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도 소용없어!

달콤시리즈 332

by 동화작가 김동석

숨어도 소용없어!







“심심해 죽겠다!”

<코로나 19> 유행으로 동수는 집에만 있어 몸살이 났다.


“제발! 제발!

죽어라.”

침대에 누워 창문을 향해 말하는 동수의 목소리가 떨렸다.


“죽어라!

아니. 제발! 죽어다오.”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것은 동수가 스스로 살인자는 되고 싶지 않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죽어! 죽으라고!”

창문에 마스크를 걸어 놓고 동수가 말하고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넌 오늘 죽을 거야.”

친구도 만나지 못하고 학교에도 가지 못하는 동수는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빨리 죽기를 바랐다.






“동수야!

학원 안 가니까 좋지?”

아빠가 동수 방에 들어와 물었다.


“좋아요!

그런데 심심해 죽겠어요.”

동수는 학원이라도 가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데 학교도 학원도 안 가니까 너무 심심했다.


“아빠랑 뒷산에 갈까?”

아빠는 아들과 같이 걸은 기억이 없었다.

이번 기회에 아들과 함께 아파트 뒷산에 올라갈 생각이었다.


“싫어요!

추운 데 집에 있고 싶어요.”

동수는 꼼지락 거리고 싶지 않았다.


“동수야!

아빠가 오면서 자장면 사줄게!”


“자장면이랑 탕수육 사주면 생각해 볼게요!"


“아빠가 출근도 안 하는 데 탕수육은 다음에 사줄게!”


“그럼!

아빠 혼자 다녀오세요.”

동수는 추운데 산에 오르고 싶지 않았다.


“후회할 텐데!”

아빠는 동수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 같았다.


“은아도 간다고 했는데!”

아빠는 동수를 데리고 가려고 아직 가겠다는 허락을 받지 않은 동생 이름을 들먹이며 동수를 부추겼다.


“아빠!

그럼 은아도 자장면만 사줄 거죠?”


“그건 모르지!”

아빠는 딸이 먹고 싶다고 하면 무엇이든 사주는 성격이었다.


“은아가 간다고 했어요?”

동수가 아빠 눈치를 보며 물었다.


“간다고 했어!”

아빠가 하는 말에 힘이 없었다.


“그럼!

은아에게 자장면이랑 탕수육 먹자고 말해야지.”

동수는 방에서 나와 동생을 찾았다.


“은아야! 은아야!”

동수가 거실을 지나 안방 문을 열며 동생을 불렀다.


“오빠! 왜?”

은아는 방에서 동화책을 읽고 있었다.


“은아야!

아빠랑 산책 갈 거야?”

동수가 동생에게 물었다.


“응!

아빠가 가자고 하면 갈 거야.”

은아는 오빠가 같이 가는 것에 관심 없었다.


“우리 그럼!

산책하고 돌아올 때 아빠에게 자장면이랑 탕수육 사달라고 하자.”

동수가 동생에게 말하자


“오빠!

지금 아빠 회사도 안 나가는데!”

동생은 아빠가 <코로나 19> 때문에 회사도 안 나가고 집에만 있는 게 걱정되었다.


“아빠가 그래도 사줄 거야!”


“좋아!

아빠에게 말해볼게.”

오빠 마음을 알았는지 은아는 흔쾌히 허락했다.






“아빠!

회사는 언제부터 나가요?”

은아는 아빠 손을 잡고 산을 오르며 물었다.


“곧 출근할 거야!”

딸이 묻는 질문에 아빠는 가슴이 아려왔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19> 대유행이 빨리 끝나기만 바랐다.


“아빠!

사람들이 많아요.”

동수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보였다.


“집에만 있으라고 했는데!”

동수는 뉴스에서 외출하지 말고 집에 머물러 있으라는 말을 들었다.


“아빠!

괜찮을까요?”

동수는 마스크를 쓰고 걸으며 걱정되었다.


“아빠랑 조금씩 떨어져서 걷자!”

아빠는 아들과 딸을 앞세우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걷게 했다.


“아빠!

이제 돌아가요?”

동수는 벌써 자장면이 먹고 싶었다.


“그럴까!”

아빠는 딸에게 물었다.


“응!

아빠 돌아가자.”

