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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의 세계
햇살 한 스푼!
달콤시리즈 394
by
동화작가 김동석
Jan 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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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한 스푼!
넓은 들판에
무엇이든 팔아 돈을 버는 들쥐 <또리>가 있었다.
"또리! 또리!
햇살을 파는 또리! 또리!”
들쥐 또리가 노래 부르며 들판에 나타났다.
세상에 모든 것을 동물들에게 파는 들쥐 또리였다.
"햇살!
한 스푼에 오천 원!"
또리는 들판을 이리저리 다니며 외쳤다.
"가만히 있어도 햇살이 날 비추는데 누가 산다고!"
하얀 나비가 하늘을 날며 말했다.
"히히히!
걱정 말라고!
땅속에 사는 두더지에게 팔 거니까!"
하고 말한 또리는 더 크게 외쳤다.
"햇살!
한 스푼에 오천 원!
앞으로 오 분 동안만 햇살을 팔아요!"
또리는 들판을 달리며 외쳤다.
"웃기는 녀석!
햇살을 팔다니."
꿀벌은 들쥐가 부러웠다.
"달콤한 꿀도 안 사 먹는 녀석들이 햇살을 살까!"
꿀벌은 하늘을 날면서 들쥐를 지켜봤다.
"햇살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빨리빨리 와서 햇살을 사세요!"
들쥐는 땅속 깊이 숨은 두더지들이 들을 수 있도록 더 크게 외쳤다.
"뭐야!
얼마 안 남았다니.
빨리 나가서 햇살을 사야겠다!"
수박밭에서 낮잠 자던 두더지가 흙을 밀치며 얼굴을 내밀었다.
"여기!
햇살 두 스푼 주세요."
하고 머리 위에 가득한 흙을 털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햇살이 모두 팔렸습니다."
하고 또리가 말하자
"뭐라고!
벌써 햇살을 다 팔았다고.
이런! 이런!
그럼 또 언제 햇살을 가지고 올 거야?"
하고 두더지가 물었다.
"아마도!
삼일 뒤에나 햇살을 가지고 올 겁니다.
앞으로 삼일은 비가 많이 올 테니 조심하세요!"
하고 또리는 두더지에게 말하고 집을 향해 달렸다.
"나는 햇살을 파는 들쥐 또리!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들쥐 또리!
들판에 가득한 햇살을 팔러 다니는 들쥐 또리!"
하고 노래 부르며 또리는 신나게 달렸다.
"저 녀석!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햇살을 팔까."
꿀벌은 들쥐처럼 장사를 잘하고 싶었다.
"꿀 사세요!
한 스푼은 공짜!
두 스푼은 천 원!
세 스푼은 천오백 원!"
꿀벌이 들판 위를 날며 소리쳤다.
"이봐!
꿀 한 스푼."
아카시아 꿀을 좋아하는 사슴벌레가 꿀벌에게 말했다.
"한 스푼은 공짜!
몇 스푼 더 줄까요?"
하고 꿀벌이 묻자
"난!
꿀 한 스푼만 필요 해.
그러니까 한 스푼만 줘!"
"알았어요!"
하고 말한 꿀벌은 꿀 한 스푼을 사슴벌레에게 주었다.
"고마워!"
하고 인사한 사슴벌레는 꿀을 들고 나무 위로 올라갔다.
"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꿀!
한 스푼은 공짜!
두 스푼 사면 천 원!"
하고 꿀벌이 크게 외쳤다.
"나도!
꿀 한 스푼 줘."
장미꽃 위에 앉아있던 무당벌레가 말하자
"오늘 꿀은 맛있는데!"
"그래도!
난 꿀 한 스푼이면 충분해."
"알았어!"
하고 대답한 꿀벌은 꿀 한 스푼을 떠서 무당벌레에게 주었다.
"바보!
꿀을 공짜로 주니까 모두 꿀을 안 사지!"
장미꽃 넝쿨을 붙잡고 놀던 사마귀가 꿀벌에게 말하자
"내가 바보일까!
난 모두가 달콤한 꿀을 먹고 행복했으면 하는 데."
"이 바보야!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꿀이라면 비싸게 팔아야지."
하고 사마귀가 말하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햇살을 또리는 한 스푼에 오천 원 받고 팔던 데!"
"그러니까!
꿀은 더 비싸게 팔아야지."
"왜!"
"세상에 넘치고 넘치는 게 햇살이야!
꿀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햇살만큼 많지 않으니까 비싸게 팔아도 된다고."
"그래도!
두더지는 또리에게 햇살을 사던데."
"이 바보야!
두더지는 땅속에 사니까 햇살을 사는 거지."
"그렇구나!
나도 그럼 두더지에게만 꿀을 팔아야지."
"두더지는 꿀을 좋아하지 않아!"
"왜!"
"땅속에서만 사니까!
두더지는 꿀을 먹어본 적이 없어.
달콤한 꿀맛을 모르는 동물이야!"
