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암탉이 울어도 소용없었다!

유혹에 빠진 동화 064

by 동화작가 김동석

암탉이 울어도 소용없었다!





대장동 암탉은

아홉 마리 병아리를 씩씩하게 잘 키웠다.


두 달 전

마을 사람들은 새벽에 수탉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며 카페 주인을 찾아왔다.

그 뒤로 수탉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엄마!

여기는 천국이야.

정원이 넓어서 좋아요!"

하고 병아리 한 마리가 암탉을 졸졸 따라가며 말했다.


"좋지!

넓은 정원이 있어 좋지.

그런데

곧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거야.

그 뒤로 우리 영역이 좁아질 거야.

그러니까

실컷 넓은 정원을 두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아 둬!"

하고 암탉은 병아리를 이끌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말했다.


대장동 암탉은

수탉이 사라진 뒤에도 병아리를 키워야 해서 울지 않았다.


병아리들은 씩씩하게 자랐다.

암탉이 잘 보살펴 주고 먹이도 많이 구해 주었다.

땅을 파면 지렁이가 나왔다.

큰 나무 주변에 개미들이 많아서 하나 둘 잡아먹기도 했다.


"엄마!

나비도 잡아먹고 싶어요."

하고 병아리 한 마리가 꽃밭에 앉은 나비를 보고 말했다.


"나비는

잡아먹지 마!

꽃을 피워야 아름다운 정원이 될 테니까.

꿀벌과 나비는

배고파도 잡아먹지 마!"

하고 암탉이 병아리에게 말했다.


"알았어요!"

병아리들은 암탉 말을 잘 들었다.

암탉이 하지 말하면 절대로 안 했다.


대장동 숲을 누비는 들개들은 어느 집에 무엇이 있는지 알았다.

<피아나> 카페에 암탉과 병아리 아홉 마리가 살고 있는 정보를 얻었다.


"이봐!

오늘 잡으러 갈 거지?"

들개 한 마리가 들개 대장에게 물었다.


"오늘은 잡아먹어야지!

배가 너무 고파 참을 수 없어!"

들개 대장은 오늘 밤에 <피아나> 카페를 찾아갈 생각이었다.


대장동

카페 거리가 어둠으로 채색되고 있었다.


"엄마!

오늘도 너무 즐거웠어요."

병아리 한 마리가 엄마 품으로 기어들며 말했어요.


"다행이구나!

그래도 넓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아서 행복하지.

넓은 정원이 있어 너무 좋지?"

하고 암탉이 병아리에게 물었다.


"네!

너무 좋아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도 모르는 병아리들은 행복했다.


밤이 깊어지자

카페 직원과 대표는 퇴근했다.

암탉도 항상 잠자던 곳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바스락! 바스락!'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암탉은 귀를 쫑긋 세우고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다.


'바스락! 바스락!'

어둠 속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처음 듣는 발자국 소리였다.

고양이 발자국 소리가 아니었다.


"뭘까!

이 늦은 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

카페 직원과 대표는 퇴근했는데 늦은 시간에 누가 왔을까?"

암탉은 밖에서 나는 소리가 궁금했다.


"히히히!

여기 있다."

들개 대장이 암탉이 숨은 곳을 찾았다.


'꼬꼬꼬! 꼬꼬꼬!'

암탉이 울부짖었다.


'삐약! 삐약! 삐약!'

암탉 품에 숨은 병아리들이 울부짖었다.


"히히히!

널 잡아먹어야겠어.

우린

일주일이나 굶었다고!"

들개 대장이 암탉을 보고 말했다.


"안 돼!

아직 어린 병아리야.

다른 집에 가 먹을 것을 찾아!

동물끼리 야비한 짓을 하면 안 돼.

꺼져!

썩 꺼져."

암탉은 소리쳤다.

하지만

배고픈 들개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꼬꼬꼬고! 꼬꼬 꼬꼬꼬고!

얘들아!

뒷문을 열고 멀리 도망쳐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어!"

암탉은 병아리들에게 말하고 뒷문으로 물러났다.


'삐약! 삐약! 삐약!'

병아리들은 암탉 품에서 나가지 않으려고 했다.

어둠 속에서 불빛이 반짝이는 걸 봤다.


"엄마!

무서워요."

병아리들은 엄마 품안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온 힘을 다해 버텼다.


"히히히!

한꺼번에 다 잡아먹자.

넌!

오늘 바비큐를 해 먹을 거야."

들개 대장이 암탉을 향해 한 발 내밀며 말했다.


"안 돼!

절대로 안 돼!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병아리는 죽일 수 없어."

암탉은 울부짖으며 한 발 내민 들개 대장의 발목을 쪼았다.


'꼬꼬꼬고! 꼬꼬 고고!"

암탉은 물러서지 않았다.


"으악!

내 발목을 쪼아.

넌!

죽었어."

들개 대장은 조금씩 암탉을 향해 들어갔다.


"빨리!

뒷문으로 도망쳐!

빨리!

지금 나가지 않으면 다 죽는단 말이야."

암탉은 외쳤다.


"엄마!

엄마를 두고 갈 수 없어요."

병아리들이 울부짖으며 말했다.


"빨리!

도망쳐야 해.

빨리!

밖으로 나가서 달려."

암탉은 울부짖으며 병아리들을 뒷문으로 내쫓았다.


병아리들이 모두 뒷문으로 나가자 문을 닫았다.

암탉은 들개 대장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두려웠다.

하지만

병아리를 살리기 위해선 물러설 수 없었다.


"엄마!

엄마!

문 열어요.

밖이 어두워 무서워요."

