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울면 안 돼!

유혹에 빠진 동화 063

by 동화작가 김동석

울면 안 돼!





산 아래 카페 마을!

새벽을 알리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꼬끼오!'

대장동 카페 마을 수탉의 울음은 우렁찼다.

만물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일어나!

아침을 맞이할 준비 해야지.

세수 하고 눈을 크게 떠!

꿈틀거리는 녀석부터 찾아야 배를 채울 수 있어."

하고 말한 수탉은 암탉들을 깨웠다.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암탉들은 눈을 비비며 하나 둘 일어났다.

'꼬끼오!

꼭 꼬끼오!'

수탉은 잠자리에서 질척이는 만물을 향해 또 울었다.

암탉들은 날개를 펴고 기지개를 켰다.

"잘 잤다!

산 아래 카페 마을 사는 건 축복이야.

새벽 공기는 더 좋아!"

부리가 반짝 빛나는 암탉이 말하자

"맞아!

이곳은 에덴동산보다 더 멋진 곳이 될 거야.

히히히!

우리들의 천국!

아니

닭들의 천국이 될 거야."

암탉들은 좁은 닭장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며 아침을 기다렸다.


새벽은

아침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꼬끼오!

꼭 꼬끼오!'

새벽을 알리는 수탉의 마지막 울음이었다.

"더 크게 울어야지!

그게 뭐야.

어제 보다 소리가 낮아!

이제 늙은 거야?"

대장 수탉에게 불만이 많은 암탉이 말하자

"모르는 소리!

나도 살기 위해 목소리 낮춘 거야."

하고 수탉이 말했다.

"어제

개미 한 마리가 늦잠 잤다며 따졌어.

만물이 다 들을 수 있어야지!

나처럼 듣지 못하면 늦잠 자고 혼나잖아."

대장 수탉에게 불만 가득한 암탉은 잔소리가 길어졌다.

"아니면!

암탉에게 자리를 넘겨줘."

하고 대장 수탉에게 불만이 많은 암탉이 말하자

"그만해!

새벽부터 한 대 맞겠다."

옆에 앉은 암탉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수탉은 먼 산을 쳐다봤다.

암탉들은

산 아래 에덴동산이 좋았다.

아니

천국 같은 곳에 사는 게 행복했다.


류 작가는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일꾼들이 오기 전에 아침을 먹고 준비할 게 많았다.

대장동 천칠백(1,700) 평 대지에 카페 공사를 하고 있었다.

"사장님 계세요!"

밥을 먹는 데 누군가 찾아왔다.

"누구세요?"

하고 물으며 류 작가 남편이 현관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저기 빌라에 사는 사람입니다."

하고 젊은이가 말하자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오셨어요?"

하고 류 작가 남편이 물었다.

"사장님!

밤늦게까지 일하고 오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닭 울음소리에 잠잘 수 없어요.

어떤

조치를 취해주세요."

하고 말하며 얼굴을 붉혔다.

"새벽을 알리는 닭!

그러셨군요.

죄송합니다."

하고 류 작가 남편은 말했다.

닭 울음소리에 잠 못 드는 사람은 돌아갔다.


"아니!

닭 우는 소리에 잠 못 자는 게 우리 잘못인가?

그럼!

개구리울음소리는 어떡할 거야.

매미 우는 소리도 따지러 오겠다!

산 아래 사는 게 잘못이지."

류 작가는 따지고 싶었지만 참았다.

남편에게 퍼부었다.

"그만해!"

남편은 할 말이 없었다.

닭 우는 것까지 싫어하는 사람이 생겼다.

"어떡할까?

도시나 아파트에서 키우는 것도 아닌데 어떡할까?

사람들이 싫다고 하는데 어떡할까?

나도

이번 여름에는 매미 소리가 시끄럽다고 경찰서에 신고할까?"

류 작가 남편은 생각이 많았다.

산 아래 사니까

어릴 적 생각해 닭 몇 마리 키워 좋았다.

암탉이 알을 낳아 계란 요리해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닭 우는 소리가 시끄럽단다.

이웃 주민은 닭 우는 소리가 시끄럽단다.

