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영이네 돼지 하모!-6

달콤시리즈 386-06 랄라의 위기

by 동화작가 김동석

06. 랄라의 위기



룰루는

랄라와 하모를 데리고 달렸다.

몇 시간 달려

밤나무골 감자 밭에 도착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하모도 배가 고팠다.

룰루가 천천히 감자 밭으로 들어갔다.

랄라와 하모가 감자밭 끝자락에서 기다렸다.


'꿀 꾸울!'

안전한 곳인지 살펴본 룰루가 소리쳤다.

안전한 곳이라는 뜻이었다.

랄라와 하모가 감자 밭으로 들어갔다.

땅을 파헤치며 감자를 찾아 먹었다.


“맛있다!

생감자가 맛있다.”

하모는 밭에서 캐먹는 생감자가 맛있었다.


“여기

감자가 제일 맛있어!

다른 곳도 감자가 있는 데 이곳 밤나무골 감자가 제일 맛있어.”

랄라가 하모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 감자밭에서 나갈 때는 조심해야 해!

곳곳에 덫이 쳐 있어 위험해.

잘못하면 덫에 걸려 죽을 수 있어.

그러니까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밭에서 나갈 때는 더 중요해!”

하고 룰루가 말했다.


하모는 덫이 뭔지 몰랐다.

룰루가 덫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그동안 덫에 걸려 죽은 친구들 이야기도 했다.


“덫이 뭔지 모르면 숲에서 살 수 없어!

그러니까

너는 다시 준영이네 집으로 가는 게 좋겠다.”

하고 랄라가 하모에게 말했다.


“넌

사람들이랑 살았으니 모를 거야.

숲에는 이곳저곳에 덫이 설치되어 있어!

그 덫에 걸리면 빠져나올 수 없어.

자유를 찾아 나온 돼지가 덫에 걸리면 사람들이 비웃을 거야!”

하고 룰루가 말했다.


하모는

배가 터지도록 감자를 캐먹었다.


“이제 가자!”

룰루가 랄라와 하모를 쳐다보며 밭에서 나가자고 했다.


“꿀꿀! 알았어.”

배가 부른 룰루와 랄라는 콧노래 부르며 밭고랑을 지나 숲 속으로 올라갔다.

하모도 기분이 좋았다.

싱싱한 먹이를 찾아 먹고 배부르자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숲으로 돌아가서 잠이나 자자!”

랄라가 룰루를 쳐다보며 말했다.


하모도 밭고랑을 따라 달렸다.

룰루는 편한 길을 두고도 항상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며 다녔다.

다니던 길이나 편한 길은 사람들이 덫을 놓기 때문이었다.


“이쪽으로 따라와!”

하고 룰루가 앞장서 가며 말했다.


“여기는 안전한 데 뭘!

나는 이쪽으로 올라갈게.”

랄라가 말하고 숲으로 달렸다.


“알았어!”

하모는 대답하고 룰루가 가는 숲 쪽으로 올라섰다.


랄라는

룰루를 따라가지 않았다.

가끔

룰루를 앞장서 편하게 올라갈 수 있는 숲길을 선택했다.

룰루는 뒤를 한 번 쳐다 보고 하모가 따라오자 천천히 걸었다.


“꿀꼬~울!

꿀 꼬~울!”

랄라가 걷는 방향에서 소리가 났다.

룰루는 랄라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이미 랄라의 목에 덫에 걸려 있었다.


“꿀꿀! 꿀꼬~울!”

온 힘을 다해 덫에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덫은 목을 더 강하게 죄여 왔다.


“꿀꿀! 꿀꼬~울!”

룰루도 옆에서 소리쳤다.

덫이 묶인 나무에 머리를 들이받으며 랄라를 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큰 소나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꿀꿀! 꿀꼬~울!”

랄라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덫은 목을 아프게 조여왔다.

랄라의 목 주변에서 피가 흘렀다.

악을 쓰며 울부짖는 랄라의 입가에도 피가 철철 흘렀다.


하모도

룰루 곁에서 도와주었지만 랄라를 살릴 수 없었다.


“랄라!”

룰루는 눈물 흘리며 랄라를 쳐다봤다.


“살려줘 룰루!

빨리! 구해달라고!”

랄라는 애원했다.

피를 토하며 간절히 애원했다.

하지만

룰루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룰루는

그동안 많은 친구를 잃었다.

누구도 덫에 걸리면 살릴 수 없었다.

사람들이 길목에 설치한 덫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알았다.


“꿀 꾸울!

룰루! 살려줘.”

랄라는 피를 토하며 죽어갔다.

덫은 랄라의 목줄기를 파고 들었다.


“랄라!”

룰루는 눈물 흘리며 랄라를 불렀다.

숲속의 동물들이 모두 지켜봤다.

랄라의 죽음을 조용히 모두 지켜봤다.


멧돼지는

동이 트기 전에 숲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잡혀 죽게 된다.


“룰루!

살려 줘.”

아주 작은 목소리로 랄라는 룰루에게 애원했다.

