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잡초야 어쩌란 말이냐!-1

유혹에 빠진 동화 076

by 동화작가 김동석

잡초야 어쩌란 말이냐!-1





지난밤

태풍이 휘몰아쳤다.

창문이 들썩들썩

유리창이 깨지고 빗물이 들어왔다.


"아

자연이란 이런 것이야!

한 순간도 알 수 없는 자연의 약속된 흐름!"

나는 자연 앞에 머리 숙였다.


나는

마당으로 나갔다.

지난밤

태풍이 몰고 온 것들을 지켜봤다.


"몹쓸 인간!"

태풍이 가져다준 건 인간이 버린 쓰레기였다.


"아!

몹쓸 인간!"

가슴이 답답했다.

결국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보란 듯 마당을 차지하고 있었다.


"마스크, 패드병, 과자봉지, 스티로폼, 비닐봉지, 아이스크림 봉지

이건 뭐야?

아니

마당에 잡초라니!

휘몰아친 태풍에 쑥쑥 자랐구나?"

어제까지도 보이지 않던 잡초였다.

어머님과 형님이

매일 마당 잔디밭 잡초를 뽑는 모습이 생각났다.


"네!

저는 춤추며 태풍을 맞이했어요.

보세요?

제가 춤추는 걸 보세요.

자연을 친구 삼아 살면 쉽게 죽지 않아요."

하고 말한 잡초가 방긋 웃으며 춤췄다.


"이런! 이런!

내가 몹쓸 인간이었구나.

난!

너를 뽑으려고 했어.

그런데

내 앞에서 춤추면 어떡해?"

나는 잡초 앞에 앉아 물었다.


"룰루랄라!

햇살이 좋아.

바람도 좋아.

태풍이 휘몰아쳐도 난 죽지 않아!

사람들이

날 뽑아 죽이겠지!

하지만

죽기 전까지 춤추며 살 거야!"

잡초는

웃으며 춤췄다.


"잡초야

춤추는 잡초야!

걱정마라.

너에게 만이라도 몹쓸 인간이 되고 싶지 않다.

울지 마라!

얼굴은 웃고 있지만 가슴으로 울고 있는 것 안다.

그래!

신명 나게 춤춰라.

누가 보지 않아도 춤추는 잡초야!

내가

너를 보고 몹쓸 인간이었다는 걸 반성한다."

나는 잡초가 부러웠다.

몹쓸 인간의 손에 춤추다 죽어도 좋다는 말에 가슴이 떨렸다.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춤추고 싶어요.

강한 바람이 불면 휘청거리며 추고

약한 바람이 불면 흐느적거리듯 춤추고 싶어요!"

잡초는 두렵지 않았다.

그 몹쓸 인간이 뽑는다 해도 울지 않았다.

잡초 인생이

그런 것이라 받아들였다.


"잡초야!

내 글은 춤추지 않아.

잡초처럼

내 글도 흰 백지 위에서 춤추며 놀면 좋겠다."

하고 잡초를 보고 말했다.


"히히히

마음을 비우세요.

죽고 사는 건 신의 뜻이라 생각하세요!

글이 춤추고 놀게 그냥 두세요.

언젠가!

그 언젠가를 위해 글을 쓰세요.

그러면

흰 백지 위에서 글이 춤추는 날이 올 거예요."

잡초는 나보다 한 수 위였다.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말했다.

아니

세상을 다 본 것처럼 잡초가 말했다.


"고맙다!

잡초야 고맙다."

나는

눈물이 났다.

뽑을 수 없는 잡초가 되고 싶었다!


약한 바람이 불자

잡초는 더 멋지게 춤췄다.

바람이 휘몰아쳤다.

잡초는 강한 리듬을 타며 허리를 휘청이며 춤췄다.


나는

잡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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