"그럼!
햇살은 먹어봤을까."
"이런! 이런!
아니!
이 바보야.
두더지는 햇살을 먹으려고 사는 게 아냐.
땅속에서
따뜻하게 목욕하려고 사는 거야!"
"그렇구나!
사마귀 넌 정말 똑똑하구나."
"똑똑한 게 아냐!
누구나 다 아는 것들이야."
사마귀는 겸손했다.
꿀벌은 사마귀 말을 듣고 꿀단지를 들고 멀리 날아갔다.
삼일 동안 비가 내렸다
들판에 사는 동물들은 햇살이 그리웠다.
"햇살 한 스푼!
오늘은 천 원!"
들쥐 또리가 비를 맞으며 외쳤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는 언제 그칠지 알 수 없었다.
"또리야!
햇살 두 스푼 줘."
소나무 위에서 다람쥐가 말하자
"알았어!"
하고 대답한 또리는 햇살 두 스푼을 봉지에 담아 다람쥐에게 던져주었다.
"고마워!"
다람쥐는 햇살을 들고 들어가 집안을 환하게 비췄다.
"엄마! 엄마!"
새끼 다람쥐들이 동굴 안까지 들어온 햇살을 보고 좋아했다.
"따뜻하지!"
"응!"
새끼 다람쥐들은 너무 좋았다.
빗물이 들어와 축축하던 동굴 속에 햇살을 비추자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또리야!
햇살 세 스푼 줘."
물웅덩이에서 얼굴을 내밀고 두더지 한 마리가 말했다.
"미안!
햇살이 없어."
"뭐라고!
벌써 다 판 거야?"
"응!
정말 미안해."
또리는 물에 젖은 두더지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
"할 수 없지!
오늘도 물에 젖은 상태로 있어야지."
하고 말한 두더지는 물웅덩이 속으로 사라졌다.
"나도 햇살이 필요해!"
비를 흠뻑 맞은 또리도 햇살에 몸을 녹이고 싶었다.
하지만 모든 햇살을 팔아버린 또리는 덜덜 떨며 집으로 갔다.
"나도 햇살을 팔아야지!"
꿀벌은 달콤한 꿀단지를 숲 속에 사는 곰에게 주었다.
들쥐처럼 장사가 잘 되는 햇살을 팔고 싶었다.
"또리야!
햇살을 어떻게 모아야 팔 수 있어?"
꿀벌은 비를 맞으며 들쥐 또리를 찾아가 물었다.
"햇살을 판다고!
꿀벌이 달콤한 꿀을 팔아야지 햇살을 판다고."
"응!
나도 너처럼 햇살을 팔고 싶어."
꿀벌은 애원하듯 또리에게 말했다.
"어리석은 짓이야!
나는 햇살을 파는 게 아니야.
햇살의 가치를 모두에게 알려주는 것뿐이야!"
하고 또리가 말하자
"어제도 다람쥐에게 햇살 두 스푼이나 팔았잖아!"
"맞아!
봉지에 햇살 두 스푼을 담아 팔았지.
하지만 그 봉지 안에 햇살이 들어있지는 않았어!"
"뭐라고!
그럼 거짓말이야.
아니
사기꾼이잖아!"
"사기꾼!
그럴 수도 있지."
"빈 봉지를 주고 돈을 받다니!
넌 정말 사기꾼이야."
"히히히!
내가 사기꾼이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사기꾼이야."
"왜!"
"난 햇살을 봉지에 담아 팔기는 했지만 돈을 받지는 않았거든!"
또리는 정말 햇살을 한 스푼에 천 원 받고 팔았지만 돈을 받은 적은 없었다.
"정말이야!"
"그럼!
다람쥐에게 가서 물어봐."
"공짜로 주지
왜 한 스푼에 천 원이라고 했어?"
"그거야 내 맘이지!"
하고 말한 또리는 들판을 향해 달렸다.
"햇살 한 스푼!
한 스푼에 천 원이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돈을 안 받다니."
꿀벌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곰곰이 생각했다.
"햇살 한 스푼!
아니!
꿀 한 스푼!"
꿀벌은 또리처럼 꿀단지에 가득한 꿀을 돈도 안 받고 줄 생각이었다.
"여기!
꿀 한 스푼."
파리 한 마리가 꿀벌에게 소리쳤다.
"알았어!
꿀 한 스푼.
덤으로 한 스푼 더!"
하고 말한 꿀벌은 꿀 두 스푼을 담아 파리에게 주었다.
"왜!
그렇게 많이 줘."
"파리들은 서로 나눠먹잖아!"
"고마워!"
하고 말한 파리는 꿀을 들고 멀리 날아갔다.
"나도!
꿀 한 스푼 줘."
들판에서 똥을 굴리던 쇠똥구리가 말하자
"알았어!
꿀 한 스푼.
덤으로 한 스푼 더!