하지만

룰루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하모도 랄라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랄라!

미안해.”

룰루가 눈물 흘리며 랄라에게 말했다.

모두 같이 죽을 수는 없었다.

룰루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했다.


“꿀꿀! 쿠우 울!”

랄라는 숨 쉴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 같았다.


“하모!

우린 가야 해.

사람들이 오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해!”

룰루가 하모에게 말했다.


“랄라는 어떡하고?”

하모가 울부짖었다.


“꿀 꾸울!

우리가 살릴 수 없어.

나는 랄라를 살릴 수 없어!

하모!

어서 따라와.”

하고 룰루가 하모에게 말했다.


“랄라!”

만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는데 하모에게 무서운 상황이 일어났다.

하모는 걸을 힘도 없었다.

하모는 자유롭게 사는 게 두려웠다.

랄라가 죽어 가는 모습이 하모는 무서웠다.

돼지우리가 얼마나 안전한 곳인지 이제 알았다.


“하모!

빨리 와.”

하고 룰루가 하모를 불렀다.


하모에게 두려운 공포가 밀려왔다.

룰루를 따라가지 않으면 더 무서운 상황이 벌어질 것 같았다.

하모는

랄라를 한 번 쳐다보고 룰루의 뒤를 따라 숲으로 사라졌다.

룰루는

어제까지만 해도 랄라랑 같이 잠자고 쉬던 바위 밑으로 들어가 푹 쓰러졌다.


랄라의 죽음을

룰루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룰루는 랄라와

새끼들을 같이 기르며 3년이나 함께 살아왔다.

올해도

예쁜 새끼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 생각이었다.


“하모!

세상은 만만치 않아.

자유롭게 사는 것이 좋은 것 같지만 이렇게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그래도 자유롭게 살고 싶어?”

룰루가 눈을 뜨고 하모에게 물었다.


“사람들이

자연을 파괴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밭에 가서 감자를 빼먹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자연을 파괴하니까 우리 먹을 것이 다 사라지고 없어.

우리도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밭으로 내려가는 거야!

하지만

사람들은 우리 목숨을 원해.

그래도

자유롭게 숲에서 살 거야?”

하고 룰루가 또 하모에게 물었다.


하모는

대답하지 않았다.


“물론!

남의 것을 훔쳐 먹는 것은 나쁜 짓이야.

하지만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먹을 것을 찾아 훔쳐 먹었어.

또 사람들이 일군 밭에 들어가 먹을 것을 훔쳐 먹기도 하고 살아!”

룰루는 숲에서 사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하모에게 설명했다.


하모는

룰루가 하는 이야기를 다 들었다.

멧돼지가 얼마나 살아가기 힘든 세상인지 알 수 있었다.


돼지들은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내가 말해도 듣지 않은 랄라가 밉지만 사람들이 더 미워!

당장 달려가 사람들을 죽이고 싶어!

자연을 파괴한 사람들은 잘 살잖아.

숲에 사는 동물들은 위험과 싸워야 하고 먹을 것과 또 싸워야 해!

그런데도

자유롭게 산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부러워하지.”

룰루는 멧돼지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하모에게 투정하듯 말했다.


하모는

준영이 엄마와 아빠가 하는 소리를 들은 적 있다.

멧돼지들이 너무 많이 밭에 내려와서 감자를 캐먹은 멧돼지를 총으로 쏴 죽여야 한다는 말도 들었다.

그 멧돼지가 룰루와 랄라였다.


“하모!

지금이라도 자유가 두려우면 집으로 돌아 가.”

하고 룰루가 말했다.


“아니!

난 자유롭고 싶어.

자유란 책임이 따른다고 했어!

그러니까

죽고 사는 건 내 책임이야.

난!

돌아가지 않을 거야.”

하고 하모가 말했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데도!

우리가 쉬고 있는 순간도 어디선가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이 있어.

그 총에 맞으면 나도 죽을 수 있어!”

하고 룰루가 말했다.


“난!

자유가 좋아.

내일 죽어도 자유롭게 살다 죽을 게!

룰루를 믿고 의지하면 되잖아.”

하고 하모가 룰루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


“날!

믿는 다고?”

룰루는 하모가 기대자 힘이 났다.


“응!

난 사람을 믿고 살고 싶지는 않아.

죽어도!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고 하모가 말하며 룰루를 안았다.


룰루는

한 참 동안 하모를 쳐다보았다.

룰루도 하모에게 몸을 기댔다.

룰루는 하모가 좋았다.


“하모!

나도 널 의지하고 살고 싶어!

죽는 날까지 널 의지하며 살고 싶어.”

룰루와 하모는 서로 부둥켜안았다.


하모는

집을 나온 뒤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생겼다.

랄라를 잃은 슬픔도 중요하지만 하모는 앞으로 살아갈 일도 중요했다.


룰루와 랄라를 만나지 않았다면

하모는 잡혀 돼지우리에 갇히거나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룰루는 하모를 데리고 더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갔다.






이전 05화준영이네 돼지 하모!-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