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가 좋은 하이디!
똥서기가 키우는 하이디는 오리였어요.
하이디는 아침이 되면 우리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호수로 달려갔어요.
헤엄을 치며 물고기를 배부르게 잡아먹고 신나게 놀았어요.
그리고
집에 갈 때 붕어 한 마리 물고 뒤뚱뒤뚱 걸어갔어요.
그런데
갑자기 풀숲에서
들쥐가 한 마리 나타나더니 하이디 앞을 가로막았어요.
깜짝 놀란
하이디는 입에 물고 있는 붕어 때문에 말도 할 수 없었어요.
‘꽈악 꽈악!’
하고 말해 길을 비키라고 하고 싶은 데 커다란 붕어를 물고 있어서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들쥐를 피해 가려고 해도 들쥐는 며칠 동안 굶어선지 비켜주지 않았어요.
하이디는 할 수 없이 입에서 물고기를 땅에 내려놨어요.
‘쉬이익!’
들쥐가 달려와 붕어를 물고 달아나 버렸어요.
‘꽈아악꽈아악(나쁜 놈)!’
하이디는 점심때 먹으려고 했던 붕어를 빼앗기고 말았어요.
하이디는
오늘도 호수로 뒤뚱뒤뚱 걸어가고 있었어요.
호수에 들어가 헤엄을 치면서 붕어, 메기, 미꾸라지를 배불리 잡아먹었어요.
커다란 잉어 한 마리를 물고 물 밖으로 나왔어요.
매일 다니던 길을 놔두고 갈대가 무성한 다른 길로 걸어갔어요.
잉어가 어찌나 무겁던지 숨을 쉴 수가 없었어요.
한 참을 가다 잉어를 내려놓고 잠시 쉬었어요.
다시
물고 뒤뚱뒤뚱 걷기 시작했어요.
“오늘 저녁에는 맛있는 잉어를 먹을 수 있겠다!”
생각하며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하이디는 뒤뚱뒤뚱~ 걸어 갈대숲이 끝나는 곳에 도착했어요.
집을 향해 신나게 달리려고 하는 데 족제비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길을 막았어요.
‘꽈아악꽈아악(나쁜 놈)!’
깜짝 놀란 하이디는 잉어를 버리고 뛰뚱뛰뚱 달려 도망쳤어요.
하이디는 낮에 족제비에게 잉어를 빼앗긴 게 너무 속상했어요.
하지만 잉어를 주지 않았으면 아마도 족제비는 하이디를 잡아먹었을 거예요.
어제 저녁을 먹지 못한 하이디는 아침 일찍 일어나 호수로 갔어요.
헤엄을 치면서 배불리 물고기를 잡아먹은 하이디는 물 위에 누워 하늘을 쳐다봤어요.
“하늘!
어쩜 저렇게 예쁠까!”
하늘을 쳐다보다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오늘은 물고기를 물고 어느 길로 갈까!”
잠에서 깬 하이디는 생각했어요.
“갈대숲을 지나고 나면 토이네 감자 밭이 있으니까 그곳으로 달려가면 되겠다!”
하이디는 물속 깊이 들어가 메기를 한 마리 잡아 입에 물고 나오더니 갈대숲으로 달리기 시작했어요.
갈대숲을 나와 토이네 감자밭으로 들어가 또 달리기 시작했어요.
감자밭 중간쯤에 왔는데
‘야옹!’
하고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 길을 막았어요.
‘꽈아악꽈아악(나쁜 놈)!’
하이디는 물고 있던 메기를 버리고 호수를 향해 뛰뚱뛰뚱 달렸어요.
호수에 도착한 하이디는 아직도 놀란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어요.
천천히 헤엄치면서 생각했어요.
“나를 노리는 놈들이 너무 많아. 어떡하면 좋지?”
하이디는 물고기를 잡아서 집으로 가져갈 수 없었어요.
닭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는데 하이디는 계속 실패만 했어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해.
눈에 보이게 물고 가면 분명히 다른 녀석들이 냄새를 맡고 빼앗으려고 할 거야.”
하이디는 물속 깊이 들어갔어요.
미꾸라지 한 마리를 잡아서 물고 나왔어요.
물가로 나온 하이디는 멀리 집을 쳐다봤어요.
“저기는 들쥐!
