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0
바다보다 더 무서운 것!
천지는 나와 함께인가!
만물도 나와 함께인가!
나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와
천지와 만물이 나와 함께 하는 줄 알았다.
"만식아!
햇살이 무서워!
아니면
바다가 무서워?"
하고 만식이에게 나는 물었다.
"야!
넌 그게 비교된다고 생각해.
배 타고 가니까 바다가 무섭지!
나는
햇살이나 바다 보다 너가 더 무섭다."
만식이는 내가 더 무섭다 말했다.
나는
바다가 무서웠다.
그런데
바다로 나갈수록 더 무서운 게 있었다.
그는
말없이 나와 만식이를 지켜봤다.
"히히히!
겁도 없이 바다를 나왔겠다.
옷도 안 입고
젊은 청춘이다 이거지!
어디
얼마나 버티는가 볼까!"
햇살은 노래 불렀다.
우리들이 타고 있는 배 가까이 다가왔다.
"만식아!
이대로 미국까지 갈까?"
하고 내가 묻자
"좋지!
난 런던에 가고 싶다."
만식이는 미국보다 런던이 좋았다.
"그럼!
가위 바위 보로 정하자.
이긴 사람이 말한 곳을 먼저 가는 거야!
다음에
진 사람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것으로 하자."
하고 말한 나는 이기고 싶었다.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이 보고 싶었다.
"좋아!
누가 이기든 끝까지 간다."
하고 만식이가 대답했다.
나와 만식이는
가위 바위 보 게임을 했다.
"히히히!
이것들 봐라.
겁도 없이 미국까지 간다고!
웃겨도 너무 웃겨."
햇살은 배꼽 잡고 웃었다.
"좋아!
런던으로 출발."
나는 만식이에게 졌다.
배는 런던을 향해 나아갔다.
"우리!
런던까지 갈 수 있겠지.
바다가 우릴 데려다주겠지?"
하고 만식이가 물었다.
"그럼!
바다가 알아서 데려다 줄 거야.
그런데
걱정이다!"
나는 걱정이 생겼다.
"뭐가!
또 뭐가 걱정이야?"
"영어를 못하잖아!"
나와 만식이는 영어를 못했다.
아니
공부도 못했다.
"야!
하이만 할 줄 알면 되잖아.
하이! 하이! 하이!
대답만 하면 런던에 갈 수 있을 거야."
만식이는 재미있게 말했다.
"야!
지금부터 영어로 말하는 게임 하자.
어때?"
내가 또 게임을 제시했다.
"좋아!
무조건 영어로만 대답해야 해.
한국말을 사용하면 바다에 뛰어내리기 어때?"
만식이는 겁도 없다.
지는 사람은 바다에 뛰어내리는 게임이 되었다.
"좋아!
나는 바다가 무섭지 않아.
상어는 좀 무섭지만!
바다에 무조건 뛰어내린다.
콜!"
만식이와 나는 게임을 했다.
"내가 먼저 한다!"
하고 말하자
"야!
영어로 말해야지.
넌!
바다로 뛰어내려야겠다."
하고 만식이가 말했다.
"야!
이건 시작을 알리는 말이었어!
그러니까
다시 시작한다."
하고 나는 우겼다.
"좋아!
다시 시작해.
영어로 해야 한다.
한국말이면 바로 바다로 입수한다!"
하고 만식이가 말했다.
"하이! 만식!"
내가 영어로 말했다.
"하이!
아임 만식 오케이!"
하고 만식이가 대답했다.
"히히히!
아임 미투! 미투!
아임 동석 오케이!"
나는 배꼽 잡고 웃으며 말했다.
"야!
영어로 웃어야지.
넌 한국말로 웃었으니까 바다에 들어 가!"
하고 만식이가 말했다.
"야!
영어로 어떻게 웃어.
웃는 건 어느 나라나 똑같아!
히히히!
너야말로
바다로 들어 가."
나도 이번에는 지지 않았다.
분명히
나는 영어로 대답했다.
"좋아!
너도 처음에 틀렸으니까 같이 바다에 입수!
어때?"
만식이는 혼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히히히!
난 틀리지 않았어.
영어로 분명히 말했어.
웃는 것도 영국 사람처럼 웃었어!
그러니까
빨리 바다에 입수해."
나는 강하게 우겼다.
만식이는 할 수 없이 바다에 뛰어들었다.
나도 그 뒤를 따라 바다에 뛰어들었다.
두 소년은
육지로부터 멀어질수록 좋았다.
곧 런던에 도착할 것 같았다.
"히히히!
녀석들이 지쳐 가는 군.
이제
서서히 맛을 보여줘야지!"
햇살은 더 가깝게 다가갔다.
두 소년은
갑판 위에 누워 하늘을 봤다.
"만식아!
너무 뜨겁다.
바다보다 더 무서운 게 태양인 거 같아!"
하고 말하자
"맞아!
바다가 무서운 줄 알았어.
그런데
바다에 나오니까 태양이 무섭다.
장작불에 내 몸이 타는 것 같아!"
만식이도 느끼고 있었다.
뜨거운 태양이
두 소년을 장작불에 바비큐를 만들고 있었다.
"수건을 찾아야지!
배낭에 넣어둔 수건을 써야겠다."
나는 배 모퉁이에 실은 배낭을 찾았다.
"야!
수건 몇 장 가져왔어?"
만식이가 물었다.
"내 몸 감쌀 건 가져왔지!
아마도 세 장 가져왔을 걸."
하고 대답했다.
"나는 안 가져왔어!
그러니까
가위 바위 보 게임해서 수건 가져가기 하자.
어때?"
하고 만식이가 물었다.
"아니!
그 게임은 절대로 안 해."
나는 두말없이 사양했다.
"치사!
넌 친구도 아냐."
하고 만식이가 화내며 말했다.
"나!
원래 치사한 놈이야.
그리고
너랑 친구 안 해도 좋아!
히히히!"
하고 대답했다.
"뭐!
친구 안 한다고 했지."
하고 말한 만식이가 수건을 낚아챘다.
"야!
이건 반칙이야.
내 것이라고!"
나는 수건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했다.
"히히히!
그래 더 열심히 싸워라.
너희들은 곧
바비큐가 될 거야!"
뜨거운 태양은 웃었다.
나는 수건 하나를 만식이에게 줬다.
만식이는 수건 하나에 온 몸을 숨겼다.
나는 수건 두장으로 몸을 가렸다.
나는 알았다.
바다보다 더 무서운 걸 알았다.
바람도 파도도 무섭지 않았다.
영어 공부 안 해도 되었다.
바다로 나가면 나갈수록
런던에 도착하기 전에 죽는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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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플롯이 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