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귀를 때린 거야!
할아버지는
모기가 무섭지 않았다.
손녀가
싫어하는 모기를 할아버지는 같이 살아갈 동반자로 생각했다.
"할아버지!
모기 물렸어요?"
하고 손녀가 할아버지 손에 빨갛게 부어오른 것을 보고 물었다.
"그래!
할아버지 피가 달콤해서 모기들이 좋아한단다.
다연이 피는 달콤하지 않아서 모기들이 싫어하는구나!"
하고 할아버지가 말했다.
"할아버지!
피는 달콤하지 않아요.
특히
할아버지 피는 더 달콤하지 않아요"
하고 손녀가 말했다.
"무슨 소리야!
모기는 달콤한 피만 빨아먹는 녀석들이야.
그러니까
모기를 많이 물린 사람 피가 달콤한 거야!
여기 봐봐!
발가락도 물고 손가락이랑 이마도 한 방 물렸잖아!"
하고 말하며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모기 물린 자국을 보여줬다.
"와!
할아버지 모기 많이 물렸어요.
나는 한 군데도 물지 않았어요."
손녀는 기분 좋았다.
"할아버지!
모기가 할아버지를 좋아하네요.
정말!
할아버지 피가 달콤한가 봐요!"
손녀는 모기들이 어린이 피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모기들은 할아버지만 공격했다.
모기들은 작전을 짰다.
할아버지 피보다 손녀 피가 먹고 싶었다.
싱싱한 손녀 피를 먹고 싶었다.
하지만
모기장 속에서 잠자는 손녀 피를 먹을 수 없었다.
"이봐!
모기장에 누가 들어갈 거야?"
모기 대장이 물었다.
어린이 피가 가장 달콤하다는 걸 아는 모기였다.
"제가 들어가겠습니다!
저는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나이 많은 모기 한 마리가 손 들고 말했다.
어린 소녀의 피를 먹기 위해서는 누군가 희생이 필요했다.
"좋아!
오늘 저녁에 모기장에 들어가 구멍 내는 걸 부탁해."
모기 대장은 나이 많은 모기에게 부탁했다.
"알겠습니다!
제가 모기장을 구멍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이 많은 모기는 모기장에 구멍 내는 건 자신 있었다.
모기들은
천장에 앉아 잠을 청했다.
오늘 저녁에 어린이 피를 먹을 수 있다는 행복한 꿈을 꾸며 잠을 청했다.
손녀는 꿈을 꾸었다.
모기 대장이 할아버지 귀를 물고 피를 빨아먹는 게 보였다.
"모기야!
넌 죽었어."
하고 말한 손녀는 할아버지 귀를 향해 손바닥으로 내려쳤다.
'밍밍밍! 밍밍밍!'
모기는 죽지 않고 비틀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으악!
누가 내 귀를 때린 거야?"
할아버지가 잠결에 소리쳤다.
"할아버지!
제가 귀를 때렸어요."
"왜!
잠자는 할아버지 귀를 왜 때렸어?"
하고 할아버지가 물었다.
"할아버지 귀에 대장 모기가 앉아 피를 빨아먹었어요.
그래서
제가 손바닥으로 한 대 때렸어요."
하고 손녀가 대답했다.
"그럼!
모기만 때려야지.
할아버지 귀까지 때리면 어떡해!"
할아버지는 잠결에 짜증을 냈다.
"할아버지!
죄송해요.
다음부터는 모기만 때리도록 노력할게요."
하고 손녀는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귀가 아팠다.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린 손녀를 나무랄 수 없었다.
"설마!
고막이 터진 건 아니겠지."
할아버지는 귀를 만지며 말했다.
손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코를 골며 잤다.
방 안을 밝게 비추던 보름달이 웃었다.
"호호호!
손녀에게 뺨 맞은 할아버지.
고막이 터진 줄 알았더니 안 터져 다행이다!"
보름달이 웃으며 말했다.
대장 모기는 비틀거렸다.
하늘을 날 수 없었다
한쪽 날개가 부러진 것 같았다.
"이런!
날개가 부러지다니.
난!
모기 대장이란 말이야."
하고 말한 대장 모기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대장!
모기장에 구멍을 냈어.
이제
어떡하지?"
하고 모기가 물었다.
"모두
모기장 안으로 들어가서 숨어.
손녀가 들어오면
달콤한 피를 쭉쭉 빨아먹고 나와.
알았지?"
하고 대장 모기가 명령하자
"알았어요!
오늘은 달콤한 피를 많이 먹고 나올 게요."