갈대숲에는 족제비!
감자밭에는 고양이가 살고 있어.
그러면
이번에는 저쪽으로 가면 될까?”
하이디는 뚜이네 당근 밭으로 갈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미꾸라지를 꿀꺽 삼켰어요.
들쥐는
삼 일째 하이디가 나타나지 않자 고민이 생겼어요.
“오리가 어디로 돌아가는 거지? 분명히 호수에 갈 때는 이 길로 가는 데.”
들쥐는 고개를 쳐들고 멀리 호수를 바라봤어요.
호수 한가운데 하이디가 헤엄치고 노는 모습이 보였어요.
“오늘은 꼭 빼앗고 말 거야!”
가뭄이 들어 들판에 먹을 게 하나도 없었어요.
들쥐는 하이디에게 붕어를 빼앗아 먹은 후 아직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요.
“으윽!
배고프고 춥다.”
아카시아 나무 뒤에서 들쥐는 몸을 움츠리고 숨어서 하이디가 오는 것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오늘은 오겠지!”
하이디는 호수에서 신나게 헤엄을 치며 놀았어요.
“오늘도 분명히 나를 노리고 있을 거야!”
하이디는 들쥐, 족제비, 고양이 녀석들이 어딘가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오늘은 그냥 갈까?
그러면
녀석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이디는 물고기를 물고 가지 않으면 녀석들이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오늘은 그냥 가자!”
호수에서 나온 하이디는 뒤뚱뒤뚱~ 집을 향해서 걷기 시작했어요.
“나타나지 않겠지! 노래를 부를까!”
하이디는 노래를 부르며 가면 아마도 녀석들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꽈악!
꽈아악 꽈악!’
하고 노래를 부르고 가는 데 갑자기 아카시아 나무 뒤에 숨어 있던 들쥐가 나타나 길을 막았어요.
“물고기는 어디다 숨긴 거야?”
하이디는 대답도 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며 뒤뚱뒤뚱 걸어갔어요.
“어디다 숨겼냐고?”
들쥐 목소리가 들판에 크게 메아리쳤어요.
“맞아!
나를 다 지켜보고 있어.”
하이디는 들쥐가 나타나는 걸 보고 어디선가 족제비나 고양이가 분명히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렇다면 나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해!”
하이디는 밤새 생각했어요.
“어떻게 하면 물고기를 잡아서 가져올 수 있을까?”
생각하던 하이디는 닭들에게 물어봤어요.
“얘들아!
너희들 물고기 먹고 싶지?”
하이디가 닭들에게 물었어요.
“그럼!
어디 있는 데?”
닭들은 눈을 크게 뜨고 하이디를 쳐다봤어요.
하이디는 닭들에게 호수에 가면 물고기가 많아서 잡아올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었어요.
그리고
그동안 일어난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우리 먹이를 녀석들이 빼앗아갔다고!”
“그래.”
“가만 안 둘 거야! 우리가 가서 콕콕~ 쪼아 줄 거야.”
다음 날 아침
하이디는 닭들을 데리고 호수로 갔어요.
‘꽈악 꽈악! 꼬꼬! 꼬꼬!’
오리와 닭들이 호수로 가는 것을 들쥐, 족제비, 고양이는 숨어서 봤어요.
“닭들이 왜 호수로 가는 거지?”
마당에서만 놀던 녀석들인데 호수로 가는 것을 보고 고양이는 너무 이상했어요.
호수에 도착하자 하이디는 풍덩 물속으로 들어갔어요.
닭들은 머뭇거리더니
“우리는 헤엄칠 줄 몰라!”
“알아!
내가 물고기 잡아 올 거야.”
“응!
기다릴게.”
하이디는 물속 깊이 헤엄쳐 들어가더니 커다란 잉어 한 마리를 잡아 물고 나왔어요.
“와!
진짜 물고기다.”
하이디는 호수 밖으로 나오더니 닭들 앞에 내려놨어요.
“고마워!
맛있게 먹을 게.”
하이디와 닭들은 배불리 물고기를 먹고 호숫가에서 신나게 놀았어요.
“아! 피곤하다.
우리 낮잠이나 자자.”
하이디와 닭들은 그늘진 곳을 찾아서 낮잠을 잤어요.
“이제 집에 돌아갈 시간이야.”
“그래.
