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소년의 첫 번째 기도!

유혹에 빠진 동화 012

by 동화작가 김동석

소년의 첫 번째 기도!






달님은 알았다.

아니

별님도 알았다.

바람도 들었고 숲과 나무도 들었다.

장독대 항아리 뒤에 숨었던 생쥐 한 마리도 들었다.

소년의 기도는 며칠 동안 이어졌다.

기도 내용은 한결같았다.


"달님! 별님!

황소 한 마리 사주세요."

소년은 달콤한 기도 유혹에 빠졌다.

기도만 하면 황소가 뚝 떨어질 것 같은 기도였다.

그 기도 유혹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산골짜기 소년은

달님과 별님이 신인 줄 알았다.

기도만 하면 소원을 들어주는 줄 알았다.

하지만

기도는 들어주지 않았다.


"맞아!

기도만 한다고 소원을 들어줄까?

그건 아니지!

내가 몰라도 너무 몰라."

소년은 기도를 멈췄다.

신을 의심했다.

신을 잘 못 선택한 것 같았다.

간절한 기도를 하지 않은 자신을 탓했다.

며칠

소년은 기도 하지 않았다.

기도만 한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이봐!

기도만 하면 소원을 들어줄까?

기도만 하면

무엇이든 내가 바라는 게 이뤄질까?

기도!

간절히 기도만 하면 다 이뤄지냐고?"

소년은 자신에게 묻고 있었다.


"아니!

기도만 하면 안 돼."

하고 대답한 소년은 달라졌다.

기도하지 않고 세상을 관찰했다.


소년은

이웃집이 부러운 게 있었다.

산골짜기 송 씨와 김 씨 두 집이 사는 데 이웃집이야 뻔했다.

김 씨 집안은 송 씨 집안보다 다 좋았다.

부모 생김새!

팔(8) 남매 키우기!(이웃은 5남매)

남매간의 우애!

봄에 고사리 꺾기!

여름에 미꾸라지 잡기!

가을에 밤 줍기!

겨울에 산토끼 잡기!

모든 분야에서 김 씨 집안은 송 씨 집안을 능가했다.

숫자도 숫자지만

김 씨 집안 둘째 아들의 독특한 사고가 모든 것을 앞서게 했다.


그런데

소년은 이웃집만 가면 화가 났다.

부러워도 너무 부러운 게 있었다.

그것은 뭘까?

김 씨 집안에는 없다.

그것은 바로

송 씨 아저씨가 황소 한 마리 사온 뒤였다.

황소!

일천구백칠십이(1972) 년 봄!

그 소년은 열두(12) 살 봄날의 순간을 기억했다.

그 소년은

송 씨 아저씨가 황소 한 마리 사 오는 걸 감나무 밑에서 지켜봤다.

앞마당을 지날 때는 달려가 더 가까이서 황소를 봤다.

산골짜기에 돼지, 닭, 오리, 토끼, 고양이만 있었다.

물론

숲과 들판에 사는 동물도 있었다.

그런데

황소가 나타났다.


"히히히!

이제 이곳도 동물원을 열어야겠다."

하고 생각한 소년의 생각은 며칠 후 빗나갔다.

황소 가격에 놀랐다!

또 황소가 일하는 양에 놀랐다!

소년은 황소를 사야겠다 생각했다.

송 씨 집안에 있는 것은 다 있어야 했다.

소년의 가슴에서

더 많아야 한다는 유혹이 꿈틀거렸다.

누구보다 더 많아야 했다.

또 누구네 집에 있는 건

반드시 우리 집에 있어야 했다.

특히

송 씨 집안보다 무엇이든 더 많아야 했다.


어느 날

아침이었다.


"내일!

우리 논도 갈아 줘."

하고 아버지가 송 씨 아저씨에게 말했다.

"알았습니다!"
하고 송 씨 아저씨가 대답했다.

그 뒤

송 씨 아저씨가 황소를 몰고 이곳저곳 다니는 걸 봤다.


"아버지!

송 씨 아저씨가 황소를 몰고 와 밭을 갈아주니까 농사짓기 쉽죠?"

하고 소년이 물었다.

"쉽지!

돈 주니까 쉽지.

이제

농사도 돈 없으면 힘들겠다!"

하고 아버지가 말했다.

"아버지!

송 씨 아저씨가 밭 갈아주면 돈 주는 거예요?"

하고 소년이 묻자

"그렇지!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하고 아버지가 말했다.

공짜!

그때 나는 황소가 일해주면 공짜인 줄 알았다.


"뭐야!

황소에게 돈 주면 어디다 쓸까?"

그날 밤

일기장은 엉망이 되었다.


"히히히!

황소가 돈 들고 시장에 간다.

시장에 가서 뭘 살까?"