어떡해야 할까?

카페 공사를 하며 졸졸 따라다니는 닭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다.

"어떡할까?"

남편이 아내에게 물었다.

"뭘 어떡해요?

닭들이 무슨 죄가 있어요.

새벽을 알려야 할 일에 충실한 닭이 무슨 죄가 있어요.

닭들에게

인간들 마음을 좀 통찰해 달라고 부탁이라도 할까요?"

류 작가는 남편에게 더 큰 소리로 말했다.


그 뒤로

많은 사람들이 새벽 닭 울음소리에 잠 못 든다며 따졌다.


며칠 후

산 아래 카페 마을 새벽은 조용했다.

수탉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산 아래 동물들은 자연스럽게 새벽을 맞이했다.

하지만

새벽마다 울던 수탉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무슨 일일까?"

산 아래 사는 동물들은 걱정했다.

수탉의 울음소리를 기다렸다.

다음 날도 기다렸다.

그다음 날도 기다렸다.

하지만 수탉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봤지!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러니까

우리끼리 싸우면 안 돼!"

부리가 유난히 반짝거리는 암탉이 말했다.

하지만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암탉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암탉은 울지 않았다.

다른 암탉들이 낳은 알까지 다 품었다.

"수탉을 낳아야지!

새벽을 알리는 울음소리가 듣고 싶어.

삼(3) 주만 품으면 태어날 거야!

두고 봐!"

암탉은 알을 품었다.

"뭐 하는 거야?

암탉이 알을 품다니.

너도

엄마가 되고 싶구나! "

암탉이 알 품는 걸 본 부부는 웃었다.

류 작가 남편은 유정란을 한 줄 사 왔다.

열두(12) 개 유정란을 사 와 품고 있는 알과 바꿔주었다.

"정말!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까?"

류 작가도 신기한 듯 물었다.


"세상에!

병아리가 태어났다."

류 작가는 삐악 하는 소리에 놀랐다.

아침밥 준비도 안 하고 암탉 앞에 앉아 보고 또 봤다.

"몇 마리야?

다 보여 줘야지."

하고 남편이 말했지만 암탉은 품은 병아리를 쉽게 보여주지 않았다.

"세상에!

많기도 해라.

아홉 마리예요!"

암탉은 유정란 열두(12) 개 중에 아홉(9) 개를 부화시켰다.

"잘했다!

아주 잘했다.

이제

잘 키워야지!"
류 작가는 병아리 보는 데 너무 행복했다.

하루 종일 삐약거리며 이곳저곳을 다니는 병아리를 보면 행복이 굴러 들어왔다.

"행복이란!

이런 맛이군.

병아리가 내게 행복을 선물하다니.

아니!

암탉이 내게 큰 선물을 하다니.

암탉아!

정말 미안하다."

류 작가 부부는 암탉을 볼 때마다 미안했다.

수탉을 잃은 슬픔이 부부의 가슴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무엇이든 잘 먹어야 해!

개미도 먹고 열매도 먹고 다 먹어야 해.

꽃도 꽃잎도 먹어!

주인 아주머니 볼 때는 먹지 마.

아주머니가 꽃을 아주 좋아하니까!"

암탉은 병아리를 이끌고 넓은 정원을 휘졌고 다녔다.

식빵을 한 조각 던져주면 부리로 쪼아 병아리들이 먹을 수 있게 했다.

"신기한 녀석!

암탉이 저런 행동을 하는구나.

세상에!

먹는 걸 잘게 쪼개 주다니."

암탉은 엄마였다.

암탉은 나의 엄마였다.


대장동

산 아래 카페 마을 수탉은 어디로 갔을까?

새벽을 알리지 않아도 세상을 잘 돌아갔다.

암탉은

고양이에게 병아리 한 마리를 잃었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여덟(8) 마리 수탉 병아리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대장동 #닭 #수탉 #암탉 #류영신 화가 #닭 우는 소리 #유니끄갤러리 #동화

대장동 카페 마을(류영신 화가 카페 공사 현장 2022.05.24) 동화 주인공 암탉



카페 피아나-고기리.jpg 고기리 카페/피아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