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도망간 마음!
유혹에 빠진 동화 040
도망간 마음!
엄마는
변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엄마는 마음을 놓아버렸다.
마음의 기능은 생각하는 것이다.
엄마가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삶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소녀는
엄마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는 날
소녀는 감나무 밑 평상에 누워 달빛을 보는 엄마 곁에 누웠다.
"엄마!
달빛이 참 예쁘죠?"
하고 소녀가 말하자
"조금!
예쁘긴 하다.
그런데
너보다 조금 덜 예쁘다!"
엄마는
달빛보다 소녀(딸)가 예뻤다.
“엄마!
놓아버린 마음이 도망갔어요.”
하고 소녀가 마음을 열었다.
"뭐라고!
마음이 어디로 도망갔을까?
세상에!
마음도 발이 달렸구나.”
하고 엄마는 소녀를 꼭 안으며 말했다.
“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발을 가진 녀석이에요.
마음을 내려놓고 좀 쉬고 싶었는데 도망갔어요.
엄마!
돌아다니다 다시 오겠죠?"
소녀는 텅 빈 가슴을 보여주듯 물었다.
"오고 말고!
마음이란 하루에도 수십 번 왔다갔다 하는 녀석이야.
그러니까
찾지 말고 기다려 봐.”
엄마는 소녀가 힘들어하는 이유를 안다.
엄마와 소녀는
도망간 마음이나 변해버린 마음을 탓하지 않았다.
그것도
의심하지 않고 자연의 이치라고 생각했다.
엄마와 딸은
성숙한 인간의 모습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도망간 마음을 가끔 기억할 뿐이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딸은 엄마를 볼 때마다
큰 뜻을 품고 따르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던 엄마 마음도 흔들릴 때가 있었다.
"엄마!
마음이 방황할 때는 그냥 두는 게 좋죠?"
하고 소녀가 물었다.
"그럼!
마음이 방황할 때는 아무도 붙잡을 수 없단다.
방황이 끝나야 마음이 제자리를 찾는 법이야.
그러니까
마음이 방황할 때는 묶어둘 생각 마!
그냥 지켜봐."
엄마는 알았다.
마음이 독한 생명력을 가진 걸 알았다.
나와 마음은
어떤 관계를 맺는가가 중요하다.
내 마음이 진정으로 내 마음이어야 한다.
그런데
마음이 방황하고 도망친 이후는 내 마음이 아니었다.
붙잡을 수 없는 마음이었다.
또
묶어둘 수 없는 마음이었다.
"엄마!
사람이 살아가는 데 대화가 중요한 것 같아요.
엄마와 대화를 한 후에
엄마를 조금씩 통찰할 수 있어 좋아요!"
하고 소녀가 말하자
"대화는 중요하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몰라.
하지만
남을 통찰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현대사회에서 통찰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알아서 살아야 해!
어쩌면 가장 어려운 게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일 거야."
엄마는 소녀의 삶이 힘든 시기를 지나는 중이란 걸 알았다.
달빛이 환하게 웃었다.
엄마와 딸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다.
별빛도 반짝이며 감나무 밑으로 기어 들어왔다.
나뭇가지에 앉아 잠자려던 새들도 귀를 쫑긋 세웠다.
장독대 항아리 뒤에 숨어 있던 생쥐들도 고개를 내밀고 엄마와 딸을 지켜봤다.
대나무 숲도 꿈틀거리며 가지를 길게 뻗어 엄마와 소녀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소녀는
그날만 생각하면 숨 쉴 수 없었다.
"엄마!
그때는
숨을 쉴 수가 없었어요.
이러다 죽는구나 생각헀어요!
가슴이 터질 것 같고 힘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 순간!
엄마를 생각하지 않았다면 저는 죽었을 거예요!"
소녀는 그날을 생각하며 엄마에게 고백했다.
친구들에게 왕따 당한 그 순간을 떠올리면 살고 싶지 않았다.
평화로움과 가벼운 일상!
엄마가 항상 소중히 여기는 것들이다.
엄마는 평화로움의 틀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생각하고 행동했다.
또 가벼운 일상이 소소한 행복을 준다고 엄마는 믿었다.
엄마의 평화로움과 가벼운 일상이 무너진 이유는 소녀의 왕따 사건이 일어난 후였다.
소녀는
엄마를 꼭 안았다.
“엄마!
마음이 도망가서 좋아요.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다시 돌아올 것을 믿어요.
어둠을 밝히는 태양처럼
도망간 마음은 더 밝은 태양이 되어 돌아올 거예요!”
태양은 빛을 통해 어둠과 말을 걸고 대화를 했다.
소녀는 도망간 마음을 기다리기로 했다.
옛날 같으면 찾아 나섰을 텐데 그냥 두고 싶었다.
마음의 상처는
스스로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방황의 끝자락까지 가야 돌아올 마음이란 걸 알았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던 마음!
그 마음은 지금 어디쯤 지나고 있을까?
마음의 부드러움!
다시 되찾을 수만 있다면 좋겠다.”
소녀는 자신의 마음을 잃어버린 걸 후회했다.
엄마의 마음을 얻기 위해
소녀는 자신의 마음부터 부드럽게 만들어야 했다.
“엄마도 사람이지!”
하고 말하던 순간이 기억났다.
아빠를 기억하는 연민보다 더 강한 무엇인가가 엄마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
소녀는
자신의 잘못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엄마가 걱정되었다.
엄마의 어두운 마음을 열기 위해 소녀는 태양처럼 조건 없이 말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좀처럼 엄마의 닫힌 마음을 열 수 없었다.
소녀는 달라졌다.
삶의 의욕부터 바꿨다.
밝은 태양이 되기로 했다.
엄마의 어둠을 밝혀주는 햇살이고 싶었다.
달빛이고 별빛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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