아빠는 딸이 돌아가자는 말에 방향을 바꿨다.


“이제 자장면 먹으러 가자!”

아빠가 말하자


“와!

좋아요.”

딸은 너무 좋았다.


“나는 곱빼기 먹을게요!”

동수는 맛있는 자장면을 많이 먹고 싶었다.


“아빠!

탕수육도 사줄 거죠?”

딸이 오빠 눈치 보며 아빠에게 물었다.


“탕수육!”

생각지도 않은 탕수육을 말하니까 아빠는 놀랐다.


“네!”

아들과 딸이 대답했다.


“탕수육은 오늘 계획에 없는데!”

아빠는 지갑이 텅 빈 것을 알았다.

하지만

아직 아들과 딸에게 자장면 사줄 능력은 있었다.


“아빠!

다음에 사줄 것 미리 사 주세요.

동수는 망설이는 아빠가 결정하는 데 결정적 한 방을 날린 것 같았다.


“앞으로 사줄 것을 지금 먹자 이거지!

아들은 머리가 참 좋단 말이야.”

아빠는 아들과 딸이 먹고 싶어 하는 탕수육을 사주기로 결정했다.


“네!”

동수는 이제 아빠가 자장면과 탕수육을 사줄 것 같았다.


“좋아!

집에만 있는 것도 힘들 텐데.

자장면과 탕수육 사주지!”

아빠는 아들과 딸에게 말하고 아파트 입구에 있는 자장면 집으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자장면 집주인이 동수네 가족을 반갑게 맞이했다.


“자장면 세 그릇!

그리고

탕수육 하나 주세요.”

동수는 아빠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주문했다.


“오빠!

자장면 곱빼기 먹는다고 했잖아?”

동생이 오빠에게 물었다.


“탕수육 먹으니까 보통 자장면이면 될 것 같아!”

동수는 탕수육을 많이 먹을 생각이었다.


“잘했어!”

아빠는 음식을 남기는 게 싫었다.

먹을 만큼만 주문해서 맛있게 먹고 남기지 않아야 했다.


“탕수육 나왔습니다!”

주인은 탕수육을 식탁 한가운데 놓았다.


“와!

맛있겠다.”

동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탕수육 냄새를 맡았다.


“맛있게 먹자!”

아빠와 아들딸은 젓가락을 들고 탕수육을 먹었다.


“아빠!

엄마에게는 비밀로 할까요?”

동수가 아빠에게 물었다.


“비밀로 해도 엄마는 다 알아!”


“어떻게요?”

동수는 엄마에게 말하지 않아도 탕수육을 먹은 것을 엄마가 안다니 걱정이었다.


“아빠가 이미 계산해서 엄마 핸드폰에 문자가 갔을 거야!”

하고 아빠는 엄마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을 말했다.


“엄마에게 혼나면 어떡해요?”

동수가 물었다.


“엄마가 혼내지 않을 거야!”

아빠는 아들과 딸이랑 맛있게 탕수육을 먹고 싶었다.


“죄송해요!”

동수는 탕수육 사달라고 해서 아빠에게 미안했다.

집에 가서 아빠가 엄마에게 혼날까 봐 걱정도 되었다.






“엄마! 엄마!

자장면 먹고 왔어요.”

은아가 현관문을 열며 엄마를 불렀다.


“엄마는 안 데려가고 셋이서만 먹고 왔단 말이지!”

엄마가 들어오는 아빠와 아들딸을 보고 말했다.


“엄마!

자장면 너무 맛있었어요.”

동수도 엄마에게 다가가 말했다.


“이것들이!

탕수육 이야기는 왜 말하지 않는 거야?”

엄마가 웃으며 물었다.


“엄마!

어떻게 알았어요?”

말하지 않기로 하고 집에 왔는데 엄마가 묻자 딸은 놀랐다.


“하하하!

엄마는 너희들이 뭘 하는지 다 알아!”

엄마가 웃으며 속아주는 듯 말했다.


“다음에는 엄마랑 같이 갈게요!”

동수가 미안한 지 엄마에게 말했다.


“좋아!

다음에 엄마도 꼭 데리고 가주세요!”


“네!”

아들과 딸이 대답했다.


“여보!

미안해!”