어서 가자.”
“잠깐 기다려.
물고기 잡아 올게.”
그러더니 하이디는 다시 물속으로 사라졌어요.
커다란 장어 한 마리를 잡아서 물고 나왔어요.
“와!
크다.”
닭들은 장어를 처음 봤어요. 정말 큰 장어를 잡았어요.
땅에 내려놨더니
꿈틀꿈틀거리면서 도망치려고 하자 닭들이 발로 움켜잡았어요.
“어디를 도망가려고!”
하이디는 장어를 물고 뒤뚱뒤뚱 걸었어요.
앞뒤로 닭들이 세 마리씩 보디가드처럼 줄을 서서 걸었어요.
“저 녀석이!
닭들을 이용하다니.”
들쥐는 하이디가 장어를 물고 가는 것을 아카시아 나무 뒤에서 물끄러미 쳐다봤어요.
“아!
배고파 죽겠다.”
들쥐는 장어를 물고 가는 하이디가 자꾸만 생각났어요.
“안 되겠어!
나도 작전을 짜야지.”
들쥐는 들판에 사는 모든 들쥐들을 불러 모았어요.
수십 마리 들쥐가 모였어요.
들쥐는 어제 하이디와 닭들이 장어를 물고 가는 것을 들쥐들에게 이야기해주었어요.
“내일도 그렇게 가면 우리가 함께 덤비는 거야!
그러면
닭들이 도망갈 거야.”
“알았어!
그럼 우리 모두 배불리 장어를 먹을 수 있는 거지?”
“그럼!
당연하지.”
들쥐들은 집으로 돌아가서 자고 다음 날 모이기로 했어요.
그림 나오미 G
오늘도
하이디와 닭들은 또 호수로 나갔어요.
가는 길에 들쥐들을 봤어요.
“들쥐들이 많아졌다!
어떡하지?”
하이디는 수십 마리의 들쥐들이 숨어서 쳐다보는 것을 봤어요.
“오늘은 이 길로 오면 안 되겠다! 다른 길로 가야겠어.”
하이디와 닭들은 호수에서 신나게 놀았어요.
하이디가 물고기를 잡아다 주면 닭들은 순식간에 다 먹어치웠어요.
“메기!
먹고 싶어.”
“알았어.”
하이디는 다시 물속으로 사라졌어요. 메기를 잡으러 깊이 헤엄쳐 들어갔어요.
‘어푸어푸!’
깊은 물속에서 메기를 쫓았어요.
메기도 열심히 도망갔지만 오리에게 잡혔어요.
‘푸하!’
메기를 물고 하이디가 물 위로 떠올랐어요.
“와!
메기다.
맛있겠다.”
닭들은 춤추기 시작했어요. 너무 신났어요.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었어요.
“이제 집에 가야 해. 조금만 기다려.”
“알았어.”
하이디는 다시 물속으로 헤엄쳐 들어갔어요.
한 참 후에 붕어 두 마리와 미꾸라지 한 마리를 잡아서 물 밖으로 나왔어요.
“오늘은 갈대숲 길로 갈 거야.”
“왜?”
“들쥐가 우리를 노리고 있으니까!”
“알았어.”
가장 힘센 닭들에게 붕어를 한 마리씩 주면서
“물고 따라와!”
하고 말하더니
하이디도 미꾸라지 한 마리를 물고 뒤뚱뒤뚱 걷기 시작했어요.
하이디 뒤로 붕어를 물고 두 마리 닭이 줄을 서서 걷기 시작했어요.
그 옆으로
두 마리씩 보디가드 닭들이 걸어갔어요.
갈대숲 중간쯤 가는 데 족제비가 나타났어요.
'카악!'
족제비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크게 소리쳤어요.
족제비를 본 닭들은 너무 무서워서 붕어를 내던지고 달아났어요.
닭들은
눈 깜짝할 사이 하이디 곁에서 사라졌어요.
'꼬꼬 꼬꼬!'
하고 멀리서 소리만 들렸어요.
족제비는 눈을 크게 뜨고 하이디를 쳐다봤어요.
하이디는 무섭지 않았어요. 물고 있던 미꾸라지를 땅에 내려놓고 천천히 걸었어요.
족제비는 붕어 두 마리 미꾸라지 한 마리를 보더니 하이디를 그냥 보내주었어요.
