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시리즈 387- 03 신입사원 아가씨
03. 신입사원 아가씨
맷돌은 국민은행 출입문 앞에 서 있었다.
경비원들이 출근하는 직원에게 인사를 하면 따라 했다.
첫 출근하는 예쁜 신입사원 아가씨를 봤다.
매일 출근하는 사람을 보며 아침을 맞이하는 맷돌은 직원들 얼굴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경비원이 인사하자 맷돌도 따라 인사했다.
"히히히!
신입사원 이죠?
하고 맷돌이 웃으며 묻자
"네!
안녕하세요.
고양이가 말을 하네요."
예쁜 신입사원 아가씨는 깜짝 놀랐다.
"네!
매일 말하는 법을 배우는 고양이입니다."
하고 경비원이 말했다.
"세상에!
고양이가 사람 말을 배우고 있다고요?"
아가씨는 출입문 앞에서 한 참 고양이와 경비원이랑 수다를 떨고 들어갔다.
"안녕!
또 만나자."
예쁜 신입사원 아가씨는 손 흔들며 맷돌에게 인사했다.
"캄사탐니타(감사합니다)!"
맷돌도 인사했다.
“나도!
언젠가는 사람이 될 거야.
열심히 말을 배워야 해!"
맷돌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람과 대화하는 게 좋았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퇴근 시간이 되자 직원들이 하나 둘 퇴근했다.
“안녕하세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오늘은 길이 많이 미끄럽습니다!”
경비원이 퇴근하는 직원에게 인사했다.
"칸 녕 카 세 요(안녕하세요)!
코 심 키 트 으 세 요(조심히 들어가세요).
코틀흔 클이 마키 미크터스니(오늘은 길이 많이 미끄럽습니다)!"
맷돌은 경비원 말을 따라 했다.
하지만 너무 어려웠다.
"네!
수고하세요.”
직원들도 경비원에게 인사하고 퇴근했다.
맷돌은
사람들이 말할 때마다 따라 했다.
그런데
어찌나 말을 빨리 하는지 따라 할 수가 없었다.
“노심히 들어가아 셍(조심히 들어가세요)!
오늘은 …….
젠장!”
맷돌은 경비원 말을 다시 따라 했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 것 같았다.
“아저씨!
좀 천천히 말해요.”
맷돌은 경비원 앞에 앉아 부탁했다.
말할 때마다 똑같이 따라 하는 맷돌은 말을 빨리 하면 알아들을 수 없었다.
맷돌은
욕 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 짜증 났다.
경비원과 고객들의 인사를
몇 년째 들은 맷돌은 사람들이 하는 인사말은 어느 정도 알아들었다.
“아저씨!
천천히 말해요.”
맷돌이 경비원 앞으로 가 따지듯 말했다.
"알았어!"
하고 경비원이 눈웃음 지으며 대답했다.
출근 시간이나 퇴근 시간이 되면 경비원은 정신없이 바빴다.
경비원은 한가해지면 맷돌 간식도 잘 챙겨주었다.
맷돌은
대부분 시간을 경비원에게 사람 말을 배우며 지냈다.
“히히히!
반드시 사람이 되고 말테야!”
맷돌은 경비원이 준 간식을 먹으며 다짐했다.
그림 나오미 G
눈이 많이 내렸다.
맷돌은 MBC방송국 뒤 수정아파트를 향해 눈 맞으며 달렸다.
국민은행 앞 사거리에서
맷돌은 신호등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피해 가로수 뒤에 숨었다.
우산을 쓰고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내리는 눈을 맞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가로수 가지에는 꽤 많은 눈이 쌓였다.
대신증권 앞을 지날 때면
거대한 황소 동상 앞에서 맷돌은 영역 표시를 항상 하고 다녔다.
그런데
오늘은 황소 동상 앞에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어 영역 표시를 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참 이상해!
몸에 나쁘다는 담배는 왜들 피우는지.
나 같으면 담뱃갑으로 피자나 한판 사 먹겠다!
아무튼 사람들은 이상해.
담배만 안 피우면 내 영역을 표시할 수 있는데 …….”
맷돌은 황소 등에 올라 가 그곳에서 쭉 미끄러지면서 영역 표시를 하는 게 취미인데 오늘은 못하게 되었다.
“짜증 나게!
왜 여기서 담배 피우는 거야.
말 못 하는 황소인 줄 아는가 보지!
황소야
뿔로 받아버려!”
맷돌은 황소 눈을 마주 보고 말했다.
“음메!
언젠가 담배 피우는 사람들 엉덩이를 받을 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참아!”
하고 말하는 황소울음소리가 들렸다.
"지금 당장!
엉덩이를 받아야지.
몸에도 좋지 않은 담배를 안 피우지!
너도
담배 중독된 황소가 될 거야."
맷돌은 황소에게 잔소리를 했다.
"알았어!
눈 그치면 사람들 엉덩이를 받아버릴 게."
하고 황소가 웃으며 말했다.
맷돌은 아쉽지만
다음에 영역 표시를 하기로 하고 수정 아파트를 향해 달렸다.
"걸레!
걸레가 사는 수정아파트였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비싼 아파트에 사는 걸레는 씻지 않는 고양이다.
맷돌과 제일 친한 친구이지만 가끔 맷돌은 걸레를 피했다.
걸레만 만나면 맷돌은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걸레는 몸에서 지독한 냄새가 났다.
하수구 썩는 냄새 같았다.
고양이들은 걸레가 나타나면 모두 도망갔다.
하지만
맷돌은 찾아오는 걸레를 항상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