모기들은 구멍 난 곳을 기어 들어갔다.
모기장 안에는 몇 마리 모기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손녀가 잠자러 들어오기만 기다렸다.
"이놈들이!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갔지."
할아버지는 모기장에 들어간 모기를 발견했다.
"너희들은 죽어야겠다!
어린 손녀가 모기에 물리게 놔둘 수 없어.
미안하다."
하고 말한 할아버지는 모기장 안에 숨은 모기들을 모두 찾아 죽였다.
하지만
모기 대장은 죽지 않았다.
아니
모기장 안에 대장 모기는 없었다.
"할아버지!
안녕히 주무세요."
손녀가 할아버지에게 인사하고 모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잘 자거라!
모기에 물리지 말고."
하고 할아버지가 말하자
"할아버지!
모기장 안에는 모기가 없어요.
걱정 마세요!"
하고 말한 손녀는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없지!
모기장 안에 모기는 없지.
달콤한 피를 먹기 위해 할아버지 이불 위에 앉아 있지!"
할아버지는 노래 부르듯 말하며 눈 감았다.
달빛이
창문을 통해 방안까지 환하게 비췄다.
날개 꺾인 대장 모기가
할아버지 손가락을 물고 피를 빨아먹고 있었다.
"그냥 죽을 순 없어!
복수를 하고 죽을 거야.
난!
절대로 죽지 않아."
대장 모기는 곧 죽을 것 같았지만 죽지 않았다.
"대장!
모기장에 들어간 모기가 다 죽었어."
하고 어린 모기가 날아와 말하자
"뭐라고!
모기장 안에 있는 모기들이 다 죽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어린 손녀는 잠자고 있었잖아."
하고 모기 대장이 말했다.
"할아버지가!
그 할아버지가 모기장에 들어간 모기를 모두 죽였어."
하고 어린 모기가 말하자
"뭐라고!
이 영감이 모기를 죽였다고.
그게 사실이야?"
하고 대장 모기가 물었다.
"네!
조금 전에 할아버지가 모기장 안을 들여다보고 모기들을 모두 잡아 죽였어요.
그 할아버지가 모기를 죽인 범인이예요."
하고 어린 모기가 대답했다.
"이 영감이!
모기를 다 죽였단 말이지.
모기장에 들어간 젊은 모기를 다 죽였단 말이지."
대장 모기는 화났다.
하지만
날개가 꺾인 탓에 날 수 없었다.
"내가
날 수만 있다면 가만두지 않을 텐데!
내가 날 수만 있다면."
모기 대장은 속상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모기 대장은 온몸에 힘을 모았다.
할아버지 손가락을 더 세게 물었다.
몸에 남은 독을 모두 모았다.
할아버지 손가락을 향해 내뿜었다.
"으악!
또 나를 공격하는 거야."
할아버지는 잠결에 모기가 손가락 무는 걸 느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모기가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가만두었다.
어린 손녀가 모기에 물리지 않았으면 했다.
모기들도
어린 손녀의 달콤한 피를 먹지 못하고 맛없는 할아버지 피를 먹어야 했다.
손녀는
모기장에서 행복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모기들은
모기장 밖을 빙빙 돌며 안으로 들어갈 구멍을 찾았지만 허탕이었다.
새벽이 오자
배고픈 모기들은 할아버지 발가락을 공격했다.
배를 채운 모기들은
하나 둘 숨을 곳을 찾아 날아갔다.
"달콤한 피!
어린 소녀의 달콤한 피가 먹고 싶어.
하지만
모기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그럼!
할아버지 피라도 먹고 살아야지.
언젠가는
어린 소녀의 피를 먹을 기회가 올 거야!
그때까지
살아가야 해!
아니
살아있어야 해!"
모기들은 천장에 자리 잡고 노래 불렀다.
날개가 꺾인 대장 모기는
할아버지 엉덩이 밑으로 들어가 숨었다.
"나는 모기 대장!
죽어도 내 사체를 찾지 못하게 해야지.
절대로
개미나 거미 밥은 되지 않을 거야!
할아버지!
엉덩이라도 꽉 붙잡고 있어야지."
모기 대장은 할아버지 엉덩이 옷깃을 붙잡았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뿡하고 방귀를 뀌었다.
"으악!
으아악!"
대장 모기는 할아버지 방귀 냄새에 기절하고 말았다.
"아이고!
시원하다."
할아버지는 기지개를 켰다.
소리치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모기 대장은
할아버지 엉덩이에 깔려 그만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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