소년은 아버지가 황소에게 돈 주는 줄 알았다.


"히히히!

돈 들고 가는 황소를 만나야겠다.

그리고

돈을 달라고 해야지.

안 주면 빼앗지 뭐!"

소년은 너무 쉽게 생각했다.

그날 저녁

소년은 송 씨 집 외양간을 기웃거렸다.

황소는 앉아 여물을 되새김질하는 것 같았다.

"황소야!

돈 얼마나 있어?"

하고 물었다.

황소는 대답 없이 여물만 되새김질했다.


"아니!

돈 많이 벌잖아.

그 돈 어디 있어?"

소년은 작은 눈을 크게 뜨고 큰 황소 눈을 보며 말했다.

"야!

더 크게 뜨지 마!"
소년은 황소 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와!

이런 게 책에서 본 블랙홀이구나."

소년은 자꾸만 눈을 깜박거렸다.

돈의 흔적을 찾지 못한 소년은 집으로 향했다.


소년은

아침밥 먹으며 가슴에 품고 있던 말을 하고 말았다.


"아버지!

우리도 황소 한 마리 사요?"

하고 말했다.


"황소!

너희들 먹일 보리쌀 살 돈도 없는데.

어떻게 황소를 사!"
하고 말하는 아버지 목소리가 높았다.


"아버지!

황소 살 돈 없어요?"

하고 소년의 질문이 이어졌다.


"잔소리 말고 밥이나 먹어!"

엄마 목소리는 아버지보다 더 컸다.

소년은 부모에게 잔소리하는 존재였다.

질문하고 싶어도 가슴에 품고 며칠을 끙끙 앓기도 했다.


"아버지!

제가 황소 한 마리 사드릴게요."

하고 소년은 말하고 말았다.

이 말은 절대로 하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

소년은 하지 말아야 할 말도 구분 못했다.


"오빠!

돈 있어?"

바로 밑 여동생이 물었다.

"형은 돈 많아!

미꾸라지 팔고 밤 팔아서 돈 많아.

그런데 어디에 숨겼는지 몰라!"

바로 밑

셋째 남동생이 내 비밀을 말했다.


소년은

미꾸라지를 잡아 저수지에 낚시를 놨다.

그리고

새벽마다 장어, 잉어, 자라 등을 잡았다.

학교 갈 때

자라를 봉지에 담아 민물 가게에 갖다 주면 천(1,000) 원 주었다.

자라 값을 제대로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돈이 얼마나 많았으면 감나무 밑에 땅 파고 숨겼을까!

그때 소년은 돈이 많았다.

친구들은 고무신 신고 다니는 데 소년은 하얀 운동화 샀다.

그것도 소년이 번 돈이었다.


"엄마!

천(1,000) 원만 주세요.

공책하고 연필 사야 해요!"

하고 바로 밑 여동생이 말하자

"저기!

돈 많은 오빠한테 가서 달라고 해.

엄마는 돈 없어!"

하고 엄마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빠!

천(1,000) 원 만 줘?"

바로 밑 여동생이 마루를 내려오며 외쳤다.

"없어!

내가 돈이 어디 있어.

송 씨 아저씨 황소에게 달라고 해!

요즘

그 황소 돈 버는 소리가 우리 집까지 들리니까."

소년은 숨겨둔 돈 꺼내고 싶지 않았다.

"형!

나도 천(1,000) 원 만 줘."

바로 밑 셋째 동생도 누나를 따라 돈을 달라 했다.

"알았어!

감나무 밑으로 따라와."

소년은 할 수 없이 감나무 밑에 숨겨둔 돈 보따리를 꺼냈다.

동생들에게 천(1,000) 원씩 주고 나머지 돈을 주머니에 넣었다.


"히히히!

오늘은 눈깔사탕 한 봉지 사야지."

소년은 독특한 사고를 가졌다.

그런 독특한 생각 할 수 있게 해주는 신 같은 존재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눈깔사탕을 먹는 것이었다.

눈깔사탕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 소년이었다.


역시

눈깔사탕은 달콤했다.

소년은

이웃집 황소를 보고 깨달았다.


"너처럼

열심히 일해야 돈을 버는구나!

기도만 하면

돈 벌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황소야!

눈이 큰 황소야.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눈을 가졌구나!

부럽다."
소년은 달라졌다.

기도하지 않았다.

황소를 사려면 일해야 한다.


"아버지!

그때

마음 아프게 해서 죄송해요."

소년은 그 뒤로

기도란 낱말을 잊고 살았다.











그 소년의 결과물!

숨겨놓은 돈 비밀을 말한 동생은 파리 보자르 졸업 미국서 화가 활동

그 소년의 딸은 파리 소르본 졸업 파리서 전시기획자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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