아빠는 안방에 들어오더니 엄마에게 말했다.


“미안할 짓을 왜 하고 와서 그럴까!”

엄마는 조금 삐진 듯 말했다.


“당신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말해!

내가 해줄게.”

아빠는 엄마가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요리해줄 생각이었다.


“떡볶이!

아주 매운 떡볶이가 먹고 싶어요.”

엄마가 말하자


“알았어요.”

아빠는 부엌으로 가더니 냉장고에서 떡볶이 떡을 꺼냈다.


“고추장이 어디 있더라!”

콧노래를 부르며 아빠는 요리할 준비를 했다.


“떡볶이 먹을 사람!”

아들과 딸이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아빠는 말했다.


“저요!”

아들이 아빠에게 달려오더니 말했다.


“아빠!

나도 조금 먹을 게요.”

딸도 아빠에게 달려오더니 말했다.


“알았어요!”

아빠는 대파를 꺼내고 냉동고에서 어묵을 찾았다.


“어묵!

어묵이 어디 있지?”

아빠는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어묵이 들어간 매운 떡볶이를 만들 생각이었다.


“여기 있군!”

아빠는 네모난 어묵을 몇 개 꺼내 해동 시켰다.






“여기 맛있는 떡볶이를 팔아요!”

아빠가 요리를 다하고 노래를 불렀다.


“어묵이 들어간 달콤한 떡볶이를 먹고 싶으면 손들어 보세요.”

아빠는 계속 노래를 부르며 떡볶이를 큰 그릇에 담았다.


“저요! 저요!”

딸이 방에서 나오면서 말했다.


“아빠! 저도요!”

아들도 손을 들고 아빠에게 말했다.


“또 없어요!

맵고 맛있는 떡볶이! 어묵이 듬뿍 들어간 달콤한 떡볶이를 먹고 싶은 사람 또 없어요?”

아빠는 엄마를 부르고 있었다.


“맛있게 했어요!”

엄마가 방문을 열고 아빠에게 물었다.


“맛없으면 돈도 받지 않아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떡볶이가 여기 있어요.”

아빠는 노래를 부르며 엄마가 앉을 의자를 내밀었다.


“와! 맛있다.

아빠 장사해도 되겠어요.”

아들은 아빠가 만든 떡볶이가 정말 맛있었다.


“아빠!

정말 맛있어요.

그런데 조금 매워요!”

딸도 아빠가 만든 떡볶이가 맛있었다.


“역시!

떡볶이 만드는 솜씨는 당신이 최고!”

엄마도 아빠가 만들어준 매운 어묵 떡볶이가 맛있었다.


“앞으로 떡볶이는 아빠가 전문으로 요리해 주세요. 배달은 절대로 안 됩니다.”

하고 말한 엄마는 아주 맛있게 떡볶이를 먹었다.


“그래도 가끔 배달은 해 먹어야지!”

아빠가 의자에 앉으며 엄마를 보고 말했다.


“아빠!

아빠가 만든 떡볶이가 제일 맛있어요.”

아들은 정말 아빠가 만들어준 떡볶이가 맛있었다.


“아빠!

나도 배달해 먹은 떡볶이보다 아빠가 만들어준 떡볶이가 더 맛있어요.”

은아도 아빠가 만들어준 떡볶이가 맛있었다.






동수네 집에는

행복 바이러스가 가득한 것 같았다.

동수가 창문에 마스크를 걸어놓고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죽기를 바라며 수다를 떠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제발! 죽어라.

아니 제발! 알아서 죽어다오!”

배가 부른 동수는 창문에 걸린 마스크를 보고 또 수다를 떨었다.


“마스크를 어떻게 버리라고 했지!”

동수는 인터넷을 통해 다 쓴 마스크를 어떻게 버리는지 검색했다.


“종량제 봉투에 넣으면 되는 군!”

동수는 창문에 걸어놓은 마스크를 들고 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버렸다.


“휴!

코로나 바이러스가 빨리 죽어야 학교에 갈 텐데!”

동수는 학교 가고 싶었다.

친구들과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수다도 떨고 싶었다.


“빨리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동수는 책장에서 동화책을 한 권 꺼냈다.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었다.


그날!

그런 세상!

아빠가 말한 새로운 세상이 지금 온 것 같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