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몰입이 주는 행복!
유혹에 빠진 동화 014
몰입이 주는 행복!
갈매기!
두 마리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하늘을 난다.
얼마나 좋을까!
또 얼마나 자유롭고 행복할까!”
담벼락 위 사람들은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늘을 비행하는 갈매기만 바라보고 있다.
가끔
바람이 모자를 훔치려고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히히히!
더 강한 바람이어야겠다.”
미세한 바람은
갈매기 보는 재미에 푹 빠진 사람들의 모자를 탐내고 있었다.
아니!
모자만 탐내는 게 아니었다.
그들의
희망도 꿈도 탐내고 있었다.
"그렇지!
더 몰입하는 거야."
바람은 천천히 움직였다.
모자 훔칠 생각에 기분 좋았다.
“조심해!
모자가 떨어지면 주워올 수 없으니까.”
누군가 말했다.
담벼락 넘어 바다는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갈매기 쇼가 끝나면 일어날까!
누구도
꼼짝하지 않았다.
“이제 가야지!
쇼는 다 끝났어.”
한 사람이 일어서며 말했다.
하지만
누구도 일어설 마음이 없다.
그들은
세상을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했다.
그런데
왜 자꾸만 가자고 재촉하는지 못마땅했다.
“쉿!”
하고 바람이 대신 대답했다.
서 있던 사람은 앉을까 고민하다 그냥 서서 바라보기에 동참했다.
“참!
뭐가 재미있다고.”
볼 것도 없는 것 같은 데
서 있는 사람만 다 본 것 같았다.
아니
처음부터 관심없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경이로운 세상을 보고 있었다.
두 마리 갈매기 비행을 보는 것일까?
아니면
담벼락 넘어 또 다른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일까?
작가는 보지 않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 경계 넘어 세상이 궁금했다.
자유!
그리고 몰입!
멈추고 바라보자 참으로 아름다웠다.
날자!
날기 위한 간절한 기도였을까!
아니면
삶이고 사랑이었을까!
담벼락에 붙어있던 벽돌이 꿈틀거렸다.
가운데 소녀의 발이 담벼락을 툭 칠 때마다 꿈틀거림은 심했다.
“뚝! 뚜두둑!”
담벼락에 붙어 있던 타일 몇 개가 우수수 떨어졌다.
찰나의 순간 일어난 일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들은 몰입하는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어떤 유혹도
그들을 뒤돌아보게 하지 못했다.
누가 리더일까!
카메라 초점을 맞추던 작가는 생각했다.
여덟 명 중에 누가 무리를 이끄는 리더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뒤를 보세요!”
하고 작가가 외쳤다.
갈매기와 여덟 명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다.
“무엇일까?
도대체
저들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작가는 뒤돌아보지 않자 더 궁금했다.
작가는
뒷모습을 찍었다.
사실
사람들의 앞모습을 찍고 싶었다.
그런데
그건 불가능했다.
"그래!
이거야.
앞 보다 뒤가 훨씬 멋지다!"
작가는 찍은 사진에 만족했다.
“나도
옆에 가 앉아볼까!”
가방 들고 성큼성큼 다가갔다.
하지만
담벼락을 오르기에는 너무 높았다.
“어디로 올라간 거야!”
담벼락 끝자락이 보이지 않았다.
모두에게 물을 수도 없었다.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였다.
몰입하는 저들을 설득할 용기가 필요했다.
“실례합니다!
어떻게 올라갔어요?”
누군가를 지목하지 않고 물었다.
작가는 분명 갈매기 쇼를 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을 보고 있을지 몰랐다.
작가의 목소리가 컸을까!
가운데 앉은 사람의 모자가 날아갈 뻔했다.
“앗!”
하는 소리와 함께 한 손으로 모자를 잡으면서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여보세요!
서 있는 분!
어떻게 올라갔어요?”
작가는 지목하며 물었다.
하지만
대답은커녕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럴수록!
작가는 더 궁금했다.
“도대체
담벼락 넘어에서 일어나는 일이 무엇일까?”
누군가
부르고 싶었지만 그들의 자유를 빼앗고 싶지 않았다.
작가는 담벼락을 따라 걸었다.
멈추어 서서 하늘을 나는 갈매기를 잠시 보고 또 걸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다니!”
유난히 카메라 가방이 무거웠다.
보이지 않는 경계 너머가 이렇게 궁금한 적은 없었다.
"저들을
유혹하는 게 뭘까?
저들을
몰입하게 만든 것이 뭘까?"
담벼락을 따라 걸으며 작가는 생각했다.
하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자신보다 큰 담벼락을 탓할 뿐!
끝이 보이지 않는 담벼락!
작가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동안
보이는 세상이 궁금했다.
보이지 않는 세상이 궁금한 적 없었다.
다행인 것은
그 담벼락 넘어 무엇인가를 끝까지 보지 않은 품격이었다.
나는 집에 와서야 알았다.
그들의 몰입을 더 이상 방해하지 않아 좋았다.
그날 이후
작가는 보이지 않는 세상을 찾아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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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