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시리즈 294
어떤 사람이 될까!
소녀는 나무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숲에 가는 게 제일 즐거웠다.
“아빠!
이번 주에도 산으로 여행가는 거죠?”
“알았다.”
숲에 가면
행복해하는 딸을 위해 엄마 아빠는 주말이면 산으로 소풍을 갔다.
소녀는 숲속을 거닐며 연두색 나무 잎과 짙은 초록 나뭇잎을 좋아했다.
“어쩌면 저렇게 예쁠까?”
나뭇잎이 빛나는 것을 보며 스스로에게 질문 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예쁜 모습을 하고 있을까?”
어쩌면 나무가 되고 싶은 자신을 위해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큰 나무 뒤로 노란 꽃과 분홍 꽃이 보였다.
햇살이 비추는 곳으로 머리를 내밀고 있는 꽃들을 보며 소녀는 생각했다.
“나무가 되고 싶어!
내가 나무가 되면 꽃들이 더 아름답게 클 수 있도록 해주겠어.”
소녀는 말없이 서있는
큰 참나무를 두 손으로 끌어안고 외쳤다.
“세상에!
나를 안아주다니.
고마워요!”
참나무는 소녀에게 말했다.
“내가 고맙지!”
소녀는 참나무를 더욱 끌어안으며 말했다.
“나무가 되고 싶다고요?”
참나무가 소녀에게 물었다.
“나무가 되고 싶어!”
“나무가 되려면!
먼저 씨앗이 되어야 해요.”
“어떻게 하면 씨앗이 될 수 있어?”
“그건!
신이 하는 일이라서…….”
참나무는 소녀를 나무로 만들어 줄 수 없었다.
소녀는
두 손으로 참나무를 더 힘껏 안았다.
한 참을
나무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신에게
매일 기도하면 나무가 될 수 있을까?”
“그건 모르겠어요.”
소녀는 나무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나오!
밥 먹자?”
들판 한 가운데서 엄마가 소녀를 불렀다.
엄마는 나오미를 나오라 불렀다.
소녀는
엄마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도 대답하지 않았다.
나무만 보면
소녀는 배가 불렀다.
“나오미! 나오미!”
아빠가 다시 불렀다.
소녀는
천천히 숲길을 내려갔다.
소녀 가족은
나무 아래서 맛있는 도시락을 먹었다.
“난!
나무가 되고 싶어요.”
“얘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
엄마는 딸이 나무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빠는 딸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미안하지만!
나무는 되지 못할 거야.”
아빠는 딸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왜요?”
소녀는
무엇이든 꿈 꾸면 이룰 수 있다고 믿었는데 꿈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림 나오미 G
꽃이 피었다!
하지만
아무나 볼 수 없는 꽃이다.
빛의 파동과
뒤틀린 나뭇가지의 퍼즐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
꽃이 피었다!
나만 볼 수 있는 꽃이!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도 소녀는 나무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집에 오면 언니에게도 나무가 되는 법에 대해서 물었다.
하지만
누구도 나무가 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나무가 되지 못한다면 무엇이 되어야 할까?”
하고 늘 생각하던 소녀에게
“나무를
그리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점심을 다 먹고 난 아빠는 딸에게 말했다.
“화가?”
“그래!”
순간 소녀의 가슴 속에 환한 빛이 비추는 것 같았다.
소녀는 그날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무를 그리고 또 그렸다.
“빛이 저렇게 예쁘다니!
그렇지!
빛은 최고의 재료야!"
소녀는
나뭇가지 사이로 비추는 빛이 너무 아름다웠다.
“저걸 그려볼까?”
소녀는 빛을 향해 가지를 뻗어가는 나무들과
빛을 향해 고개를 삐쭉 내미는 꽃들을 보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빠는
딸이 그린 나무들을 보고 눈물이 났다.
나뭇가지 사이로 비추는 빛은 정말 아름다웠다.
“잉태하고 생성하는 빛!
성장시키고 소멸시키는 빛!”
소녀는 나무가 되고 싶었던 꿈을
가슴 속 깊이 감추고 숲속에서 그릴 나무를 찾아다녔다.
“빛이 보여주는 세상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소녀는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빛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졌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빛을 사랑한 소녀!
아니
나무를 사랑한 소녀!
아니야
나무가 되고 싶었던 소녀!
아니지
나무를 그리는 소녀!"
소녀는
가끔 나는 어떤 사람일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무가 되지 못한다면!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어야겠어."
소녀의 꿈은 변하지 않았지만
나무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해 원망하지도 않았다.
나무가 되고 싶었던 소녀에게 숲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