“맛있겠군!
이렇게 싱싱한 물고기를 매일 먹으면 좋겠어.”
족제비는 앉아서 붕어를 한 마리 먹기 시작했어요.
바람에 갈대 잎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고 아작아작 붕어 씹어 먹는 소리가 갈대숲 사이로 들렸어요.
다행히 닭들은 무사했어요.
“하이디는 살았을까?”
집에 도착한 닭들이 하이디를 걱정했어요.
“내일부터는 호숫가에 안 갈래!”
오늘 족제비에게 물려 죽을 고비를 넘긴 닭 한 마리가 말하자
“나도!”
몇 마리 닭들이 대답했어요.
내일부터
닭들은 호숫가에서 맛있는 물고기를 먹기 힘들 것 같았어요.
그때 하이디가 도착했어요.
“하이디!
괜찮아?”
“괜찮아.”
“족제비에게 물려 죽은 줄 알았어.”
“이렇게 살아왔잖아.”
하이디는 혼자 두고 도망간 닭들을 원망하지 않았어요.
다음 날
아침 일찍 하이디는 혼자서 호숫가로 뒤뚱뒤뚱~ 걸어갔어요.
장독대 위해서 닭들이 하이디를 쳐다봤어요.
“하이디!
조심해.”
하이디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호수에 도착하자
천천히 헤엄치며 파란 하늘을 보며 호수 한가운데로 갔어요.
오늘은 배고프지도 않았어요.
“난!
호수가 좋아.
평화롭고 먹을 게 많아서 좋아.”
하이디는 큰 호수를 헤엄쳐서 한 바퀴 돌았어요. 참 좋았어요.
오늘은 물고기를 잡고 싶지 않았어요.
바람이 부는 소리도 듣고, 곤충들의 노래도 듣고, 갈대 잎이 부딪치는 소리도 듣고 즐거웠어요.
저녁때가 되자 집으로 돌아갔어요.
지금까지 가지 않을 길을 오늘은 걷고 싶었어요.
뒤뚱뒤뚱
산길을 걸었어요.
소나무 그림자가 많은 오솔길이었어요.
언덕에서 호수를 봤더니 멀리서 들쥐, 족제비, 고양이가 쳐다보고 있었어요.
숲으로 난 산길은 소나무 향기가 너무 좋았어요.
오솔길이 이렇게 멋진 줄 몰랐어요.
멀리 닭들이 노는 모습과 똥 서기네 집이 보였어요.
‘스사삭!’
바람 소리와 함께 무엇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어요.
하이디는 무섭지 않았어요.
언덕을 오르고 내리막길에 나무가 우거진 곳을 뒤뚱뒤뚱~ 걷는 데 삵이 길을 막았어요.
‘카~악!’
입을 크게 벌리고
하이디에게 덤빌 것처럼 허리를 구부리고 털을 새우고 소리쳤어요.
하이디는 삵을 쳐다보고는 뒤뚱뒤뚱~ 걸었어요.
“하나도 안 무섭거든!”
하고는 삵 옆을 뒤뚱뒤뚱 지나갔어요.
“저 녀석이 나를 안 무서워하다니!”
삵은 지금까지 오리나 닭을 많이 잡아먹었어요.
삵을 보면 소리치고 도망가던 오리나 닭들만 봤는데 삵을 무서워하지 않는 오리를 처음 봤어요.
조금 전에 토이네 닭 한 마리를 잡아먹어 배가 부른 삵은 돌아서서 뒤뚱뒤뚱~ 걷는 하이디를 쳐다봤어요.
똥 서기가 키우는 오리 하이디는 오늘도 호숫가로 뒤뚱뒤뚱~ 걸어가고 있었어요.
“언젠가는 죽을 거야.
무서울 게 뭐 있어!”
하이디는 그동안 오리와 닭들이 많이 죽어가는 것을 봤어요.
하이디 친구들도 어릴 때 족제비에게 물려 죽고, 삵에게 물려 죽은 오리와 닭이 얼마나 많은지도 알았어요.
똥 서기 형이 친구들과 잡아먹은 오리와 닭이 수십 마리나 되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누구의 먹이가 되어도 좋아.
난 그날까지 행복하게 살 거야!”
하이디는 물속으로 헤엄쳐 들어갔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