요.


깜짝 놀란 이불은

지니에게 달려갔어요.


'음메에!'

지니는 뚱이 엄마에게 혼난 이불을 꼭 안아주었어요.


“잘했어!

뚱이 엄마도 곧 예쁜 너에 마음을 알아줄 거야.

더 큰 소리로 깨우지 그랬어!”

지니는 뚱이 엄마가 화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니 친구들은 이불을 너무 좋아했어요.

지니는 이불을 학교에도 데려가고 집에 올 때는 이불 등에 타고 오기도 했어요.


“야호!

신난다.”

학교에서 돌아온 지니는

오늘 엄마에게 가는 날이었어요.


“이불!

엄마에게 갔다 올게.

하룻밤만 자고 올 거야.”

하고 지니가 말하자


'음메에!'

이불은 지니가 하룻밤 자고 온다는 말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어요.


혼자 밤을 꼬박 새운 이불은

아침이 되었어도 친구들을 깨우러 가지 않았어요.

지니가 없으니까

이불은 자리에서 일어날 기운이 하나도 없었어요.

이불이 깨워주지 않아서 친구들은 모두 지각했어요.

모두 선생님에게 혼났어요.


이불은 밤새 아팠어요.

마음이 아프니 몸이 말을 듣지 않았어요.


'끙끙!'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누워만 있었어요.

엄마에게 간 지니만 생각났어요.


학교에서 돌아온 친구들이 이불을 찾아왔어요.

하지만 이불은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이불!

어디 아픈 거야?”

하고 친구들이 물었어요.

하지만

이불은 누운 채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어요.

친구들은 지니에게 전화했어요.


다음날 아침 일찍

지니는 할머니 집으로 왔어요.


“이불!”

지니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어요.

누워있는 이불을 지니는 꼭 안아주었어요.

이불의 눈에서 눈물이 났어요.


“미안해!

다시는 너랑 떨어지지 않을게.”

지니가 울면서 말했어요.


지니 보자 이불은 힘이 났어요.


'음메에!'

목소리에 아직 기운이 없었어요.


부엌으로 달려간 지니는

이불에게 먹일 호박죽을 끓이기 시작했어요.


호박죽을 한 그릇 먹은 이불은 다시 기운이 났어요.


'음메에!'

하고 이불이 일어났어요.


“잘했어!

이불!”

지니는 이불 등에 올라타고 마을로 나갔어요.




P1120284.jpg

그림 나오미 G



“이불!

살아났구나.”

지니 친구들이 외쳤어요.


'음메에!'

이불도 다시 친구들을 보니 힘이 났어요.

내일부터는 아침에 일어나는 게 걱정 없겠어요.


지니는

친구들과 들판에서 신나게 놀았어요.

해가 서쪽으로 기울자 헤어질 시간이 되었어요.


“오늘 밤에

창문 잠그면 알지?”

지니가 말했어요.


“알았어!”


'음메에!'

이불도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


친구들은 창문을 잠그고 자면

이불이 아침에 와서 날카로운 뿔로 유리창을 쨍그랑 깰 것을 알았어요.


“잘 자!

이불.”

지니는 자기 전에 이불에게 가서 꼭 안아주었어요.


'음메에!'

다시 기운을 낸 이불은

내일 아침부터 친구들을 깨우러 갈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어요.


다른 동네에 사는 친구들은

지니가 사는 동네로 이사 가자고 엄마를 졸랐어요.


“엄마!

우리도 이사 가자.”

앞으로 이불은 더 바빠지겠어요.


염소

사겠다는 친구들이 많아졌어요.


“염소만 사면

이불처럼 아침에 잠을 깨워줄까요?”

장날이 돌아오자

장터에서 염소 파는 아저씨랑 가격을 흥정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안녕!

민수야.”

지니는 학교 가는 길에 새로 이사 온 민수를 만났어요.


“안녕!

이불이 우리 집에도 왔었어.”

민수는 아침에 염소 이불이 깨우러 와서 좋았어요.


“그랬구나!”

지니는 이사 온 민수까지 이불이 깨우러 간 것은 몰랐어요.


“나도 염소 살 거야!”

민수도 엄마랑 염소를 사러 가기로 했다며 지니에게 자랑했어요.


“새끼 살 거야?”

지니가 물었어요.


“응!

나도 너처럼 새끼 사서 키울 거야!”

민수도 지니처럼 염소 새끼를 잘 키울 것 같았어요.


지니가 키우는 이불은 무럭무럭 자랐어요.

이제는

어른 염소가 되어서 힘도 아주 셌어요.


“이불! 잠깐만!”

지니는 이불을 끌고 가면서 힘들었어요.

이불을 데리고 가서

밭고랑 풀을 뜯어먹게 하려고 하는데 이불이 앞서가면서 지니를 끌고 갔어요.


“힘들어! 천천히! 천천히!”

지니가 이불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이불이 지니를 끌고 갔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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