그리고 들판에 똥을 치워주니까 꿀 한 스푼 더!"
꿀벌은 꿀 세 스푼을 담아 쇠똥구리에게 주었다.
"고마워!"
쇠똥구리가 인사를 하자
"아니야!
꽃이 피게 똥거름을 가져다준 게 너잖아.
그래서
나도 이렇게 많은 꿀을 얻을 수 있었어!"
들판에 핀 꽃들은 모두 쇠똥구리가 준 똥거름을 먹고 꽃을 피웠다.
꿀벌이 들고 있는 꿀단지가 조금씩 가벼워졌다.
"맞아!
장사는 이렇게 하는 거야.
꿀이 다 떨어지면 내년에 또 모아서 팔면 되지!"
꿀벌은 돈을 받고 꿀을 팔지 않았다.
"햇살!
햇살 두 스푼 주세요!"
들판을 걷고 있는 또리에게 개미가 말했다.
"오늘은!
가만히 있어도 햇살이 가득하니까 안 팔아.
그러니까
저기 언덕 위에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면 햇살이 찾아올 거야!"
하고 말한 또리는 들판에 꽃이 활짝 핀 곳을 향해 달렸다.
"꽃이 피었어!
오늘부터는 들판에 핀 꽃을 팔아야지."
하고 말한 또리는 들판에 핀 예쁜 꽃을 하나하나 꺾었다.
"꽃을 팔아요!
한 송이에 천 원!
두 송이는 오천 원!"
들판을 달리며 또리가 꽃을 팔고 있었다.
"뭐야!
꽃도 팔다니.
한 송이는 천 원!
그런데
두 송이는 오천 원.
너무 비싸게 파는 거 아냐!"
하얀 나비는 하늘을 날며 또리가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또리야!
꽃 한 송이 줘."
하고 아카시아 나무에 앉아있던 매미가 외쳤다.
"네! 네!
어떤 꽃으로 드릴까요?"
"파란 꽃!"
"네! 네!
파란 꽃으로 한 송이!
또 노란 꽃으로 두 송이!
덤으로 파랑새도 한 마리!
아니! 아니! 파랑새는 없지!
히히히!"
하고 웃으며 또리가 매미에게 꽃을 예쁘게 포장해 주었다.
"고마워!
마지막 꽃잎이 떨어지는 순간까지 잘 지켜볼게."
하고 말하더니 매미는 꽃을 들고 멀리 날아갔다.
"안녕!
꽃을 판다면서."
오랜만에 들판에서 꿀벌은 또리를 만났다.
"응!
꽃을 팔았지.
그것도 아주 예쁜 꽃만!"
"햇살!
이제 안 팔아?"
"아니!
또 팔아야지."
"언제?"
"비 오는 날!
비를 맞으며 햇살을 팔아야 기분이 좋아."
"그렇구나!
비 오는 날.
나도 햇살을 팔아봐야지!"
꿀벌은 또리가 하는 대로 하나하나 따라 하고 싶었다.
"또리야!
다음엔 뭘 팔 거야?"
하고 꿀벌이 묻자
"히히히!
들으면 화낼 텐데."
"아니!
절대로 화내지 않을 게."
"정말!
화내며 날 때리거나 미워하면 안 돼."
"알았어!
그러니까 뭘 팔 거야?"
"히히히!
난 꿀벌을 팔 거야."
"뭐라고!
이게 죽고 싶어."
"거봐!
날 미워하거나 때리지 않는다고 했으면서."
"알았어!
그런데 왜 꿀벌을 팔고 싶어?"
"히히히!
꿀벌을 사 집에서 키우면 아침마다 먹을 꿀 걱정이 없잖아."
"맞아!
그렇겠다."
"아마도!
사람들이 제일 많이 꿀벌을 사갈 걸."
"왜?"
"사람들은 빵 먹을 때 꿀이 필요하거든!
매일 아침마다 싱싱한 꿀을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어."
"그렇구나!"
꿀벌은 또리가 하는 말이 다 맞는 것 같았다.
"꿀벌 팔아요!
꿀벌 한 마리에 만 원."
들쥐 또리는 꿀벌이 준 꿀단지에 꿀벌을 가득 담아 들고 도시로 나갔다.
"꿀벌!
한 마리에 만 원!
두 마리에 오만 원!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꿀을 아침마다 먹을 수 있어요!"
또리는 정말 대단했다.
꿀단지에 꿀벌을 모두 팔다니 믿을 수 없었다.
"저 녀석이!
다음엔 또 뭘 팔까."
꿀벌은 하늘을 날며 생각했다.
"아마도!
호랑이! 곰! 거북이!
등을 팔지도 모르겠다
."
꿀벌은 들쥐 또리가 생각하는 세상이 신기했다.
"내일은 뭘 팔까!"
무엇이든 다 팔 수 있는 들쥐 또리.
내일은 들판에 나가 무엇을 팔까 고민하다 또리는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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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한 스푼 /출간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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