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그날이 제일 행복해!
유혹에 빠진 동화 113
그날이 제일 행복해!
형님은
그날이 빨리 오길 기다렸다.
하지만 7월과 8월은 31일 까지 있어서 그날이 빨리 오지 않았다.
그날을 기다리는 형님에게 하루는 길게 느껴졌다.
형님은 3월을 제일 좋아했다.
짧은 2월이 지나면 그날은 아주 빨리 오기 때문이었다.
"짜증!
무더운 날씨만큼 짜증 난다.
하루를 씹어 먹을 수도 없고 갈아먹을 수도 없어.
내년부터는 2월 같은 짧은 달을 계절마다 하나씩 넣어달라고 정부에 건의해야겠어!"
형님은 투덜거리며 읍내를 향했다.
"만수야!
돈 나왔어?"
하고 카페에서 만난 친구에게 형님이 물었다.
"아니!
내일 나와.
이번 달은 길잖아!"
만수 형님도 역시 그날을 기다렸다.
하지만
7월의 그날은 빨랐지만 8월의 그날은 길었다.
"오늘 커피는 누가 사냐?
너도 돈 없고 나도 돈 없으니 말이다."
"진석아!
영준이 부를까?
그 녀석은 그날이 지났어."
하고 만수 형님이 말하자
"좋아!
내가 전화할 게."
하고 말한 형님이 전화를 걸었다.
"영준아!
영광 카페에서 보자."
하고 형님이 말하자
"야!
나는 갤러리 카페에 있어.
이리 와!"
하고 영준 형님이 말했다.
"알았어!
우리가 그쪽으로 갈게!"
하고 말한 뒤 전화를 끊은 형님과 만수 형님은 갤러리 카페를 향해 걸었다.
시골도 달라졌다.
농사일 하는 시간 빼고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카페에 가서 차를 마셨다.
아메리카노가 뭔지도 모르고 농사짓던 형님들이었다.
"만수야!
연금은 매달 똑같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
물가가 오르면 더 줘야 하는 것 아닐까?"
하고 형님이 물었다.
"야!
우리는 연금 넣지도 않고 돈 받잖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형님과 만수 형님은 연금도 넣지 않았다.
그래도
국가는 최저 생계비라며 연금을 주었다.
"그렇지!
내가 더 달라고 하는 게 미친 거지."
"그럼!
주는 것만으로 감사해야지."
만수 형님은 항상 고맙다는 표현을 잘했다.
형님과 만수 형님 뒤를 졸졸 따라간 나는 갤러리 카페에 도착했다.
"영준아!
아니 희수도 있었구나."
형님이 영준 형님을 보고 인사하자
"안녕하세요!
형님들은 어디서 오십니까?
농사는 누가 짓고 카페를 돌아다니십니까!"
하고 이년 후배인 희수 형님이 물었다.
"야!
농사는 소가 짓거나 기계가 짓지.
이제
사람들은 필요 없어!"
하고 형님이 말했다.
"너는 언제 왔냐?"
영준 형님이 내게 물었다.
"어제!
내려왔습니다."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형님들 옆에 앉아 형님들 노는 모습을 지켜봤다.
"영준아!
그날 돈 받았지?"
하고 형님이 물었다.
"응!
나왔어.
지난 달하고 똑같이 나왔어.
그런데
벌써 다 썼어!"
하고 영준 형님이 대답했다.
"야!
우리 커피 사줄 돈은 있지?"
하고 만수 형님이 물었다.
"없어!
우리도 외상으로 커피 마시는 중이야.
오늘은 내가 사줄게!
뭐
마실 거야?"
하고 영준 형님이 물었다
"아메리카노!
얼음 가득 넣어서 주세요."
형님이 말하자
"나는
따뜻한 아멜카노!"
하고 만수 형님이 말했다.
"동석이 너는 뭐 마실래?"
영준 형님이 내게 물었다.
"저는!
피콜로 라테 한 잔 하렵니다."
하고 나는 대답했다.
"야!
피카소 라테는 없어.
여긴
아메리카노만 있어!"
하고 영준 형님이 말했다.
"뭐라고!
코피 나는 라테?"
하고 형님이 내게 묻자
"아니!
피카는 라테라고 했어."
하고 만수 형님이 말했다.
"하하하!
피콜로 라테라고 했습니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야!
그건 어디서 온 거냐?
미국 아니지!"
하고 희수 형님이 물었다.
"네!
저도 어디서 온 지는 잘 몰라요.
