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시리즈 387-14 고양이 위원회
14. 고양이 위원회
맷돌은 걸레와 <은지>의 설득에 조금 흔들렸다.
하지만
망치와의 대결을 좀 더 생각하기로 했다.
고양이 위원회에 찾아가 고양이 원로들을 만나고 망치 일당이 저지른 문제를 보고하고 대책을 세울 계획이었다.
사실
맷돌은 고양이 원로들을 만나는 걸 싫어했다.
정치에 무관심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망치 일당의 행동으로 인해 어린 고양이나 새끼를 둔 고양이 부모들이 위기에 처한 것을 그냥 모른 척하고 넘어갈 수 없었다.
사람 나이로 치면
160 살이나 된 고양이 위원회 의장인 <블랙>은 3년 전부터 의장직을 맡고 있었다.
그는 여의도에 평화를 가져온 고양이었다.
몸은 새까만 털로 가득해 무서웠지만 마음만은 천사 같고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블랙 엄마 <제니>는
4명의 남매를 낳았는데 그중에 제일 약한 블랙 때문에 마음 아팠다.
다른 새끼들에게 밀려 젖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자란 블랙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제니는 어떻게든 젖을 먹이려고 했지만 힘센 새끼들이 밀쳐냈다.
블랙은 성장하며 많은 위험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큰 위기를 극복하고 고양이 위원회 위원장이 되는 모습을 보고 엄마 제니는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블랙은
모든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했다.
또 모든 일은 시간의 순서에 따라 해결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블랙은 서두르지 않고 기다릴 줄 알았다.
맷돌은 위원회로 향했다.
위원회 입구에는 항상 방문하는 고양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경비들이 있다.
맷돌도 다른 고양이들과 마찬가지로 방문 목적과 신원 조회를 마치고 위원회 의장실로 향했다.
그림 나오미 G
“어서 오게나!”
블랙이 반갑게 맷돌을 맞이했다.
“안녕하십니까!
의장님.”
맷돌이 인사하자
“그래!
잘 지냈나?”
“네!
잘 지냈습니다.”
“날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그런데
무슨 일로 위원회에 방문한 건가?”
블랙이 웃으며 물었다.
맷돌도
살며시 웃었다.
“의장님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정치를 싫어해 위원회에 오는 것이 싫을 뿐입니다.”
하고 맷돌이 대답했다.
블랙은 긴 수염을 만지작거렸다.
오랜만에 만난 맷돌이 좋았다.
“앉게!”
맷돌은 소파에 앉아 그윽한 홍차를 대접받았다.
블랙은 홍차를 너무 좋아해 세계 각지에서 맛 좋은 홍차를 사 왔다.
특히
파리와 런던에 가서 사 온 홍차를 주로 마셨다.
맷돌도
파리 홍차를 매일매일 마셨다.
“역시!
홍차 맛(마리아쥬 프레르)이 일품입니다.”
“그래!
건강에 좋지!”
블랙은 (마리아쥬 프레르) 홍차를 제일 좋아했다.
맷돌은 홍차를 마시며 며칠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보고했다.
망치 일당이 푸짐한 생선가게를 넘보고 있다고 보고하자 블랙은 탁자를 치며 일어섰다.
“그런 정신 나간 놈이 있나!
그놈이 뭔 일을 저지를 줄 알았어!
밖에 비서실장 있나?”
하고 블랙은 비서실장을 불렀다.
"네! 의장님."
비서실장이 위원장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당장!
위원회를 소집해.”
하고 블랙이 말하자
“예!
의장님.”
하고 대답한 비서실장이 위원장실을 나갔다.
블랙은 눈을 감았다.
그런 일이 있는데 누구도 블랙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여의도의 평화가 깨질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리고
고양이 위원회 보고 체계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래서는 안 되는 데!”
블랙은 무슨 결심이라도 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