뒷문으로 나간 병아리들이 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히히히!

널 잡아먹고 새끼들도 다 잡아먹을 거야."

들개 대장은 암탉을 향해 더 가까이 다가갔다.


"내가 가만있을 줄 알아!

그렇게는 못해!

너 죽고 나 죽자!"

암탉은 들개 대장 머리를 부리로 쪼았다.

닥치는 대로 암탉은 부리로 쪼았다.


'꼬꼬꼬고! 꼬꼬꼬고!'

카페에는 암탉을 구해줄 사람이 없었다.

모두 퇴근한 대장동 카페에는 들개들의 천국이었다.


병아리들은 뒷문에서 들었다.

암탉은 죽는 순간까지도 병아리들에게 도망치라고 외쳤다.


"들었지!

멀리 도망치라고 하잖아.

빨리!

들개들이 오기 전에 도망쳐야 해."

용감한 병아리가 말했다.

뒷문 앞에서 엄마를 부르짖던 병아리들이 어둠 속을 달렸다.


"엄마!

형! 누나!

삐약! 삐약! 삐약!"

어둠 속이 시끄러웠다.


"이게 무슨 소리야!

뒤쪽에서 병아리 소리가 나잖아.

히히히!

가서 잡아먹어야지."

들개 몇 마리가 뒷문으로 달렸다.


'삐약! 삐이악!'


'삐아악! 삐이이악!'


어둠 속에서 병아리들의 아우성이 들렸다.


"대장!

병아리도 잡아먹었어.

그런데!

두 마리는 보이지 않아!"

들개들은 아홉 마리 병아리를 다 잡아먹지 못해 아쉬워했다.


"샅샅이 찾아봐!

꽃밭이나 풀 숲 어딘가에 숨었을 거야."

들개 대장은 암탉을 배불리 먹고 숲을 향해 달렸다.


"크억! 크억!

암탉이 너무 맛있다.

병아리는 좀 더 크면 잡아먹을 걸!"

들개 대장은 어린 병아리를 잡아먹는 게 아쉬웠다.


"저런!

못 된 녀석들!

어린 병아리도 잡아먹다니."

달과 별은 어둠 속에서 지켜봤다.

암탉을 공격하는 들개들을 막을 수 없었다.


새벽이 오고 있었다.

들개들은 모두 숲으로 돌아갔다.

대장동 카페 거리가 조용했다.


"세상에!

이게 뭐야.

암탉 털이잖아!

세상에!

세상에 어떡하냐."

카페 주인은 온몸이 떨렸다.

가슴이 철렁했다.


"여보!

닭을 찾아봐요."

하고 카페 주인은 남편에게 외쳤다.


"왜!

무슨 일 있어?"

차를 주차하고 카페로 오던 남편이 물었다.


"암탉 털이 빠졌어요.

여기저기 피 흘린 자국이 있어요."

하고 아내가 말하자


"이런!

들개들이 왔었군."

남편은 이곳저곳을 운전하며 다니며 숲에 숨은 들개들을 봤었다.


"구구 구구! 구구 구구!"

카페 주인은 병아리를 불렀다.

하지만

부르면 달려오던 병아리들이 오지 않았다.


"구구 구구! 구구 구구!

아가!

엄마 왔다."

하고 카페 주인이 병아리를 다시 불렀다.


'삐약! 삐약!'

큰 단풍나무 아래서 병아리 한 마리가 소리쳤다.


'삐약! 삐약!'

매화나무 아래 꽃밭에서 병아리 한 마리가 소리쳤다.


"세상에!

세상에 너희들만 살았구나."

카페 주인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누가!

너희들을 이렇게 만들었어?"

카페 주인은 병아리 두 마리를 안고 울었다.


마을 사람들이 새벽에 우는 수탉을 싫어할 때도 울지 않았었다.

수탉을 잡아 공장으로 데리고 갈 때도 울지 않았다.

수탉이 없으면 넓은 카페 공간에서 잘 클 줄 알았던 암탉과 병아리였다.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세상에

인간만 나쁜 줄 알았어.

너희들 목숨을 들개들이 노리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수탉이 죽던 날도 울지 않았던 카페 주인이었다.

병아리 두 마리를 가슴에 안고 카페 주인은 한 참 울었다.


"너희들이라도 잘 커야 할 텐데!

아마!

너희들이 살아있다는 걸 알면 또 올 텐데 어떡하지!"

카페 주인은 남은 병아리라도 잘 키우고 싶었다.


"하우스 안으로 집을 옮겨 줄게!

그곳에서 좀 더 클 때까지 잘 지내거라."

카페 주인은 창고로 쓰는 하우스 안에 병아리를 옮겼다.


"잘 먹어!

죽은 엄마 생각하지 말고 잘 먹어야 해.

친구들 생각하지 말고 잘 먹어야 살 수 있어."

카페 주인은 병아리에게 사료를 주며 말했다.


"너희들이라도

엄마 몫까지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너희들은 죽으면 안 돼!

절대로 죽으면 안 돼!

너희들까지 죽으면 내가 못 살 것 같아.

내 마음이 너무 아파!

그러니까

잘 먹고 씩씩하게 자라야 해."
카페 주인은 사료 쪼아먹는 두 병아리를 오래도록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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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간 카페에서 암탉과 병아리가 들개들에게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동화의 플롯이 됨!

암탉의 죽음은 내게 슬픈 동화가 되었다.


죽은 암탉과 병아리

살아남은 병아리 두 마리가 사는 하우스!



카페 주인(류영신 화가)은 슬픔을 이겨내고 열심히 꽃을 심고 카페 정원을 다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