그냥
한 번 마셔봤더니 향이 좋아서 또 마시게 되었어요."
하고 나는 형님들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시골 갤러리 카페에는 피콜로 라테가 없었다.
나는 결국
아메리카노 아이스를 시켜 마셨다.
형님들은 긴 시간 수다를 떨었다.
듣고 있는 것만으로 즐겁고 행복했다.
"야!
청와대에 건의할까?"
하고 형님이 말하자
"뭘!
또 무순 일을 건의하겠다는 거야?"
하고 영준 형님이 물었다.
"야!
31일까지 있는 달은 연금을 하루치 더 줘야 하는 것 아냐?"
하고 형님이 말하자
"넌!
그런 계산은 아주 잘하더라.
그럼
2월 달은 어떡하고?"
하고 만수 형님이 물었다.
"그때는 조용히 있어야지!
28일 만에 받는 연금은 꼭 보너스 받는 기분이야."
하고 형님이 말하자
"맞아!
3월 달이 제일 좋아."
하고 영준 형님이 말했다.
형님들은
국가에서 주는 연금이 작은 게 문제가 아니었다.
31일까지 있는 달이 문제였다.
그날이
하루라도 늦어지면 속상했다.
형님들은
그날이 다가올수록 지갑이 텅텅 비었다.
누가
커피라도 사주지 않으면 읍내에 나갈 수 없었다.
"만수야!
너는 연금 받으면 저축하냐?"
하고 형님이 물었다.
"야!
커피 마실 돈도 없는데 저축을 어떻게 하냐.
커피값이 올랐으니까
연금도 올려 지급하면 좋겠다."
하고 만수 형님이 말했다.
"그렇지!
물가가 오르면 연금도 올라야 하는 것 아냐?
미쳤어.
요즘 물가 오르는 것 보면!"
영준 형님이 물가 타령을 했다.
형님들 수다를 듣는 순간
시킨 아메리카노가 나왔다.
"야!
너는 더운 날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시냐?"
하고 형님이 만수 형님에게 물었다.
"야!
너도 내 나이 되면 알 거야.
왜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지!"
하고 만수 형님이 웃으며 말했다.
형님보다
만수 형님이 두 달 먼저 태어났다.
"하하하!
늙으면 죽어야지.
이 무더운 날씨에 뜨거운 커피라니.
나 같으면
안 마시고 죽지!"
하고 영준 형님이 농담을 했다.
"야!
나도 죽으려고 뜨거운 커피 마시는 거야.
걱정 마!
이 무더위에 심장이 타들어가는 걸 보여줄 테니까."
하고 만수 형님이 웃으며 말했다.
시골 형님들의 일상이었다.
형님들은 카페에 오면 모두 그날이 언제인지 자랑했다.
오늘은 만수 형님!
내일은 영준 형님!
모레는 희수 형님이 커피를 샀다.
그리고
돈 떨어지면 카페에서 외상으로 커피를 줬다.
카페 사장도 인심이 좋았다.
아니
형님들 그날을 모두 알고 있는 듯했다.
"야!
내일은 닭백숙 먹으러 가자."
하고 형님이 말하자
"좋아!
내일이 그날이지?"
하고 영준 형님이 물었다.
"아니!"
"그럼!
돈은 있어?"
하고 만수 형님이 물었다.
"야!
돈 없으면 외상으로 먹으면 되잖아."
하고 희수 형님이 말하자
"야!
닭백숙은 육만 원이나 하잖아."
하고 만수 형님이 말했다.
형님들은
커피값보다 비싼 닭백숙 값을 걱정하고 있었다.
"닭백숙은
제가 사겠습니다."
하고 나는 말했다.
"아니!
동생이 산다고?
그건 안 되지!
형님들 체면이 있지"
하고 만수 형님이 말하자
"맞아!
그건 맞아.
그런데
동생 서울서 돈 많이 벌었다며?"
하고 영준 형님이 물었다.
"네!
형님들 닭백숙 사줄 만큼 많이 벌었습니다."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동생!
혹시 그날이 내일이냐?"
하고 희수 형님이 물었다.
"아니요!
아직 저는 그날을 몇 년 더 기다려야 합니다."
하고 나는 대답했다.
"야!
우리는 하루도 못 기다리는 데.
너는
앞으로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하고 영준 형님이 물었다.
"네!
기다리다 죽겠어요."
나도 형님들처럼 그날이 빨리 왔으면 했다.
그날
국가에서 통장에 돈 넣어주는 그날!
나도
그날이 기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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