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시리즈 387-04 말썽꾸러기 망치
04. 말썽꾸러기 망치
겨울이 가고 있었다.
곧 봄이 올 것 같은 향기가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여의도 고양이들도 자기 영역 정리를 하고 있었다.
평화롭게 지내는 고양이와 달리 말썽꾸러기 고양이 망치는 여의도에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거리에서 망치를 만나면 고양이들은 망치의 폭력에 희생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망치는 타 지역에서 오는 고양이를 제일 싫어했다.
끝까지 싸워 쫓아내던지 아니면 죽이던지 둘 중에 하나였다.
그림 나오미 G
망치는
오늘도 여의도 우체국 앞에서 새로 나타난 녀석과 싸움을 하고 있었다.
영등포 시장에서 살던 <갈치>라는 고양이었다.
갈치도 영등포 시장을 자기 영역으로 만든 뒤 더 큰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여의도에 첫 입성한 고양이었다.
우체국 주차장 옥상으로 올라간 고양이 두 마리가 싸우고 있었다.
여의도 말썽꾸러기 망치와 영등포 시장 갈치가 한 바탕 싸우는 중이었다.
“어디서 온 놈이야?”
털을 우뚝 세우고 꼬리는 바짝 내리고 망치가 물었다.
앙칼진 모습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망치는 위협했다.
“난!
영등포시장 갈치야.
이름 못 들어봤어?
이런!
바보 같은 녀석!
나를 모른단 말이야.”
덩치 큰 갈치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망치를 노려봤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왔어!
여긴 말이야.
내 왕국이란 말이야.
사람들도 다 아는 망치 왕국!
그것도 모르고 어디서 감히 까불어.”
하고 말한 망치는 잽싸게 오른손으로 한 대 때렸다.
갈치 얼굴을 정확히 할퀴었다.
"어쭈!
나를 쳤지.
넌 오늘 죽었어!"
갈치는 망치 공격을 피하며 덤볐다.
갈치 왼손이 날아오자 한 발 물러선 망치는 놀랐다.
그동안 망치에게 덤빈 고양이는 별로 없었다.
“어쭈!
내 공격을 피해.
넌 죽었어.
야옹! 야아 옹”
크게 외친 망치가 갈치를 향해 덤볐다.
갈치가 숨 쉴 시간도 주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다.
오른발! 왼 발!
망치는 날카로운 송곳니를 내밀며 갈치를 계속 밀어붙인다.
“야옹! 카! 야아 옹”
갈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카카! 야옹!
감히!
내 구역을 침입해.”
망치는 온 힘을 다해 갈치를 공격했다.
“웃기는 녀석!
누가 구역을 정해주었는데?
싸워서 이기면
다 내 구역이 되는 거야.
이 바보야!”
갈치 공격에 망치가 밀리는 것 같았다.
“뭐라고!
싸워서 이기면 다 내 구역이라.
말 잘했다.
감히 내 왕국을 노리는 자의 최후가 어떤지 맛을 보여주지!”
망치는 더 세게 갈치를 한 대 따렸다.
“야!
세상에 구역 같은 것은 없어.
내가 싸워서 이기면 내 구역이야!”
갈치도 목덜미에서 피가 났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누가 그래?
그런 법은 여의도에 없어.
내가 대장이고 여의도는 내왕 국이야!
어디서 감히 여의도를 넘봐.”
망치는 갈치 목덜미를 물고 늘어졌다.
“지금은
자유가 보장되는 시대라고.
신자유주의!
이런 말도 모르는 녀석이 무슨 대장이야."
갈치도 망치 목덜미를 물고 늘어졌다.
“자유!
세상에 자유는 없어.”
너 같은 거지새끼는 죽여버릴 거야!"
망치는 갈치의 목덜미를 더 강하게 물고 늘어졌다.
“덤벼!
덤벼봐.”
“이 새 끼 가!”
망치는 물러서지 않는 갈치에게 위협을 느꼈다.
처음으로 밀리는 느낌이었다.
우체국 주차장 옥상에서
망치와 갈치 싸움은 볼 만했다.
망치의 공격에 갈치는 옥상 난간으로 밀려났다.
망치의 오른발 차기 한 방이면 땅으로 떨어질 판이다.
5층이나 되는 옥상에서 떨어지면 치명적인 부상을 입거나 죽을 수밖에 없다.
갈치 목덜미에서 피가 줄줄 흘렀다.
망치 목덜미에서도 피가 났다.
잠시 소강상태인 것 같았다.
하지만
망치는 망설이지 않고 갈치를 향해 달려가 뒷발로 얼굴을 한 대 갈겼다.
"야옹! 이야옹!"
갈치는 여의도우체국 5층 옥상에서 떨어졌다.
"감히 내왕 국을 탐내다니!"
망치는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았다.
'쿠웅!'
고양이 갈치 떨어진 소리가 들렸다.
"잔인한 녀석!"
망치는 내려다보지도 않았다.
여의도 고양이들이 망치를 무서워하는 이유였다.
망치는 옥상에서 내려갔다.
망치의 몸도 갈기갈기 찢어졌다.
만만치 않은 녀석을 만나 망치도 귀가 찢어지고 왼쪽 다리를 절룩거렸다.
여의도 고양이들은 망치와 갈치가 싸우는 걸 보지 못했다.
여의도 우체국 난간을 기웃거리던 쥐 몇 마리가 지켜봤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